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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일본 탈락, 한국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은?

참으로 의외다. 아시안컵 8강 일본 탈락 모습을 보면서 역시 축구는 영원한 강자가 없다는 것을 잘 드러냈으나 일본이 이변의 희생양이 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는 한국 아시안컵 우승 전망 확률이 더 높아졌다. 한국 일본 최근 전적에서는 우리나라가 4전 2무 2패였으며 그것도 2연패를 당했다. 그런데 일본 탈락 결정되면서 한국 아시안컵 우승 전망이 낙관적인 흐름으로 변하게 됐다. 늪축구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보다는 이라크를 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안컵 4강은 한국 이라크, 호주 UAE 맞대결로 편성됐다. 한국은 2007년 아시안컵 4강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했다. 당시 이라크는 아시안컵에서 우승했다. 이제는 8년 전의 아쉬움을 풀어야 한다. 한국 아시안컵 우승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사진 =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 (C) 나이스블루]

 

일본 아시안컵 탈락 언급부터 해보자. 그들의 8강 UAE전 좌절 원인은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탈락 확정됐던 UAE전은 연장전까지 1-1 무승부로 끝났으며 승부차기 끝에 4-5로 패했다. 많은 사람들은 일본의 패인을 혼다 케이스케, 카가와 신지 실축 장면으로 꼽겠지만 그보다는 UAE전 기록부터 살펴봐야 한다. 일본은 UAE전에서 연장전 포함한 120분 동안 슈팅 35-3(유효 슈팅 8-2, 개) 점유율 68.1-31.9(%) 패스 799-396(개) 패스 성공률 90.1-70.7(%) 코너킥 18-0(개) 크로스 54-4(개)의 압도적인 우세를 나타냈다. 이 정도의 기록이라면 일본이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일본 선수들의 골 결정력은 최악이었다. 경기 내내 부정확한 슈팅이 이어졌을 뿐이다. 후반 36분에는 시바사키 가쿠 동점골 넣으면서 후반 막판에서야 0-1을 1-1 스코어로 회복했으나 그 이후에도 골 결정력 불안은 계속됐다. 일본이 UAE 진영에서 지속적으로 공격을 연결하는 연계 플레이 과정은 한국보다 나았다. 하지만 슈팅 35개 날렸음에도 1골 밖에 넣지 못했던 골 결정력 불안은 UAE전 패배의 치명적 원인이 됐다. 심지어 일본 전력의 원투펀치로 꼽히는 혼다, 카가와 실축 모습을 보면 그들의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런데 골 결정력 불안은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단점이다. 대형 원톱이 없는 한계 때문만은 아니다. 주어진 골 기회를 빈번하게 놓쳤던 것이 한국 축구의 약점이다. 호날두와 메시도 자신의 슈팅이 골로 이어지지 못할 때가 있고 어느 누구든 결정적인 골 상황에서 날렸던 슈팅이 모두 상대 팀 골망을 흔든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이러한 경향은 오랫동안 누적됐으며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아시안컵 4강과 결승 또는 3~4위 결정전(물론 4강에서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은 다른 경기때에 비해서 반드시 상대 팀을 이겨야 한다는 의욕이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상대를 넘어서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정확한 슈팅을 날릴 공간을 찾지 못한채 엉뚱한 슈팅을 날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경기를 이겨야 하는데 상대 수비의 거센 저항에 시달린 끝에 슈팅시 발의 힘이 떨어지거나 부적절한 자세를 취하고 만다. 개인 기술 완성도와 침착함이 떨어지는 선수라면 이러한 실수를 범하기 쉽다. 일본 탈락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경기 내내 엉뚱한 슈팅을 남발했다. 한국은 일본과 달라야 한다.

 

한국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은 8강에 있을 때에 비하면 낙관적이다. 8강에서 일본과 이란이라는 우승 후보들이 탈락하면서 한국의 우승 전망이 더 이상 비관적이지 않게 됐다. 하지만 한국 상대 팀 이라크는 8년 전 아시안컵 4강에서 우리나라를 이긴 것을 발판으로 대회 우승했던 팀이다. 또한 UAE는 오마르 압둘라흐만 존재감이 독보적이며 호주는 대회 개최국이자 우승후보다. 이라크 호주 UAE 모두 쉬운 상대가 아니다. 관점을 바꾸면 세 나라도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있을 것이다. 토너먼트에서 상대와 맞붙으며 얼마나 우위를 점하느냐 여부가 우승의 관건이다.

 

한국이 골 결정력 불안을 포함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아시안컵 우승 확률 점점 높일 수 있다. 토너먼트에서 실수는 위험하다. 신중한 경기 운영과 더불어 유연한 연계 플레이로 상대 진영을 집요하게 공략하면서 여러 차례 골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 상황에서 슈팅 정확도 향상에 신경 쓴다면 멋진 골이 터질 것이다. 그것이 한국 아시안컵 우승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