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 사임 소식이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줬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 업적에 빛나는 프랑스 출신의 지네딘 지단 감독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지단 사임 그야말로 갑작스럽게 전해진 소식이라 의외로 여기기 쉽다. 이에 구티 레알 마드리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면서 지단 사임 후 레알 마드리드 새로운 감독을 맡을 인물이 누굴지 주목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거취와 더불어서 말이다.
[사진 =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5월 31일 사임을 발표했다.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에 의하면 지단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는 나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라며 사임 소감을 전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재임했던 2015/16, 2016/17, 2017/18시즌에 걸쳐 3시즌 모두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지도자였다. 그의 후임으로서 구티 후보로 떠오르는 등 향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누가 될지 흥미롭게 됐다.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realmadrid.com)]
지단 사임 상당히 신선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지단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끈지 얼마되지 않아 감독직에서 물러났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감독은 팀의 좋은 성적을 이끌면서 자신의 감독직을 계속 이어가려는 심리가 강하다. 그런 점에서 지단 사임 의외로 볼 수밖에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었기 때문에 향후 팀의 지휘봉을 계속 잡을 명분을 얻었으나 오히려 그는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구티 이름이 레알 마드리드 감독 후보로 언급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지단 사임 이해될 수밖에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으로서 충분히 이룰만한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지단 감독 재임 기간 동안 레알 마드리드 주요 선수들이 다른 빅 클럽에 비해 변화의 폭이 적은 것은 조직력 강화에 도움이 되나 오히려 스쿼드의 나이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팀 전력의 공격과 수비의 중심인 호날두와 세르히오 라모스의 나이가 점점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호날두는 이미 33세다!) 이제는 레알 마드리드의 스쿼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이미 정상의 경지에 오른 지단 감독이 스쿼드 세대교체를 감당하기에는 많은 고생을 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오히려 지단 사임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좋은 선택일지 모를 일이다.
[사진 = 지네딘 지단 감독은 2001~2006년 레알 마드리드 선수로서, 2015~2018년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서 상당한 활약을 펼쳤던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다. 2013/14시즌 팀의 수석코치 시절까지 포함하면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루어냈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횟수가 총 5회다.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realmadrid.com)]
지단 사임 신선하게 느껴지는 두 번째 이유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특이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감독 교체 잦기로 유명한 것은 웬만한 축구팬들이 잘 알고 있다. 감독 교체 사유는 주로 성적 부진이었다. 감독의 지도 능력이나 과거의 커리어 여부를 떠나서 성적이 시원치 않으면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팀의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끌었음에도 레알 마드리드와 전술 스타일이 맞지 않아 경질된 인물도 있었다.(그게 11년 전 일이다.) 그런 점에서 지단 사임 놀라울 수밖에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 잔혹사와 대조되는 '화려한 퇴장'이다.
이제 앞으로의 관건은 레알 마드리드 차기 감독이 누구냐는 점이다. 구티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나 과연 그가 감독이 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구티 같은 경우 지도자로서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지단 감독이 그랬듯, 레알 마드리드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의 2008/09시즌 트레블을 이끌었던 호셉 과르디올라 현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그랬듯 팀의 레전드가 감독으로서 화려한 업적을 이루어냈던 사례가 있다. 구티 과연 레알 마드리드 차기 감독이 될지 그 여부가 주목된다.
[사진 = 레알 마드리드는 2017/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을 3-1로 꺾고 정상에 등극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5시즌 중에 4시즌이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4시즌 모두 지단 감독이 팀의 코칭 스태프로 활동했을 때 이루어냈던 결과다. 1시즌은 수석 코치로서, 3시즌은 감독으로서 말이다.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realmadrid.com)]
[사진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realmadrid.com)]
레알 마드리드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단 감독의 후계자와 더불어 호날두 후계자까지 물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호날두는 얼마 전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뒤 팀을 떠날 가능성을 내비치는 발언을 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맹 이적설에 직면했다. 호날두 또한 지단 감독과 더불어 레알 마드리드에서 화려한 업적을 이루었기 때문에 이제는 삶의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을 때가 왔다.
만약 호날두가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나지 않을지라도 올해 나이 33세로서 기량이 저물 시기에 왔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 대체자를 발굴해야 할 시기가 왔다. 현재 파리생제르맹의 네이마르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나 과연 누가 호날두를 대체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감독에 이어 세계 최고의 선수와 작별할지 모를 레알 마드리드의 올해 여름은 상당히 바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