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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끝내 이뤄지지 못한 '오웬-헤스키' 재회



지구상에서 대표적인 영혼의 투톱중 하나를 꼽는다면,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리버풀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청소년 대표팀을 빛냈던 마이클 오웬(뉴캐슬)과 에밀 헤스키(위건) 투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두 선수는 A매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12경기에서 14골을 합작했고 2000/01시즌 트레블(UEFA컵, 칼링컵, FA컵)을 이끄는 등 잉글랜드 축구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활약했죠. 이들이 갈라지게 된 것은 오웬이 2004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것과 헤스키가 같은 해 슬럼프로 버밍엄 시티로 떠나면서 영혼의 투톱이 해체되었던 것이죠.

올해 1월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오웬과 헤스키의 재회 여부 였습니다. 두 선수는 오는 6월 현 소속팀인 뉴캐슬, 위건과 계약이 만료되는데 이적 규약상 1월 이적시장을 비롯 시즌 후반기에 다른 팀들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자격이 있죠.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최근까지 리버풀의 이적 제안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이들이 1월 혹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리버풀에 이적하면 5년여 만에 서로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호흡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재회는 결국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헤스키의 리버풀 이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지만, 오웬의 맨체스터 시티 이적이 확정되면서 물거품으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두 선수가 30대에 속했음을 감안할 때,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호흡을 맞추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오웬 별명이 원더보이여서 얼핏 젊은 선수인것 처럼 보이지만, 1979년생으로서 30세 맞습니다.)

두 선수가 재회할 수 없었던 이유는 리버풀 공격 자원이 그리 빈약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페르난도 토레스를 비롯 디르크 카윗, 스티븐 제라드가 제 몫을 했고 로비 킨이 지난달 박싱 데이 기간을 통해 먹튀 탈출을 알리면서 두 선수가 리버풀에 함께 들어올 명분이 없어졌습니다. 더욱이 라파엘 베니테즈 리버풀 감독은 '그동안 잔부상이 많았던' 오언 영입을 꺼리는 반응을 나타냈기 때문에 헤스키만이 다시 리버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죠.

헤스키는 지난해 10월 17일 잉글랜드 언론들을 통해 "리버풀로 돌아가고 싶다"며 자신의 솔직한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리버풀 역시 헤스키 영입을 노리면서 4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준비했었죠. 그런 가운데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지난 10일 "헤스키의 리버풀 이적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1월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나려고 했지만 위건측에서 붙잡기를 원하면서 올해 여름 리버풀에 입성할 예정이다"고 보도하면서 헤스키의 안필드(리버풀 홈구장)행이 가까워지게 되었죠.

반면 오웬은 지난 10일 맨시티 이적이 확정되었습니다. 아직 맨시티측의 공식 보도가 나오지 않았지만 <데일리 익스프레스><골닷컴>등 잉글랜드 현지 언론에서 오웬의 맨시티 이적을 알렸는데요. 3년 간 주급 8만 파운드를 받는 조건으로 올 시즌까지 뉴캐슬 선수로 활약한 뒤 다음 시즌부터 맨시티의 일원으로 몸담게 됩니다. 

두 선수의 리버풀 재회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특히 올드 리버풀팬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이들의 뒤를 잇는 '토레스-제라드'로 짜인 또 하나의 영혼의 투톱이 있어 두 선수의 존재를 위안으로 삼을 수 있겠죠. 리버풀 팬들은 오웬과 헤스키의 밝은 미래와 더불어 '토레스-제라드' 투톱이 이전 영혼의 투톱이 일궜던 영광의 나날을 다시 재현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By. 효리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