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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베테랑 후기, 역시 류승완 감독 영화는 최고

황정민 유아인 오달수 유해진 주연의 영화 베테랑 후기 올립니다. 이 영화는 류승완 감독이 연출 및 각본을 맡았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보고 싶어할 겁니다. 황정민과 류승완 감독, 그리고 재벌을 소재로 하는 영화라는 3가지 요소의 조합을 떠올리면 '부당거래처럼 한국의 사회적인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나 그렇더군요. 실제로 베테랑 봤더니 '역시 극장에서 관람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더위와 열대야를 잊게 하는 123분 분량의 재미있는 베테랑 후기 시작하겠습니다.

 

 

[사진 = 저의 베테랑 관람 인증샷 (C) 나이스블루]

 

베테랑은 한국 재벌의 문제점을 꼬집어내는 영화였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재벌이 문제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워낙 재벌에 대한 여론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보니 베테랑처럼 재벌을 좋지 않게 설정하는 영화가 나왔습니다. 베테랑에서는 신진그룹 총수로 나오는 송영창이 휠체어를 타면서 검찰에 소환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재벌의 부끄러운 현실이 영화 베테랑에 반영됐습니다. 영화에서는 송영창이 환자복만 입었을 뿐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게 설정됐습니다. 기운이 펄펄했습니다. 휠체어는 환자 코스프레 아이템이었습니다.

 

 

베테랑에서는 재벌3세로 나오는 유아인 각종 악행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여러 가지 죄를 저질렀음에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베테랑 결말 부분까지 마치 마일리지 적립하듯 죄가 점점 쌓여갑니다. 그중에 화물트럭 기사로 나오는 정웅인 향한 그의 태도는 소름끼치도록 나쁘게 나왔습니다.(이 부분은 영화 끝까지 집중해서 보셔야 할 듯) 자신보다 하찮은 사람을 괴롭히는 그의 오만한 태도가 결국에는 여러 죄를 끊임없이 범하는 범죄자를 자처하고 말았습니다.

 

재벌3세로 설정된 유아인 모습을 보면서 몇 달전 땅콩회항 사건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끝에 구속됐던(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 조현아 떠오르는 사람은 아마도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베테랑 보면서 자꾸 조현아 떠올리게 되더군요. 물론 베테랑은 조현아 같은 특정 재벌을 비꼬는 영화는 아닙니다. 베테랑과 조현아는 아무 관련 없어요. 하지만 베테랑 관람하는 저의 마음속에서는 자꾸 조현아가 떠오르게 됩니다. 조현아 향한 사회적인 시선이 좋지 않은 것은 누구나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베테랑 보면서 조현아 떠올리며 영화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 = 저의 국제시장 관람 인증샷. 황정민 오달수 콤비는 영화 국제시장에 이어 베테랑에서도 같이 붙어다닙니다. (C) 나이스블루]

 

저는 베테랑 흥행 성공을 예상합니다.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자 주연급 네임벨류가 높은 이유도 있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조현아 포함한 한국 재벌들의 부정적인 현실에 익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베테랑이 치명적으로 좋은 이유는 재미있습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면서 볼 수 있어요. 웃긴 장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 극장에서 보는 사람이 많을거에요.

 

 

한편으로는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유아인이 사람 괴롭히는 모습을 보면 우리 주변 어디에선가 다른 누군가를 못살게 구는 사람의 잘못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사람 괴롭히는 현상이 일상적입니다. 학교와 직장 등에 걸쳐 왕따를 만들어내니까요. 또한 자신보다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베테랑 유아인 재벌3세 악역 설정이 결코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베테랑에서는 재벌의 부정적인 단면을 드러낸 것과 더불어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를 등장시킵니다. 하청업체 소장으로 출연하는 정만식의 정웅인 향한 갑질은 우리 현실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갑질 논란에 대하여 말이 많죠. 아마도 사회 생활 하셨던 분이라면 갑질이 얼마나 못된 것인지 잘 아실 겁니다.

 

[저의 베테랑 평점]

 

베테랑에서는 "쪽팔리게 살지말자"라는 메시지가 익숙하게 들렸습니다. 류승완 감독과 친분이 있는 주진우 시사IN 기자의 좌우명이 바로 "쪽팔리게 살지말자"입니다. 주진우 기자 팬클럽 이름 또한 쪽팔리게 살지말자로 설정되어 있죠.(정확히는 '쪽팔리게 살지말자 시사in 주진우' 다음 카페) 저 같이 과거에 나는 꼼수다(나꼼수) 팬으로 활동했던 사람이라면 "쪽말" 잘 아실겁니다. 베테랑이 전하는 핵심은 쪽팔리게 살지말자였습니다. 베테랑 황정민을 보면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주진우 기자를 떠올리게 되더군요.

 

끝으로 베테랑 황정민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황정민은 베테랑에서 영화 신세계 정청 선역 버전(Version)+ 개그적인 인물로 설정됐습니다. 오달수와 함께 히트시켰던 국제시장 황정민과는 전혀 다른 인물로 나왔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리게 되는 존재들이 여럿 있습니다. 재미있는 영화지만 한편으로는 교훈적인 영화였습니다. 류승완 감독이 이번에도 좋은 작품 잘 만들어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