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 북아일랜드 유로 2016 16강 경기가 흥미진진한 이유는 브렉시트 영향 밀접하게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대표팀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와 더불어 영국 연방에 속했으나 축구에서는 영국이 아닌 4개의 연방이 따로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 그렇기 때문에 웨일스 북아일랜드 유로 2016 조별 본선에 동반 진출했고 16강에서 서로 맞붙게 됐다.(잉글랜드도 16강에 진출했으나 아이슬란드와 맞붙는다.) 그런데 두 팀의 맞대결이 브렉시트 때문에 흥미롭게 됐다. 영국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의 '영연방 더비'가 펼쳐진다.
[사진 = 웨일스 북아일랜드 유로 2016 16강에서 맞붙는다. (C) 유로 2016 공식 홈페이지(uefa.com/uefaeuro)]
웨일스 북아일랜드 유로 2016 16강 맞대결은 한국 시간으로 6월 26일 오전 1시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펼쳐진다. 파리가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유로스타 탑승역이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수많은 웨일스 북아일랜드 현지 축구팬들이 파르크 데 프랭스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영연방 더비라는 점에서 두 팀 모두 상대 팀을 이기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필사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B조 본선 2차전 웨일스 잉글랜드(당시 잉글랜드 2-1 승리) 맞대결 이후 두 번째 영연방 더비가 펼쳐질 예정이다.
예전 같았으면 웨일스 북아일랜드 경기는 영연방 더비로만 주목을 끌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6월 24일 금요일에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가 잔류보다 더 많은 표를 기록하면서 브렉시트(Brexit)가 이루어졌다. 여기서 Br은 영국의 Britain을 일컬으며 Exit는 말 그대로 탈퇴다. 즉, 영국 EU 탈퇴를 브렉시트로 부르게 됐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웨일스 북아일랜드 브렉시트 개표 결과가 서로 대조적이다. 웨일스는 잔류가 48.3%, 탈퇴가 51.7%로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다. 반대로 북아일랜드 브렉시트 개표 결과는 달랐다. 잔류가 55.7%, 탈퇴가 44.3%로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두 연방의 대조적인 민심은 각 대표팀끼리 맞붙는 유로 2016 16강 경기를 더욱 주목하게 되는 관전 포인트가 됐다. 브렉시트 영향 유로 2016과 관련이 없다고 볼 수는 없게 됐다. 두 나라 입장에서는 반드시 상대 팀을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할지 모를 일이다.
[사진 = 웨일스 북아일랜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각각 26위와 25위다. (C) 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흥미롭게도 웨일스 북아일랜드 피파랭킹 각각 26위와 25위로서 불과 한 계단 차이다. 피파랭킹만을 놓고 보면 막상막하의 접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양국의 민심이 브렉시트에 대한 대조적인 입장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는 선수들이 서로 치열한 대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두 팀 모두 유로 2016을 통해 처음으로 유로 대회 본선 및 토너먼트 진출을 이루었던 기세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할 것이다. 16강 상대가 같은 영국 연방에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16강 진출에 100% 만족하지 않을 것임에 분명하다. 8강 진출을 하고 싶을 것이다.
웨일스 북아일랜드 유로 2016 조별 본선에서는 각각 B조 1위(2승 1패, 6골 3실점) C조 3위(1승 2패, 2골 2실점)를 기록했다. 본선 3경기에서는 웨일스가 북아일랜드보다 더 좋은 행보를 나타냈다. 더욱이 웨일스는 B조 2차전 잉글랜드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다니엘 스터리지에게 역전골을 헌납하면서 1-2로 패했던 아쉬움이 있다. 그때의 아쉬움을 16강 북아일랜드전에서 해소할지 주목된다. 참고로 웨일스 북아일랜드 역대전적 95전 44승 24무 27패로서 웨일스가 앞선다.
특히 웨일스 공격수 가레스 베일 4경기 연속골 달성 여부가 주목된다. 그는 지난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득점 1위를 기록중이다. 유로 대회 조별 본선에서 3경기 연속골이 터진 것이 12년 만이라는 점에서 베일의 거침없는 골 폭풍이 심상치 않다. 만약 그가 이번 웨일스 북아일랜드 맞대결에서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사진 = 가레스 베일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realmadrid.com)]
[사진 = 웨일스 북아일랜드 경기는 국내 시간 기준으로 6월 26일 오전 1시에 펼쳐진다. 사진은 글쓴이 아이폰 달력이며 6월 26일을 가리킨다.]
[유로 2016 16강 일정]
북아일랜드의 키플레이어는 골키퍼 마이클 맥거번이다. C조 1차전 폴란드전 세이브 3개, 2차전 우크라이나전 세이브 5개, 3차전 독일전 세이브 8개 누적되면서 3경기 동안 16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 경기 동안 5~6번의 실점 위기를 선방하며 북아일랜드의 실점을 막았던 것. 그의 활약에 의해 북아일랜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2실점을 기록하며 16강 진출을 일구어냈다. 그 기세가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웨일스 북아일랜드 유로 2016 16강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8강에서 헝가리 벨기에 승자와 맞붙는다. 벨기에가 피파랭킹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나 유로 2016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상당한 실적을 거둘지 여부는 미지수다. 헝가리 또한 전통적인 우승후보와는 거리감이 크다. 그런 점에서 웨일스 북아일랜드 중에 승리하는 팀은 4강 진출을 향한 자신감을 기를 필요가 있다. 그 이전에는 16강을 이겨야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