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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축구팬들이 루니에 열광하는 8가지 이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최고 스타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올해 6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호날두에게 향했던 관심과 시선, 그리고 인기가 웨인 루니(24)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루니는 호날두와 더불어 맨유의 상징이자 맨유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선수로서 이제 맨유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났습니다. 지난 9일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와 16일 버밍엄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는 골을 뽑으며 자신의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알렸습니다.

이러한 루니의 인기는 한국도 예외 없습니다. 맨유는 '박지성 효과'로 한국 축구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팀으로서 자연스레 루니를 향한 시선에 초점이 모아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루니가 더욱 자신감 넘치는 모습, 그리고 맨유의 10년을 짊어질 모습에 팬들은 마냥 신나 있습니다. 그래서 축구팬들이 루니에 열광하는 8가지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1. 잉글랜드의 축구 신동

루니의 이름이 한국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때는 7년 전 이었습니다. 루니는 전 소속팀 에버튼 시절이었던 지난 2002년 10월 19일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빨랫줄 같은 중거리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 골은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골 기록(16세 359일)으로 인정받았고 상대팀 수장인 아르센 벵거 감독도 "잉글랜드에서 내가 본 가장 재능있는 선수다"라며 칭찬했습니다.

루니는 그 이후 잉글랜드 대표팀에 승선해 대표팀 최연소 A매치 출전(17세 111일) A매치 골(17세 317일) 유로 대회 최연소 골(18세 7개월 24일)을 갈아치우며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 신동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으며 종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루니의 행보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신선함과 흥미를 배가 시켰습니다.

2. 귀엽고 독특한 외모

한국인들은 '외모 지상주의'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사람의 외모를 중시하는 편입니다. 잘생긴 사람은 어딜가든 환영받지만 못생긴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죠.(후자격에 속하는 블로거는 이런 현실이 마음에 안듭니다만)

루니도 못생긴 것이 사실입니다. 2008년 1월 잉글랜드 잡지 <ZOO>가 2500명의 여성 독자들을 대상으로 못생긴 축구선수 20명을 꼽은 결과, 루니가 호나우지뉴(2위, AC밀란) 카를로스 테베즈(3위, 맨시티)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루니의 외모는 독특하게 생긴 편이어서 사람들에게 '귀엽고 독특하다'는 반응을 꾸준히 얻어왔습니다. 최근에는 탈모로 고생하면서 앞쪽 머리숱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가을 삭발하면서 팬들에게 귀여운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3. 축구계의 악동

루니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이미지는 바로 '악동'입니다. 루니는 평소에는 순박한 성격과 해맑은 이미지를 자랑하나 그라운드에 나서면 저돌적인 야수로 돌변하는 스타일이죠. 2005년 9월 비야 레알 전에서 경기 도중 심판에게 불성실한 태도로 손뼉을 치며 조롱했고 이듬해 레딩전에서는 심판을 향해 욕설 내뱉는 장면이 TV에 잡히는 등 심판에게 거친 욕설과 도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잉글랜드 대표팀 선배 데이비드 베컴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주변을 당황케 했습니다.

그 외 등등 불미스러운 일이 여럿 있었지만 이것이 너무 잦다보니,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루니가 그라운드에서 화가 난 모습을 중심으로 '폭군 루니'라는 사진 시리즈가 유행했습니다. 루니의 다혈질적인 모습이 국내에서는 패러디 소재로 쓰였던 것입니다.

4. 화끈한 축구 스타일

루니의 화끈하고 거침없는 축구 스타일은 국내 축구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루니는 178cm의 크지 않은 신장을 지녔지만 몸매가 천하장사처럼 단단합니다. 어렸을적 부터 복싱으로 다져진 몸매를 앞세워 그라운드에서 투사적인 모습을 발휘해 체격 좋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우위를 나타냈습니다. 여기에 왕성한 체력과 폭발적인 스피드, 대포알 같은 슈팅, 부지런한 움직임까지 가미되어서 다른 누구보다 더 열심히 뛰는 선수로 주목받았습니다.

야수처럼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는 그의 능력은 맨유와 잉글랜드 대표팀의 활력소로 떠오르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파비오 카펠로 감독 같은 세계적인 명장들의 아낌없는 신뢰로 이어졌습니다. 팬들 입장에서도 열심히 뛰는 선수를 좋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루니를 칭찬하게 된 것이죠.

5. 이타적이다

루니는 거의 매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는 팀의 상징임에도 자신보다는 팀을 위해 뛰는 이타적인 플레이어 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5월 24일 잉글랜드 일간지 <미러>를 통해 "루니는 맨유에 가장 큰 기여를 한다.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수비적인 역할을 간과하지 않는 희생적인 면을 지녔다. 지금보다 발전할 것이며 승리자가 될 것이다"며 자신의 애제자를 칭찬했습니다.

루니는 호날두처럼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공격 옵션들의 골을 위해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궃은 역할을 도맡으며 팀을 위해 성실히 경기에 임했습니다. 측면 뒷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여 팀의 역습을 이끄는 그의 투지적인 모습에 팬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6. 보여줄 것이 많다

현지 축구 전문가들은 루니의 이타적인 활약이 골 결정력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말을 합니다. 호날두-토레스-아데바요르-아넬카처럼 많은 골을 넣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죠. 그러나 루니는 팀을 위해 개인적인 욕심을 자제했을 뿐, 매 시즌마다 골을 꾸준히 넣었습니다. 2004년 8월 맨유 이적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섯 시즌 동안 11-16-14-12-12골을 기록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세 시즌 연속 4골 넣었습니다.

여론의 기대와는 달리 괴력의 골 감각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매 시즌마다 골을 꾸준히 넣은 것 자체로도 대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은 올 시즌 루니의 위치를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고정하며 골에 대한 비중을 높이도록 주문했습니다. 그런 루니는 올 시즌 두 번의 공식 경기에서 상대 골망을 흔들며 자신의 시대를 알렸습니다. 골에 대하여 아직 보여줄 것이 많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치를 높인 것입니다.

7. 맨유의 새로운 에이스

루니는 지난 5월 잉글랜드 일간지 <뉴스 오브 더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커리어를 맨유에서 마치고 싶다. 맨유가 날 원한다면 언제든지 연장 계약을 맺을 의사가 있다"며 팀에 대한 높은 충성심을 발휘했습니다. 평소 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높은 애정을 과시했기 때문에 팬들에게 맨유의 10년을 짊어질 선수로 각광 받았습니다. 그런 루니는 올해 여름을 기점으로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나 본격적인 '루니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년 동안 맨유의 No.1으로서 자신의 전성기를 화려하게 빛낼 것이기 때문에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8. 박지성과 친하다

루니는 박지성과 친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축구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성과 함께 축구 게임 위닝을 즐기며 친분을 쌓았기 때문이죠. 지난 2007년 4월 나이키 축구화 런칭 행사 기자회견에서는 "박지성은 게임을 잘하지만 져도 곱게 안 물러나는 나쁜 패배자(bad loser)"라는 농담을 쓰며 박지성과 친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루니와 박지성은 그라운드에서도 척척맞는 호흡을 과시했습니다. 박지성이 루니에게 띄워주는 패스는 대부분 정확했고 그 중에는 루니의 골로 이어지는게 여럿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은 국내 여론으로부터 '루니 도우미'라는 별칭을 얻었고 루니는 지난 5월3일 미들즈브러전에서 박지성의 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찰떡궁합'의 실력을 발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