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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디어메이트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시민청 바스락홀 방문 후기

한글날 하루 전이었던 지난 10월 8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2019 한글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펼쳐진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개최됐습니다. 공공언어의 차별언어 관련 문제를 토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2년 연속 시민청 바스락홀 진행된 것은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언어를 통한 차별이 만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알고보면 특정 대상을 차별하는 언어는 한국 사회에서 낯설지 않습니다. 그런 언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19 한글주간 행사 중에 하나였던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주최는 서울특별시, 주관은 세종국어문화원이 맡았습니다. (1) 공공언어의 소수자 차별언어문제 (2) 공공언어의 연령에 따른 차별어 문제-호칭 문제를 중심으로 (3) 공공언어의 외국인 관련 차별 문제 (4) 공공언어와 민주 시민 참여 문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은 알고보니 여성을 중심으로 소수자가 받는 사회적 차별에 대한 부분을 다루었습니다. 서울특별시가 지난 2년 동안 '서울시 성평등 언어 사전 시즌1~2'를 선보이며 공공언어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힘써왔던 부분을 떠올리면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에서 여성과 관련된 토론이 나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진행됐던 시민청 바스락홀 찾았더니 토론을 지켜보려는 사람들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저마다 토론회를 방문하려는 목적이 서로 다르겠으나 무언가의 정보를 얻고 싶어하거나 자신이 그동안 느껴왔던 언어와 관련된 아쉬움이 토론회에서 어떻게 다루어질지 궁금하게 느끼는 사람이 꽤 있지 않았을까 짐작됩니다. 차별적 언어라는 어감 자체가 긍정보다는 부정이라는 이미지에 더 가깝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일상에서 쓰이는 언어에 대한 문제인식을 느끼는 사람이 저마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차별 문제는 한국 사회가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번영을 이끌어나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극복해야할 과제입니다. 예를 들면 인종 차별, 학력 차별, 성 소수자 혐오 등이 있습니다. 차별 과정에서는 상대방을 깍아내리는 듯한 뉘앙스의 언어를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차별적 언어 문제를 되짚기 위해 학술토론회가 개최됐습니다. 그것도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2년 연속으로 말입니다.

무엇보다 한글은 자랑스러운 한국의 문화입니다. 10월 9일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될 정도로 한국에서 한글이 갖는 의미가 상당합니다. 최근에는 한글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험이 있습니다. 근래 K-POP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구촌에서 한글을 배우려는 해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알려졌습니다. 한글을 통해 한국을 접하는 사람이 세계 곳곳에서 증가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는 한글을 통해서 차별적 언어가 쓰이는 아쉬움이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만약 한국에 관심있는 해외인들이 이 같은 문제를 접하게 된다면 씁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이미 알고있는 해외인들도 있겠지만) 한글의 가치가 점점 커지려면 차별적 언어 문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1부에서는 '공공언어의 소수자 차별 언어 문제', '공공언어의 연령에 따른 차별어 문제-호칭 문제를 중심으로'가 진행됐습니다. 소수자 차별에 대해서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되돌아보거나 여성 혐오 관련 부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남성 중심 사회인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문화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경우 이제는 그런 흐름을 극복하기 위한 단계로 접어들었으나 온라인에서는 여성 혐오 표현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의 여성 인권 문제와 얽혀있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임에는 분명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면,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남성 혐오 표현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체감적으로는 예전보다 뚜렷하게 늘어난 느낌을 받습니다. 여성 혐오 표현도 잘못된 것임에 분명하나 남성 혐오 표현도 잘못된 것이 맞습니다. 온라인에서 남녀간의 혐오 문제가 증폭된 것은 그만큼 한국의 남녀 관계에서 나오는 문제가 만연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에서는 상당히 민감한 이슈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부분이 더 이상 사회적인 딜레마로 확대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집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남성 혐오 표현이든 여성 혐오 표현이든 해로운 존재라는 점입니다.

호칭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부를 때 그 표현이 맞는지 민감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만약 그 호칭이 잘못 쓰이면 자칫 서로간의 관계가 불편할지 모를 상황에 놓일 때가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에서는 호칭 표현이 다양합니다. 발표자 분은 그 근거로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하여 '선생님', '사장님', '직급+님' 같은 표현을 꼽았습니다. 선생님이라는 단어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리키는 교사를 뜻하는 단어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또는 자신과의 관계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윗 사람에 대하여 그런 표현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저도 선생님이라는 표현을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교사가 아닙니다.

발표자 분은 호칭문화에 대하여 옳고 그름보다는 서로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양한 호칭과 존댓말 어법에 따른 말투, 표정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화자 간 관계의 높낮이, 성별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불필요한 갈등이나 오해가 증폭될 수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나이별 호칭 문화가 금방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2부에서는 '공공언어의 외국인 관련 차별 문제', '공공언어와 민주 시민 참여 문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행사에서 가장 재미있게 봤던 부분이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거나 여행을 오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K-POP 아이돌로 활동중인 해외 국적 멤버들이 꽤 있습니다. 그것도 한국계가 아닌 해외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던 외국인 말입니다. 그들 중에는 다른 나라의 아이돌로 수년간 활동했다가 한국으로 넘어온 외국인 아이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외국인이라는 표현의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 주민을 외국인으로 보는 경향에 대한 부분 말입니다. 영국 공항과 한국 인천 공항의 입국심사 과정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이 분류될 때의 차이점도 거론됐습니다. 영국 공항에서 'UK Border'라는 경계판을 사이로 'All other passports', 'UK/EU Passports'가 좌우로 분류된다면 인천 공항은 'FOREIGN PASSPORT(외국여권)', '대한민국여권(KOREAN PASSPORT)/재외동포(OVERSEAS KOREAN)'로 분류된 차이점이 있습니다. 영국 공항은 한국 공항과 달리 외국인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알고보니 영국 국적자는 EU에 포함된 국적자와 함께 입국하는 것 같더군요.

한국 유명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광지에 있는 안내 책자 또한 내국인, 그리고 외국인을 뜻하는 'for foreigner'라는 표현도 언급됐습니다. 만약 외국인 중에서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국인 책자에 적힌 한국어를 알아보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면서 외국인이라는 표현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점을 꼽았습니다. 저의 경험상으로는 외국인이라는 표현이 한국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에서도 쓰입니다. 하지만 그 표현이 과연 올바른가에 대해서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그 다음 토론인 공공언어에 대해서는 캐나다 밴쿠버에 대한 사례가 눈에 띄었습니다. 발표자는 밴쿠버가 동성애자들의 천국이라고 언급하면서 매년마다 밴쿠버 프라이드 퍼레이드라는 성소수자 축제가 벌어지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성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차원의 무지개 깃발 등이 걸려있거나 신발 가게에서 무지개를 넣은 신발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 가게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인정하는 뉘앙스의 메시지가 들어간 사례 등을 접했습니다. 밴쿠버의 공공언어가 성 소수자를 포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됐습니다. 퀴어퍼레이드 개최가 항상 논란이 되는 한국의 사회적인 분위기와는 정말 달랐습니다.

2019 한글주간 행사는 '한글, 서울을 담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시민청 바스락홀에서는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10월 8일)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주변에서는 한글날 시민 꽃바치기(10월 9일) 서울도서관 외벽에서는 한글을 빛낸 인물 전시(10월 1일~10월 31일)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는 '다다다' 발표대회(10월 9일)가 펼쳐졌습니다. 이 행사에 대한 자세한 부분은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에서 언급됐습니다.

[관련 글] 한글날 맞이 '2019 한글주간 행사_한글, 서울을 담다'

 

한글날 맞이 '2019 한글주간 행사_한글, 서울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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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통해서 '한국의 언어' 한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한글의 위대함을 계속 이어가려면 한국 사회 내부의 언어적인 모순이나 잘못된 표현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극복된다면 한국의 사회적인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활기찬 삶을 보낼 것임에 분명합니다. 이 행사가 앞으로는 어떻게 나아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