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즈베키스탄 맞대결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늪축구 유행 예감 때문이다. 한국과 아시안컵 A조 조별본선에서 맞붙었던 오만과 쿠웨이트, 호주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수비 불안 약점을 노출했음에도 1골도 넣지 못했던 공통점이 있다. 슈틸리케호 늪축구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이 슈틸리케호 8강 상대가 됐다. 한국 우즈베키스탄 경기는 늪축구 4경기 연속 재현될지 아니면 한국의 화끈한 득점력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시간 기준으로 22일 오후 4시 30분에 진행되는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 한국 우즈베키스탄 중계 네이버스포츠, 아프리카TV가 인터넷으로 중계하며 TV로는 KBS 2TV, SBS에서 볼 수 있다. 오후 4시 30분에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두 팀의 맞대결을 보면서 한국의 늪축구 재현 여부를 바라보는 재미를 느낄지 모를 일이다.
[사진=한국의 아시안컵 오만전 1-0 승리를 알렸던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 메인. 슈틸리케호 늪축구는 오만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재현됐다. (C) afcasiancup.com]
한국은 아시안컵 3경기 연속 1-0으로 이겼으나 골이 많이 터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물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4경기 연속 1-0 스코어가 재현되면서 한국이 4강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재미는 있다. 하지만 1-0 스코어는 아슬아슬하다. 한국 수비진이 각성하지 않는다면 지난 호주전처럼 추가 실점 위기를 계속 내줄지 모를 일이다. 다행히 호주전에서는 골키퍼 김진현 슈퍼세이브 및 상대 팀의 골 결정력 불안으로 실점하지 않았으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런 운이 다시 나타난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이 1-0으로 리드하면 추가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개인적인 기분으로는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다득점으로 이겼으면 한다.
늪축구가 1-0 스코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상대 팀이 평소 이하의 경기를 펼쳐야 한다. 한국이 그들을 상대로 끈적한 수비력을 과시하면서 상대가 답답한 경기를 펼치면 늪축구가 성사된다. 슈틸리케호의 아시안컵 A조 3전 전승 과정이 그런 흐름이었으며 늪축구 절정이었던 경기가 호주전이었다.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과 겨루게 됐다. 한국 우즈베키스탄 중에서 객관적인 전력은 우리나라가 앞서나 대표팀에서 하차했던 이청용 구자철 공백이 아쉽다. 골키퍼 3명 포함한 21명으로 남은 일정을 보내야 한다.
한국 우즈베키스탄 역대전적 살펴보면 11전 8승 2무 1패로 한국이 앞선다. 가장 마지막에 맞붙었던 2013년 6월 11일 경기(1-0 한국승) 이전이었던 지난 6번의 우즈베키스탄전(5승 1무 한국 우세)을 살펴보면 한국이 2골 이상의 득점력을 과시했다. 그중에는 2012년 2월 25일 우즈베키스탄전 4-2 승리도 있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강세였으면서 2골 이상 넣었던 때가 많았다. 심지어 6경기 중에 4경기는 1경기에서만 2골 넣었던 한국 선수만 5명이다. 조재진, 이근호, 지동원, 이동국, 김치우가 그들이다.
[사진=한국의 호주전 1-0 승리를 발표한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 메인. 이정협이 골을 터뜨렸다. (C) afcasiancup.com]
지금과 그때의 한국에 비하면 원톱 약점이 뚜렷하다. 하지만 이정협이 호주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것을 떠올리면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그의 자신감 향상을 믿어봐도 될 듯하다. 그보다는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끈적한 경기를 펼쳐야 한다. 이제는 토너먼트에 접어들면서 조별본선에 비해 신중한 경기 운영을 나타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늪축구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재현 될 가능성이 꽤 크다.
[사진=기성용 (C) 스완지 시티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swanseacity.net)]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끈질기게 괴롭히려면 허리의 튼튼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 경기력과 더불어 그의 파트너로 나설 또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의 분발이 필요하다. 기성용의 경기 운영과 패스 정확도, 수비 기여도는 탈아시아급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그가 컨디션이 좋다면 평소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성용 파트너로서 누가 모습을 내밀지 알 수 없다. 박주호가 호주전에서 상대 팀 선수에게 코를 가격 당하는 비매너 플레이를 겪은 끝에 교체 되면서 우즈베키스탄전 선발 투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기성용 파트너 가용 자원은 여럿 있다. 한국영, 이명주,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수 있다. 한국영은 브라질 월드컵 시절 기성용과 함께 더블 볼란테를 구축했던 경험이 있으며 이명주는 2년 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면서 자신만의 특출난 경기력을 과시했다.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번갈아 맡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쓰임새가 많다. 한국 우즈베키스탄 경기에서는 누가 기성용과 함께 더블 볼란테로서 팀의 허리를 든든하게 구축하며 상대 팀의 경기 운영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지 주목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호주전 장현수 교체 투입 이후처럼 3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또는 중앙 미드필더를 두는 4-3-2-1(4-5-1) 포메이션을 활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청용과 구자철 부상 공백 최소화를 위해 2선 미드필더 1명을 줄이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1명 늘리는 전략으로 우즈베키스탄과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으로 맞설지 모를 일이다. 그보다는 어떤 포메이션 및 전략을 구사하든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우위를 점해야 한다. 한국의 늪축구가 아시안컵에서 성공한다면 우승 가능성이 더 가까워질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