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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연평해전 후기, 좋은 영화지만 부족함이 있다

김무열 진구 이현우 주연의 영화 연평해전 후기 올립니다. 이 영화는 2002년 6월 29일 오전 서해안 연평도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orthern Limit Line, NLL) 침범 및 선제 공격하면서 빚어진 제2연평해전 실화를 다루었습니다. 연평해전은 1999년과 2002년에 일어났는데 2002년 연평해전은 우리나라가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흥겨워하며 축제의 도가니에 휩싸였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북한 경비정이 우리나라 해군에 기습 공격을 가하면서 해상 전투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실화가 영화로 제작됐습니다.

 

 

[사진 = 저의 연평해전 관람 인증샷 (C) 나이스블루]

 

연평해전은 김무열 진구 이현우의 캐릭터 개성을 잘 살려냈습니다. 김무열은 영화 등장 인물들을 휘어잡는 통솔력을 발휘하며 영화의 무게감을 높였습니다. 그의 카리스마 때문인지 연평해전에서 등장하는 참수리 357호 대원들을 보며 실제 군대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진구는 2012년 히트작 영화 <26년>처럼 자신의 저돌적인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했습니다. 연평해전을 보면서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와의 조화가 잘 맞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현우는 연평해전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인물입니다. 김무열 진구와 달리 자신의 캐릭터를 다양하게 표현했습니다. 유약하면서 재미가 넘쳐나는 성향이 연평해전에 이르자 적의 기습 공격에 분노하게 됩니다. 만약 연평해전 흥행 성공하면 이현우 인생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기술자들>에 비해서 보여준 것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연평해전 극장에서 관람하는 중장년층 분들이 이현우에 호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또 다른 아들'을 스크린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사진 = 저의 기술자들 관람 인증샷. 이현우 특유의 어린 역할이 기술자들에서 생생하게 재현됐습니다. (C) 나이스블루]

 

연평해전 상영 시간 130분 만을 놓고 보면 가벼운 영화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략 1시간 30분 ~ 1시간 40분 되는 영화였다면 관람객 입장에서는 극장에서 가볍게 봐도 되는 영화로 인식할지 모를 일입니다. 만약 연평해전 상영 시간이 짧았다면 영화에서 전하는 감동을 마음 속 깊이 느끼기기에는 역부족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30분은 적당한 시간입니다.

 

연평해전은 영화 스토리를 통해서 많은 것을 시도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조연 및 단역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서로간의 애정이나 효도, 재미, 갈등 같은 여러 감정적 요소를 활용했습니다. 인물과 얽혀있는 다양한 스토리를 활용하면서 해군 훈련 촬영신을 통해 군대의 리얼함을 높이는, 북한 경비정에게 기습 공격 피해를 받은 뒤 교전을 벌이는 잔혹한 전투를 다루는 등 영화 이야깃거리가 다양합니다. 영화를 봤던 사람들에게 회자 될만한 장면이 충분해서 좋습니다.

 

 

한편으로는 연평해전 영화 스토리가 저에게 단점으로 보였습니다. 이현우와 연결되는 조연 및 단역 배우중에서 그의 어머니 역할로 출연중인 배우를 제외하면 나머지 캐릭터가 소모적으로 보였습니다. 이현우를 괴롭히는 고참 병사가 영화 스토리에서 지독한 악역으로 설정되면서 때로는 책임감이 강한 역할로 나왔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현우와 고참 병사의 관계가 점점 갸우뚱하게 되더군요. 나머지 병사로 출연하는 배우들의 캐릭터는 후반부에서 비중 있게 활용되지 못한 것이 아쉬웠어요.

 

연평해전 결말 장면 중에서는 참수리호 357호 대원들이 함께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영화 콘셉트를 참수리호 357호 대원들의 전우애 비중을 더욱 높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영화 스토리가 이것 저것 시도한 것은 많은데 출연 배우가 많다보니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감동을 연출하는 좋은 영화인 것은 분명하나 스토리를 다듬었으면 더욱 마음에 들었을 작품이었습니다.

 

[저의 연평해전 평점입니다.]

 

어쩌면 연평해전을 정치적인 성향을 이유로 꺼리는 사람이 있을지 모릅니다. <변호인><국제시장> 같은 1000만 관객 돌파했던 영화들이 정치적 논란 제기되었던 것을 놓고 보면 연평해전은 정치와 연결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연평해전은 특정 정치 성향에 치우친 영화가 아닙니다.(개인적으로는 국제시장도 그렇게 바라봅니다. 정치보다는 모든 세대에게 공감을 얻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았습니다.) 국민들이 2002년 한일 월드컵 열기에 흠뻑 빠졌을 때 서해안 연평도 부근에서는 북한군과 군사적으로 대립하며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던 젊은 군인들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연평해전은 교훈적인 가치가 충분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