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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호비뉴, 맨시티의 먹튀로 전락한 이유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 왼쪽 윙어로 활약 중인 '작은 펠레' 호비뉴(25, 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가 내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할 것으로 보입니다.

호비뉴의 바르셀로나 이적설은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 뒤 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제기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스포츠 신문인 <스포르트>가 13일(이하 현지시간) 호비뉴의 바르셀로나 이적이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맨시티 회장의 사인만 남겨놓았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이것은 바르셀로나가 호비뉴를 원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것은, 호비뉴의 이적설이 불거진 근원입니다. 호비뉴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맨시티에서 가장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그 이후부터 페이스가 단단히 꺾였습니다. 경기력이 주춤하더니 이제는 팀 전력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맨시티는 자신 없이도 프리미어리그 4위 자리를 유지 중입니다. 호비뉴는 맨시티의 먹튀이기 때문입니다.

'3250만 파운드' 호비뉴, 이적료 값 못했다

호비뉴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3250만 파운드(약 650억원)의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맨시티로 이적했습니다. 거액의 이적료로 잉글랜드에 입성하면서 지구촌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맨시티의 에이스를 뛰어넘어 프리미어리그를 화려하게 빛낼 축구 영웅으로 꼽혔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 그 자체로도 호비뉴의 가치는 매우 컸습니다.

물론 호비뉴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맨시티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 블랙번전까지 11골 넣으며 14골로 득점 1위를 기록했던 니콜라스 아넬카(첼시)를 맹추격 했습니다. 그리고 팀의 왼쪽 윙 포워드로서 빠른 기동력과 부지런한 움직임, 민첩한 문전 돌파를 과시하며 맨시티의 에이스로 빠르게 자리잡았습니다. 이 때의 포스가 매우 강렬했기 때문에 지금도 "호비뉴가 맨시티에서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는 축구팬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호비뉴는 지난 1월부터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4월 19일 웨스트 브롬위치전까지 4개월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을 비롯 부정확한 슈팅과 불필요한 드리블, 소극적인 수비 가담을 일관하며 팀의 공격 템포와 밸런스를 끊었습니다. 그러더니 공격형 미드필더인 스테판 아일랜드가 팀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로 자리잡았고, 팀의 공격 비중도 자신보다는 오른쪽 윙 포워드인 션 라이트-필립스쪽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호비뉴의 부진 원인은 태업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맨시티가 지난해 연말 리그 성적이 18위로 추락하면서 리그 강등권에 있었던 전적이 있습니다. 맨시티의 유럽 제패를 위해 잉글랜드에 입성한 호비뉴에게는 팀 성적에 불만을 느꼈고 동료 선수들에게 불만을 품었다는 현지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결국, 호비뉴는 동기부여가 꺾인 이후부터 3250만 파운드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습니다.

그리고 호비뉴가 팀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난 1월 카카(레알 마드리드)의 맨시티 이적이 무산되자 훈련장을 무단 이탈하더니 성폭행 혐의로 체포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마크 휴즈 감독과의 관계가 틀어지더니 경기력 저하까지 겹쳐 걷잡을 수 없는 내림세에 빠졌습니다.

올 시즌에는 크레이그 벨라미에 의해 주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호비뉴는 지난 8월 15일 블랙번전과 22일 울버햄튼전에서 부진하더니 8일 뒤 포츠머스전에서는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었음에도 벨라미에 밀려 결장했습니다. 최근에는 발목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 되었지만 벨라미가 자신의 자리에서 꾸준히 맹활약을 펼쳤고 맨시티가 리그 4위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팀 내 존재감이 점점 줄었습니다. 이제 맨시티는 호비뉴 없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습니다.

이러한 호비뉴의 내림세 행보는 올 시즌 리그 빅4 진입을 꿈꾸는 팀 전력에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자신의 영입에 3250만 파운드를 투자했던 팀의 믿음을 얻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네임벨류와 이적료로는 맨시티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을 수 있는 선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대로라면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의 가치를 해내지 못했습니다.

또한 호비뉴가 맨시티에 오랫동안 남을 가능성도 많지 않습니다. 맨시티는 매번 이적시장때마다 대형 선수들을 골고루 영입했고 내년 1월과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팀 전력에 보탬이 될 또 다른 선수들을 영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호비뉴의 내림세가 계속되면 왼쪽 윙어를 보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먹튀란 프로스포츠에서 높은 계약금 또는 연봉을 받고 이적한 선수가 팀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이는 선수를 일컫는 말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호비뉴도 결국에는 후안 베론(전 맨유, 현 에스투디안테스) 안드리 셉첸코(전 첼시, 디나모 키예프)처럼 고액 먹튀 선수로 이름을 남길 처지에 몰렸습니다.

호비뉴가 이제부터라도 맨시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꾸준히 오름세를 거듭하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맨유)처럼 먹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베르바토프는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하지만 맨시티에서의 팀 내 입지가 지난해와 정반대인데다 바르셀로나 이적설까지 맞물리면서 '작은 펠레'라는 이미지를 맨시티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대로라면 호비뉴는 먹튀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