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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 3월의 선수 후보의 의미는?

 

'산소탱크' 박지성(28)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선정한 3월의 선수 후보에 올랐습니다.

박지성이 소속된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는 25일 날짜로 3월에 좋은 활약을 펼친 5명의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라이언 긱스를 비롯해서 웨인 루니, 카를로스 테베즈, 존 오셰이에 이어 박지성의 이름이 포함 되었습니다.

맨유 홈페이지는 "뉴캐슬전에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골을 어시스트했던 것을 비롯 분주했던 한달의 하이라이트를 보냈다. (지난 8일 FA컵) 풀럼전에서는 팀의 네번째 골을 넣었다"며 자신을 3월의 선수 후보에 올렸던 이유를 밝혔습니다. 박지성은 현재 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개시한 투표를 통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박지성은 3월의 선수로 뽑힌 것이 아닌 후보에 올라있지만 그동안 팀 내에서의 상복이 따라주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이는 맨유에서 없어선 안될 선수임을 또 한번 증명한 셈이지요. 아울러 3월에 팀을 위해 부지런히 뛰면서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을 '탐스런 열매(3월의 선수)'로 보상받을 수 받을 수 있는 긍정적 동기부여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비록 네임벨류에서는 박지성이 다른 동료 선수들에 비해 밀리다고 볼 수 있지만 실속에서는 박지성이 단연 우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긱스는 지난 풀럼전에서 50개의 패스 중에 14개나 미스를 범하며 팀 패배의 '주범'으로 몰렸으며 루니는 풀럼전 퇴장을 비롯 리버풀전에서도 상대팀 수비에 발이 묶이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테베즈는 '지난 시즌과 달리' 여전히 골 침묵에 빠져있으며 오셰이가 그나마 제 몫을 했지만 팀이 최근 두 경기에서 6실점을 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박지성은 3월 5경기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활약을 펼쳐 자신의 가치를 당당히 빛냈습니다. 지난 5일 뉴캐슬전에서 베르바토프의 역전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8일 풀럼전에서는 자신의 맨유 통산 10호골을 달성했습니다. 12일 인터 밀란전에서는 후반 37분 교체 투입되어 날카로운 역습과 끈질긴 압박 수비로 0-2로 뒤진 상대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뿌리쳤고 14일 리버풀전에서는 팀의 참패 속에서도 측면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22일 풀럼전에서는 특히 후반전에 오른쪽 풀백과 왼쪽 최전방을 넘나드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팀 공격의 활기를 쏟게 했지요.

게다가 3월에는 자신의 약점인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했습니다. 3월 5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골과 도움이 부족하다'는 자신의 단점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1골 2도움이 일부 팬들에게 성에 차지 않는 기록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난해 9월 28일 볼튼전부터 지난달 15일 더비 카운티전까지 5개월 동안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다른 공격 옵션들에 비해 공격 포인트를 노리는 것 보다 미드필더진에서 궃은 역할에 충실하는 선수라는 점에서도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는 자체만으로도 평소 실력 이상의 활약을 펼친 것입니다.

비단 공격 포인트 숫자 뿐만이 아닙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해서 많은 이들에게 공격 마무리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3월을 기점으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캐슬전에서 상대 골키퍼와 경합 과정에서 베르바토프에게 어시스트했고 풀럼전에서 자신의 혼자 힘으로 골을 만들어낸 장면은 이전의 맨유 경기에서 보기 드물었던 모습이었습니다. 세컨볼을 비롯 최전방에서 동료 선수의 볼 배급에 의존했던 그의 득점 루트도 이제는 문전 돌파와 감각적인 개인기를 통해 골을 넣으면서 보다 다채롭게 진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4일 리버풀전과 21일 풀럼전에서는 팀이 최악의 참패를 거두었지만 평소에 유감없이 발휘했던 활약을 펼치며 제 몫을 다했습니다. 리버풀과의 후반전에서는 호날두-루니-테베즈가 상대팀 수비에 꽁꽁 묶인 과정에서 짧고 간결한 패스와 민첩한 오른쪽 측면 돌파로 홀로 제 구실을 다했고 풀럼과의 후반전에서는 오셰이가 교체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른쪽 풀백과 왼쪽 최전방을 번갈아 넘나드는 눈부신 활동량을 발휘했습니다.(참고로 루니는 왼쪽 수비 뒷공간과 최전방까지 번갈아 오갔습니다.)

물론 박지성은 두 경기에서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평점 5점을 받았지만 팀이 저조한 경기력을 펼쳤기 때문에 '자신의 빛바랜 활약에 비해' 평점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리버풀전에서 평소 맨유에 객관적인 기사를 쓰기로 유명한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로 부터 6점을 받았음에도 팀내 최고 2위 평점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3월의 선수 후보 선정을 통해 자신이 3월에 강한 선수임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켰습니다. 맨유에서 기록한 10골 중에 5골이 3월에 기록했고 멀티골을 넣은 경기 또한 3월이었기 때문이죠.(2007년 3월 17일 볼튼전) 만약 3월의 선수에 선정되면 향후 '3월의 남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지성의 3월 활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비록 맨유의 3월 일정은 끝났지만 오는 28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이라크와의 평가전을 치른 뒤 4월 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북한과의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대표팀의 주장인 그가 이라크전과 북한전에서 우리들에게 승전보를 전하는 맹활약을 펼칠지 기대됩니다. '캡틴 박지성' 효과가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대표팀 경기가 흥미로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