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잭블랙 출연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습니다. 일각에서 또 제기하는 무한도전 위기론 불식시켰던 계기가 됐습니다. 그동안 일부 여론에서 무한도전 위기론 항상 끊임없이 제기할 때마다 '위기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쓴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무한도전 잭블랙 게스트 등장은 '역시 무한도전은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재확인 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잭블랙 출연이 성사된 것 그 자체만으로 놀라운데 그가 이렇게까지 예능감이 뛰어날 줄은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
[사진 = 잭블랙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한도전 출연 기념 사진을 올렸습니다. MBC 예능연구소 페이스북 계정은 댓글에 "I Love Jack 잭형 사랑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누리꾼들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았습니다. (C) 잭블랙 공식 페이스북(facebook.com/JackBlack)]
할리우드 배우 잭블랙 재산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그동안 여러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며 벌어들였던 출연료를 놓고 보면 재산이 꽤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것도 주연으로 출연했던 할리우드 영화들이 많다 보니 잭블랙 재산 많을 것으로 짐작하는 것이 결코 틀린 생각은 아닐 겁니다.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해볼 만하죠. 워낙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니까요. 그랬던 잭블랙 무한도전 출연 성사되면서 한국 여론을 놀라게 했습니다. 과연 무한도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사실, 잭블랙 무한도전 출연은 '모 아니면 도'가 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무도 잭블랙 콘셉트를 예능학교 스쿨오브락 단기속성과정으로 설정했기 때문이죠. 잭블랙이 자신의 예능을 소화하는 코스를 한 단계씩 높일 때마다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같은 과정으로 구성했습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높아질 수록 예능 코스 레벨이 점점 올라갔습니다.
무도 잭블랙 녹화 시간 4시간 밖에 없다보니 그를 통해 최상의 예능감을 방송분으로 뽑아내기에는 촬영 시간에서 부족함이 없지 않았습니다. 만약 잭블랙이 실제로 예능감이 뛰어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면 이번 무한도전 잭블랙 특집은 지난해 박명수 마리텔 방송분에 이은 웃음참사가 재현될 뻔했을지 모릅니다.
[사진 = 무한도전 트위터에서는 잭블랙 출연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C) 무한도전 공식 트위터(twitter.com/realmudo)]
[사진 = 무한도전 잭블랙 특집이 잘 되었던 숨은 원동력은 기존 멤버 5인방이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사진은 무한도전 엑스포 킨텍스 현장에서 찍었습니다. (C) 나이스블루]
그런데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잭블랙이 엄청난 재미를 안겨줬기 때문입니다. 광희와의 마시멜로 많이 넣기 대결부터 시작해서 스타킹 뒤집어 쓰기, 물공 헤딩, 배게 싸움, 음정 모사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코너에서 충분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그의 몸짓과 말 하나 하나가 재미있었어요. 그가 한국 예능이 낯선 인물임을 감안해도 마치 또 한 명의 무한도전 고정 멤버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무한도전 기존 멤버와의 융화가 잘 되었습니다.
잭블랙이 무한도전 녹화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출국했을 때 체육복이 아닌 다른 복장으로 갈아입었던 이유는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무한도전 녹화 촬영 당시에 착용했던 체육복이 땀에 젖었기 때문입니다. 잭블랙 체육복 땀에 젖으면서 촬영했던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방송에서 최선을 다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물론 땀을 많이 흘린다고 무조건 열심히 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땀의 양이 노력과 완전히 비례한다고 볼 수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외국의 유명 배우가 체육복 젖을 정도로 성실하게 녹화에 임했던 것을 보면 '무한도전 게스트 출연자로서 확실한 모범답안을 보여줬다'는 것을 일깨웠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최상의 예능감을 과시하기 위해 노력했던 잭블랙의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진 = 무한도전 2016년 달력 (C) 나이스블루]
[사진 = 무한도전 엑스포 저의 관람 인증샷 (C) 나이스블루]
[사진 = 무한도전 엑스포 2015 무도 사진전 코너 분위기 (C) 나이스블루]
개인적으로는 무한도전 잭블랙 음정모사 통해서 그가 한국 노래를 잘 따라하는 것을 매우 놀라워했습니다. 자신에게 낯선 한국어를 어느 정도 비슷하게 발음하면서 기존 멤버들이 해당 노래를 생각보다 쉽게 맞출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엑소 으르렁, 이애란 백세인생, 소유 & 정기고 썸, AOA 심쿵해, 자이언티 양화대교 같은 노래들을 잭블랙이 음을 잘 잡더군요. 심지어 잭블랙 앗살람알라이쿰 발음을 정확히 표현했던 것을 보면 그의 음악적 재주가 생각보다 놀라웠습니다. 앗살람알라이쿰은 지난해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상주나(정준하, 윤상)이 불렀던 My Life 노랫속 가사였죠.
무한도전 잭블랙 출연은 외국인 게스트 출연 방송분 중에서 사람들에게 더욱 기억에 남을 특집이 됐습니다. 이렇게 친근감 넘치는 외국인 게스트는 정말 드물었습니다. 2007년 티에리 앙리(당시 축구선수, 현재 은퇴) 이후로 외국인 게스트의 무한도전 출연을 더욱 재미있게 봤습니다. 잭블랙이라는 이름이 한동안 한국에서 존재감있게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