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산소 탱크´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지난해 7월 20일 출국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부상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습니다. 그동안 잦은 부상으로 팀 내에서 꾸준한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 시즌은 이전과 다를것이라는 각오를 나타낸 것이죠. 이러한 마음 때문인지, 지난해 9월 18일 비야레알전 컴백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부상으로 마음 고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박지성이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25일 새벽 2시 15분 올드 트래포드서 열리는 토트넘과의 FA컵 4라운드에 결장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을 비롯 나니, 안데르손 등 여러명의 선수들이 부상으로 결장한다고 하네요.
반면 박지성 측은 같은 날 <일간 스포츠>를 통해 "왼쪽 무릎 뒷쪽 근육이 뻐근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 부상 소식을 전해듣지 못했다. 햄스트링은 와전된 것 같다"며 부상 소식을 부정했습니다. 허나, 프리미어리그 20팀의 부상 선수 명단을 알 수 있는 ´physioroom.com´이라는 사이트에서는 맨유 부상자 명단에 박지성을 포함시킨 것과 동시에 햄스트링 부상자로 분류했으며 복귀 날짜를 2월 3일로 예상했습니다. 이러한 소식들을 통해, 그의 무릎이 좋지 않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벤 시절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맨유 이적 이후에도 고질적인 부상에 발목 잡혔습니다. 2006년 9월부터 2008년 9월까지 3번의 큰 부상으로 총 1년 2개월 동안 부상과 싸웠고 불과 지난해 초에는 9개월 부상 후유증으로 퍼스트 터치가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죠. 더구나 그는 맨유 선수 중에서 대표적으로 많이 뛰는 선수이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심했고 그로인해 잠재적인 부상 위험성이 크게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박지성 본인에게 있어 토트넘전 결장은 부담스러울지 모를 일입니다. 만약 햄스트링 부상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28일 웨스트 브롬위치전까지 빠질 수 있어 5경기 연속 결장하게 됩니다. 맨유가 최근에 가진 6경기에서 단 1경기(12일 첼시전)에만 출장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 저하에 대한 우려감이 들지 모를 일이죠.
맨유의 올 시즌 목표는 쿼드러플(4관왕) 입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14일 잉글랜드 대중지 <더 선>을 통해 "맨유는 쿼드러플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발언할 만큼 모든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죠. 특히 시즌 후반에 걸려있는 모든 경기들이 맨유의 우승 레이스와 밀접해, 박지성 본인에게도 현재보다 시즌 후반이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 가지 다행스런 징조는, 박지성이 ´후반기의 사나이´로 통할 만큼 그동안 맨유에서 넣은 9골 중에 7골이 후반기에 터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박지성은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 이후 4개월째 골 침묵에 시달리고 있죠. 그러나 첼시전을 기점으로 이전에 비해 슈팅 횟수가 늘어나고 질적으로도 순도가 높아진 활약상을 펼쳤기 때문에 시즌 후반에 지독한 아홉 수(맨유 통산 9골)에서 탈출할 희망의 여지가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무릎이 좋지 않아 토트넘전 출장이 불투명하더라도 박지성의 팀 내 입지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그는 유럽 무대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경험했고 지금보다 더 험난한 포지션 경쟁을 거치면서 강팀용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유럽리거 7년차로서 유럽 무대에서 겪을 것을 모두 겪은데다 한국 나이로 내년이면 서른이 되기 때문에, 현재 직면한 상황은 그에게 있어 아무것도 아닙니다.
박지성 본인도 시즌 후반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현재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시즌 후반 올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푹 쉬는 것 단 하나 뿐입니다. 우리는 박지성 결장 및 부상에 심각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 보다 그저 느긋하게 ´시즌 후반에 더 강해질´ 그의 저력을 기대해봐야 할 것입니다.
By. 효리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