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란 맞대결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단순한 축구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본선 진출과 연관이 깊은 경기다. 더욱이 한국 이란 아시아 축구의 강국으로 손꼽힌다. 이란이 중동의 강호라면 한국은 동아시아의 강팀이라 할 수 있다. 중동과 동아시아의 강자가 서로 맞부딪히게 됐다. 다만, 한국이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 약한 징크스는 한국 이란 축구 경기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 결과가 과연 어떻게 될지 흥미롭다.
[사진 = 한국 이란 축구 맞대결이 펼쳐진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한국 이란 경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이며 우리나라 시간으로 10월 11일 화요일 오후 11시 45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한국 이란 A조에서 나란히 승점 7점(2승 1무)을 기록중이며 골득실에서는 이란이 한국에 앞서면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골득실 : 이란 +3, 한국 +2) 이번 대결은 두 팀 모두 조 1위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입장이다. A조 3위 우즈베키스탄(2승 1패, 승점 6)이 한국 이란 바짝 쫓고 있다는 점에서 두 대표팀 모두에게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이란 축구 맞대결은 A조 1위를 가리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피파랭킹 경쟁이 새로운 구도로 재편될 수도 있다. 한국 이란 피파랭킹 각각 47위와 37위다. 이란 피파랭킹 아시아에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이 호주(45위) 한국(47위)이다. 만약 한국이 피파랭킹 30위권에 속하는 이란을 꺾으면 피파랭킹이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 그 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알 수 없으나 이란의 순위가 떨어진다면 피파랭킹 기준으로 아시아 축구 No.1이 어느 팀이 될지 예측불허다.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의 축구는 아시아 최고 전력이 아니다. 지난 2015 아시안컵에서는 결승에서 호주에 패하여 우승이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피파랭킹에서는 이란에 밀려 아시아팀들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지 못했다. 한국의 현재 전력이 아시아권에서는 강팀에 속하나 아시아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대표팀이라고 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 이번 한국 이란 맞대결 통해서 태극전사들이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꺾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 최강임을 이번 경기에서 증명해야 한다.
[사진 =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이란에게 골득실에서 밀려 조 2위를 기록중이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한국은 지난 6일 카타르와의 홈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홍정호가 퇴장 당하는 불운 속에서도 3골 넣으며 승점 3점을 거머쥐었다. 포백의 수비 불안과 후반전 도중에 1명이 없는 불안 요소를 안고 경기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이란전을 앞둔 한국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이번 이란전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 여파가 한국 이란 경기에 좋은 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 만약 카타르전에서 승점 3점을 얻지 못했다면 한국이 이란전에 대한 부담이 심했을 것이다. 다행히 그 경기를 이겼기에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이란과 승점 동률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 이란 상대전적 28전 9승 7무 12패로서 한국의 열세다. 2010년 이후에는 이란과 다섯 번 맞대결 펼치면서 1승 4패를 기록했으며 최근 이란과의 A매치에서 3연패에 빠졌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의 두 경기에서는 모두 0-1로 패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였던 2014년 11월 18일 이란 원정에서도 0-1로 지고 말았다. 한국이 이란에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전인 1996년 아시안컵 한국 이란 6대2 패배 떠올리면 한국에게는 이란전이 쉽지 않았다.
더 문제는 한국이 지금까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제압한 적이 없었다. 올림픽대표팀에서는 한국이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최종예선 이란 원정에서 이천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아자디 스다티움에서 진행된 한국 이란 전적이 2무 4패로서 우리나라가 불리하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해발 1,273m의 고지대에 위치했으며 남성들로 구성된 10만 관중(이란은 여성의 축구장 출입이 제한됐다. 남성만 축구장 출입이 가능하다.)의 열광적인 응원 때문에 원정팀이 불리하다. 이 때문에 한국이 아자디 스타디움에 약했다.
[사진 = 한국은 이란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사진 = 지동원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 이란전에서 2골 넣으며 한국의 4-3 승리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지난 A매치 카타르전에서 골을 넣었던 지동원의 득점을 이번 한국 이란 맞대결에서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C)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caugsburg.de)]
[사진 = 한국 이란 경기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10월 11일 화요일 오후 11시 45분에 펼쳐진다.사진은 글쓴이 스마트폰 달력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 명단]
한국 이란 맞대결의 또 다른 변수는 우리나라의 수비 불안이다. 홍정호가 카타르전 퇴장 당하면서 곽태휘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게 됐다. 곽태휘-김기희 센터백 조합이 과연 이란전에서 통할지 알 수 없으나 A매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적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할지 알 수 없다. 지난 카타르전에서는 좌우 풀백을 맡았던 홍철과 장현수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홍철이 수비력에서 허점을 드러냈다면 장현수는 공격에서 소극적이었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이 두 선수의 경기력을 믿고 선발 기용할지 알 수 없다.
이러한 포백의 불안함을 놓고 보면 포메이션 변경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이 카타르전에서 4-1-4-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면 이번 이란 원정에서는 포백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4-2-3-1 포메이션 변경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본래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결코 낯설지 않다. 과연 어떤 포메이션을 활용할지 알 수 없으나 한국 이란 경기에서는 절대로 수비적인 약점을 드러내선 안된다. 그래야 이란 원정에서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