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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 '첼시전 맹활약' 기대되는 이유

 

'과연 올 시즌에는 잘할 수 있을까?'

2009/1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앞둔 '산소탱크'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을 향한 축구팬들의 시선입니다.

박지성은 맨유라는 빅 클럽에서 꾸준히 계속돼 온 경쟁자 영입과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자신만의 입지를 지켰습니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박지성이 맨유의 핵심 멤버가 아니라고 해서, 매 경기 선발 출전하지 못해 실망했지만 맨유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을 견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할 따름입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맨유의 베스트 일레븐으로서 두각을 나타냈고 이제는 팀에 없어선 안될 이타적인 공격 옵션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런 박지성이 맨유에서 다섯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지성이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맨유의 주전으로 활약할지 아니면 경쟁자에 밀려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아질지 축구팬들의 관심과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맨유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작별하고 발렌시아-오베르탕을 영입했습니다. 프리시즌에서는 나니-토시치가 그라운드에 꾸준히 모습을 내밀며 경기 감각을 쌓았습니다. 최근에는 다비드 실바(발렌시아) 영입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맨유는 이미 선수 영입 종료를 선언했지만 실바는 박지성과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에, 국내 축구팬 입장에서 여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지성, 첼시전에서 자신의 진가 증명하라

박지성은 국내 축구팬들의 초점이 자신에게 모아진 상황에서 올 시즌 첫 공식 경기에 뛸 예정입니다. 박지성의 맨유는 오는 9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9 커뮤니티 실드에서 첼시와 우승컵을 다툽니다. 커뮤니티 실드는 전 시즌 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슈퍼컵으로서 올해로 101주년을 맞이합니다.

맨유는 이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17번째,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으며 2년전에는 첼시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첼시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첼시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영입했고 다른 빅4 클럽과 달리 주력 선수의 이탈이 없었기 때문에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맨유는 첼시와의 기싸움에서 승리하면 프리미어리그 4연패 행보가 밝아지는 발판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커뮤니티 실드에서 우승을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팀의 사기 향상을 위해 첼시전에서 최정예 스쿼드를 구성할 것입니다. 그 중에 한 명은 박지성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시즌 첼시와의 2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데다 '강팀용 선수'로서 강팀과의 경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이죠. 박지성은 지난 6일 발렌시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교체 멤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자신을 첼시전에 선발로 기용하기 위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컨디션을 배려한 것입니다. 팀에 늦게 합류하면서 컨디션과 체력이 아직 정상 궤도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발렌시아전을 거를 수 있었죠.

이러한 퍼거슨 감독의 결단은 지난 시즌 막판과 흡사합니다. 박지성은 지난 4월 1일 A매치 북한전 차출 이후 컨디션 저하에 시달리는 부침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은 자신에게 3경기 연속 '휴식'을 주었고 박지성은 다시 예전의 좋은 컨디션을 회복하여 5월 2일 미들즈브러전과 6일 아스날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습니다. 국내 일부 여론에서는 박지성의 연속 결장을 가리켜 '지나친 휴식'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지만,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박지성의 컨디션 저하는 팀 전력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박지성에게는 이번 첼시전이 중요합니다. 발렌시아전에서 휴식을 준 퍼거슨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을 비롯해서, 자신의 입지를 꾸준히 지킬 수 있는 결정적인 임펙트가 필요합니다. 올 시즌 첫 공식 경기이자 상대가 첼시이기 때문에 절대 소홀히 넘어갈 수 없습니다. 또한 커뮤니티 실드는 지금까지 경기에 출전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웸블리 그라운드를 밟고 싶은 마음이 속으로 간절할 것입니다. 박지성이 첼시전에서 맹활약을 펼쳐야 하는 이유가 여럿 있습니다.

박지성에게는 첼시전에 대하여 두 가지의 좋은 추억과 한 가지의 안 좋은 추억이 있습니다. 우선, 후자부터 언급하면 2007/0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8인 엔트리 제외입니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골 결정력이 안좋다는 이유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죠.

하지만 박지성은 2008/09시즌이었던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퍼거슨 감독의 18인 엔트리 제외가 잘못된 판단임을 실력으로 증명했습니다. 특히 상대 측면 옵션의 공격 활로를 저지하는 빈틈없는 수비는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축구 프로그램인 BBC MOTD(Match of the day)에 비중있게 극찬받았고 ESPN 사커넷으로부터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박지성은 이 경기를 발판으로 '강팀용 선수'로 거듭나면서 맨유에서의 성공적인 행보를 달렸습니다.

지난 1월 12일 첼시전에서는 풀타임 동안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을 펼쳐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습니다. 좌우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스위칭하며 수비 진영을 과감히 뚫었고, 팀 공격의 연결고리로서 빠른 몸놀림으로 빈 공간을 끊임없이 창출하여 첼시 수비진을 사정없이 교란했습니다. 자신의 매치업 상대였던 조세 보싱와가 후반 중반에 질책성 교체된 것은, 박지성의 공격력이 얼마만큼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이번 첼시전에서도 맹활약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합니다. 무엇보다 보싱와와 매치업을 벌이는 것이 희망적입니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보싱와를 비롯해서 더글라스 마이콘(인터 밀란) 바카리 사냐, 키어런 깁스(이상 아스날) 같은 빅 클럽의 공격 성향 풀백들을 제압한 경험이 있습니다. 측면에서 상대팀 풀백의 오버래핑을 끊는 장면, 전방에서의 집요한 견제를 통해 공간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면서 동료 공격 옵션들에게 골 기회를 밀어줬던 장면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싱와가 저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 매치업이 어찌될지 모르나 지금까지의 흐름을 비춰보면 박지성쪽에 느낌이 좋습니다.

물론 박지성의 컨디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은 지금까지 중요한 경기에서 실망스런 활약을 펼친적이 손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지난달 30일 아우디컵 보카 주니어스전 67분 출전 이후 지금까지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 회복에 주력했기 때문에 첼시전에서 자신의 본색을 드러낼때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첼시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야 합니다.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맹활약을 펼쳐 주전 경쟁에 대한 축구팬들의 걱정 거리를 해소시킬지, 올 시즌 무난한 활약을 펼치기 위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