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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청용의 첼시전 맹활약이 기대되는 이유

 

'블루 드래곤' 이청용(21, 볼튼)이 오는 주말 프리미어리그 1위팀인 첼시를 상대로 시즌 3호골 및 맹활약을 벼르고 있습니다.

이청용의 볼튼은 다음달 1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첼시와의 홈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29일 칼링컵 16강 첼시와의 원정 경기에서 0-4로 대패했던 볼튼으로서는 이번 리턴매치가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3승2무4패로 리그 12위를 기록중인 볼튼이 강등권 위협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강호 첼시를 꼭 이겨야 합니다.

게리 맥슨 감독은 29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주말 첼시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선포했습니다. 대량 실점 패배를 복수하기 위해서는 이번이 절호의 기회이며 최정예 스쿼드로 맞설 태세입니다. 첼시와의 칼링컵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청용을 비롯해 케빈 데이비스, 타미르 코헨, 유시 야스켈라이넨의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우선, 지난 첼시 원정에서는 수비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볼튼은 이날 5-4-1 포메이션을 구사하여 수비에 치중을 두는 경기를 펼쳤지만 전반 15분 살로몬 칼루를 시작으로 말루다-데쿠-드록바에게 연달아 골을 허용해 0-4로 대패했습니다. 수비에 많은 숫자를 두고도 실전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 겁니다. 여기에 볼튼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정확한 롱패스 공격 전개도 0-4 대패의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미드필더를 생략하고 원톱인 이반 클라스니치의 머리를 노리는 '뻥축구'는 첼시에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볼튼은 이번 주말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다른 내용의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비를 두껍게 세우면서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하는 패스 플레이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여러 형태의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이청용에게 시선이 모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볼튼이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에 이르러 단조로운 롱패스 비중을 줄이고 짧고 정확한 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이청용 효과'가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청용 효과'는 볼튼 전력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공수 전환에 따른 급속한 체력 저하로 후반전의 공격력이 전반전보다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 풀타임 경기를 뛰지 못했고 지난 첼시 원정에 결장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자신의 약점인 체력을 키우면 볼튼의 공격도 덩달아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첼시전은 그동안의 분위기와 다릅니다. 볼튼이 0-4 패배를 홈에서 복수해야하는 리턴매치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볼튼 선수들은 첼시전 복수를 위해 평소보다 열심히 뛸 것이며 이청용도 그 중에 한 명입니다. 볼튼이 첼시를 이기려면 이청용의 맹활약이 필수이며, 이청용도 첼시전에서 자신의 장점을 맘껏 발휘하면 팀의 승리 가능성에 실마리가 풀릴 것입니다. 결국, 볼튼의 첼시전 승리 열쇠는 이청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청용은 최근 5경기 중에 맨유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 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웨스트햄전 도움, 26일 버밍엄 시티전 데뷔골, 지난 3일 토트넘전 도움, 25일 에버튼전 시즌 2호골을 성공시켜 2골 2도움을 올렸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토트넘-맨유-에버튼전에 이르기까지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거듭중입니다. 이청용의 꾸준한 공격 포인트 기록이 볼튼 공격에 힘이 되었고 맥슨 감독의 신뢰를 얻었음을 의미합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이청용의 맨유전 경기력이 무기력했다는 평가를 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진 A매치 이후에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체력적인 후유증 때문에 평소와 달리 공격의 활발함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볼튼이 맨유 원정에서 미드필더진을 시작으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고 이청용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여 맨유의 공격을 끊는데 치중했기 때문에 공격력 부족을 꼬집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청용은 엄연한 팀 플레이어라는 것을, 볼튼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고 있음을 우리가 잊어선 안됩니다.

하지만 첼시전이라면 지난 맨유전과 양상이 다를 것입니다. 이청용은 맨유전과 달리 컨디션과 체력이 최상이며 2골 2도움의 꾸준한 공격 포인트를 앞세워 오름세를 질주중입니다. 또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강팀 경기에서의 물오른 활약이 필수입니다. 자신의 출중한 실력을 증명하려면 약팀보다는 강팀 경기에서 그 효과가 빛을 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팀도 첼시전 0-4 패배를 복수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청용의 첼시전 맹활약이 기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볼튼 입장에서도 이청용의 첼시전 맹활약을 원할 것입니다. 데이비스와 메튜 테일러 이외에는 걸출한 공격 옵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청용의 거침없는 성장을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청용이 데이비스-테일러 같은 팀의 중심 선수들과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볼튼의 공격 퀄리티가 향상 됐습니다. 그런 이청용이 첼시전에서 볼튼의 승리를 이끌면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합니다. '이청용 효과'가 첼시전에서 제대로 폭발할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