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이성민 주연의 영화 손님 후기 올립니다. 여름에 어울리는 영화 장르는 공포쪽입니다. 무서운 영화를 보면서 더위를 잊으려는 사람이 많죠. 손님은 무서움을 유발하는 설정이 꽤 있습니다. 배우의 연기력이나 스토리 전개, 도구 등을 통해서 무서움을 연출하는 장면을 접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단순히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쥐가 많이 나와서 징그럽습니다. 잔인한 것을 싫어하거나 징그러운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이라면 이 영화는 극장에서 안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손님은 최근 상영중인 연평해전, 터미네이터5에 비해 극장에서 관람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두 영화를 능가하는 손님 후기 올리겠습니다.
[사진 = 저의 손님 관람 인증샷 (C) 나이스블루]
손님은 영화가 전하는 무언가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람들을 무섭게 자극시킨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임펙트 넘치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볍게 접하는 영화보다는 자신의 기억속에 남을 뚜렷한 존재감을 인지하는 영화를 인상 깊게 느끼는 편이죠. 손님은 관람객들의 심리를 잘 파고든 영화 같았습니다. 무서움을 유발하는 설정이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산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극중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출연하는 류승룡과 구승현 부성애를 스토리에 도입한 것도 무서운 설정과 연관이 깊고요.
손님 전반부에서는 시골 모습을 보며 마치 힐링이 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6.25 이후의 시골 모습을 담아낸 영화라서 관람객이 작품에서 전해지는 소박한 분위기에 빠져들 수 있어요. 영화에서는 류승룡과 구승현이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 어느 시골 마을을 찾으면서 마을 사람들과의 경계를 허물기까지의 과정이 기분 좋게 설정됐습니다.
하지만 이성민이 천우희에게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영화 분위기가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그 이전에도 무서운 설정이 연출된 장면이 있었으나 이성민이 영화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때의 소름끼치는 연기력이 빛을 발했습니다. 이성민 반전 연기력을 보면 마치 할리우드 영화 채피의 휴 잭맨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전반부에서 힐링되는 느낌을 접했던 관람객이라면 후반부에서 무서움을 느끼기 쉽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 전반부는 '손님이 무서울 것이다'는 관람객 예상을 누그러뜨리며 방심시키는 설정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게 느끼는 관람객이 영화 후반부를 무섭게 바라보기 쉽습니다.
[사진 = 저의 연평해전 손님 관람 인증샷 (C) 나이스블루]
손님이 연평해전보다 좋았던 이유는 스토리 때문입니다. 연평해전은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좋은 것에 비해서 조연급(으로 분류될 만한) 인물들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면서 영화 몰입도가 흐려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영화 분위기가 어수선한 아쉬움이 있었죠. 반면 손님은 류승룡을 피리 부는 아저씨로 설정하면서 한국적인 공포 영화로 전개하는 스토리가 참신했던 것과 더불어 관람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설정이 좋았습니다. 다양한 스토리를 첨가했습니다만 '무서운 영화'라는 콘셉트를 깨지 않으면서 시도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손님은 사회를 풍자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빨갱이라는 단어가 꽤 쓰여요. 손님에서 어느 인물들이 류승룡 매장시키기 위해 그를 빨갱이로 해석했습니다. 영화에서 류승룡이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치욕적이고 잔인한 수모를 겪는 과정이 지금의 사회적인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과연 류승룡이 손님에서 빨갱이로 나오는지 아닌지는 극장에서 영화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실생활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또는 가치관 같은 것이 다르다는 이유로 빨갱이 소리를 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보면 한심하더군요. 빨갱이가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하고 그런 말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려고 하니까요. 영화 손님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나쁘게 설정되어서 좋았습니다. 류승룡이 불쌍하게 나오더군요. 손님 결말 스토리는 더욱 공감을 느끼기 쉬웠습니다. 비록 결말 분위기가 무서웠으나 한편으로는 시원한 느낌이 들더군요. 영화에서 빨갱이가 쓰였던 것은 사회 풍자를 위한 설정이 아닌가 싶었어요.
[저의 손님 평점]
손님 후반부에서 어느 인물의 실제 정체가 드러난 것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보면 다소 뜬금없긴 합니다. 굳이 배우를 저렇게 설정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영화에서 느껴지는 메시지를 떠올리면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님이 정치적인 영화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만 사회를 풍자하는 느낌이 짙었습니다. 만약 손님 극장에서 관람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영화를 향한 사람들의 말이 시끄러운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손님의 불안 요소로 여겨지는 류승룡 출연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몇 달 전에 불거졌던 류승룡 라디오스타 논란 때문에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그 논란이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류승룡 출연이 영화 몰입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류승룡보다 이성민, 천우희 포스가 압권이기 때문이죠. 아무튼 손님은 극장에서 관람하기 좋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