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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암살 후기, 도둑들 베를린 떠올리는 애국 영화

영화 암살 후기 올립니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조진웅 오달수 이경영 초호화 캐스팅으로 눈길을 끄는 암살 보면서 도둑들 베를린 떠올린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무언가의 일을 박진감 넘치도록 표현하는 과정은 도둑들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 공교롭게도 암살의 최동훈 감독 전작이 도둑들이었습니다. 전지현과 하정우의 묘한 관계는 베를린 느낌과 흡사했습니다. 도둑들과 베를린은 전지현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암살에서는 전지현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사진 = 저의 암살 관람 인증샷 (C) 나이스블루]

 

암살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죽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 영화입니다. 잔인한 설정이 없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무서울 정도 까지는 아니에요. 오히려 사람을 놀래키는 장면들이 있더군요. 영화 손님처럼 거부감을 느낄만큼은 아니지만요. 영화에서는 강인국이라는 친일파를 죽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강인국과 더불어 카와구치 마모루라는 조선주둔군 사령관을 죽이는 설정이 있습니다만 영화에서는 '강인국 암살'에 총력을 기울입니다. 도둑들로 치면 태양의 눈물이라는 다이아몬드 훔치는 설정과 흡사한 분위기가 전개됩니다. 참고로 강인국 역은 이경영이 맡았습니다.

 

 

그런데 암살에서는 강인국 이후 또 다른 한국인 암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에서 친일파로 변절했던 염석진이었습니다. 그가 이정재입니다. 2013년 관상 이후 또 다른 악역 연기를 암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친일파가 되기 전까지는 독립투사로서 강인국 암살을 위해 안옥윤(전지현) 속사포(조진웅) 황덕삼(최덕문)을 자신의 편으로 데려옵니다. 하지만 일본군과 밀정을 하면서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영감(오달수)이라는 살인 청부 업자와 접촉을 합니다. 강인국 암살을 노리는 안옥윤, 속사포, 황덕삼을 암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말입니다.

 

염석진은 경성(지금의 서울)으로 들어오면서 일본 경찰이 됐습니다. 독립군 출신의 믿기지 않는 변절이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친일파가 된 것입니다. 그랬던 염석진이 1949년 한국 경찰로 반민특위 재판을 받는 모습을 보면 암살이 의도하는 메시지가 드러나더군요. 해방 이후 친일파들을 완전히 소탕하지 못했던 한국의 아쉬웠던 역사 속 과거를 꼬집었습니다. 그 친일파들이 한국의 기득권을 쥐고 있었던 과거를 보면 참으로 한탄스럽습니다.

 

 

[사진 = 저의 국제시장 관람 인증샷. 국제시장 1000만 돌파 주역이었던 오달수는 암살에서도 감초 역할을 잘했습니다. 암살 관객수 현재 500만 명 넘었습니다. (C) 나이스블루]

 

"어이 삼천불 우리 잊으면 안돼"

 

오달수가 전지현에게 삼천불이라고 외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삼천불이 전지현 현상금인 이유도 있습니다만, 자신과 하정우를 잊지 말아달라는 오달수의 바람은 의미가 깊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바쳐 희생했던 애국지사들을 잊지 말아달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암살이 애국적인 영화라는 것을 일깨우게 되더군요. 제가 근래에 봤던 애국 코드가 담겨있는 영화 및 드라마 중에서는 암살이 가장 좋았습니다.

 

 

암살은 많은 분들이 공감할 만한 애국 영화라고 봅니다. 지난해 크게 흥행했던 영화 명량에 비하면 작품성이 더 좋습니다. 명량이 엄청난 관객수 기록했음에도 작품성에서 호불호가 갈렸음을 떠올리면 명작이라고 꼽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반면 암살은 다릅니다. 단점이 잘 부각되는 영화가 아닙니다. 그리고 명량보다 재미있습니다. 사람마다 '명량이 좋냐? 암살이 좋냐?'에 대해서는 서로 다르게 답하겠으나 적어도 암살 만큼은 스토리가 탄탄하면서 재미까지 곁들여졌습니다. 저는 암살이 명량보다 낫다고 봅니다.

 

[저의 암살 평점]

 

그렇다고 암살 작품성을 크게 칭찬할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영화를 볼 때마다 도둑들, 베를린이 자꾸 떠오르더군요. 두 영화와의 유사성 때문에 영화 몰입이 조금 흐려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불안 요소를 애국 코드라는 분위기를 깔아 놓으며 영화 분위기를 재미있고 역동적으로 전개한 것은 마음에 드는 부분이에요. 관객들이 박진감 넘치는 기분을 만끽하면서 친일파가 왜 나쁜지 공감할 것입니다.

 

암살에서는 전지현 1인 2역이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연출합니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친일파 강인국의 딸 미츠코 역을 동시에 맡았습니다. 제가 암살 봤을 때가 영화 개봉 초기였는데 전지현 1인 2역으로 나오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미츠코 얼굴 보면서 전지현 1인 2역임을 알아챘는데 영화 관람 이전에 들은 정보가 없다보니(예고편 봤던 것이 전부) 전지현 1인 2역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안옥윤과 미츠코의 서로 다른 캐릭터 특색을 드러냈던 전지현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