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 태국 축구 경기는 30일 오후 8시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이기는 팀은 10월 2일 오후 8시에 결승전을 치르며 이라크-북한 승자와 금메달을 다투게 된다. 어쩌면 결승에서 남북 대결이 성사될지 모를 일이다. 한국 태국 맞대결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이며 이광종호는 대회 최종 목표인 금메달을 위해 준결승에서 태국을 무조건 꺾어야 한다.
한국 태국 A매치 역대 전적은 우리나라가 46전 30승 7무 9패로 앞섰다. 하지만 태국과의 마지막 A매치였던 1998년 12월 14일 방콕 아시안게임 8강 태국전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던 아픔이 있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아시안게임이 A매치로 간주됐다. 4년 뒤인 2002년 10월 13일 부산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한국이 태국에 3-0으로 이겼던 전적이 있다.
[사진=월미도에서 봤던 인천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C) 나이스블루]
인천 아시안게임 4강 한국 태국 경기는 어느 팀이 이길지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두 팀 모두 조별 예선부터 4강 토너먼트에 돌입하기까지 모든 경기를 이기면서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던 공통점이 있다. 한국은 A조 3경기 및 16강 홍콩전, 8강 일본전 승리에 이르기까지 5경기에서 10골 0실점 기록했다. 태국은 E조에서 몰디브, 동티모르, 인도네시아를 제압했으며 16강 중국 및 8강 요르단을 상대로 모두 2-0으로 물리쳤다. 5경기 16골 0실점 및 1경기 당 3.2골 기록하는 화끈한 면모를 과시했다.
태국의 공격적인 기질은 16강 중국전, 8강 요르단전에서 빛을 발했다. 중국전에서는 슈팅 24-6(유효 슈팅 5-2,개), 점유율 65-35%의 압도적인 기록을 나타냈다. 유효 슈팅 5개를 놓고 보면 이날 골 결정력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으나 상대 팀보다 더 많은 골 기회를 창출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르단전에서는 점유율에서 47-53(%)로 살짝 밀렸으나 슈팅 17-6(유효 슈팅 6-2,개)로 앞섰다. 이는 태국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골을 넣으려는 본능이 발달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이 경계해야 할 점이다. 태국 최다 득점자는 아디삭 크라이소른 (23, 부리람 유나이티드)이며 현재 5골 기록중이다.
한국 태국 4강전은 두 나라가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발휘했던 성적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우세를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단 한 번도 결승에 진출한적이 없었다. 지난 6번의 대회중에 5번이나 4강에서 탈락했으며 나머지 1번이었던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에서 개최국 태국에게 덜미를 잡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4강에서는 태국이라는 다크호스와 겨루게 됐다. 이번 대회 5경기 16골 0실점의 전적을 놓고 보면 만만치 않은 팀인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 한국의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이후의 성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 4강 탈락(최종 성적 : 3위)(금메달 : 이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 4강 탈락(최종 성적 : 4위)(금메달 : 우즈베키스탄)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 8강 탈락(최종 성적 : 8강 진출)(금메달 : 이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 4강 탈락(최종 성적 : 3위)(금메달 : 이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 4강 탈락(최종 성적 : 4위)(금메달 : 카타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 4강 탈락(최종 성적 : 3위)(금메달 : 일본)
한국은 지난 6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위가 3번, 4위가 2번, 8강 탈락이 한 번이었다. 그야말로 '4강 징크스'에 시달렸다. 이번 태국전은 그동안 4강에서 덜미를 잡혔던 악연을 끝낼 절호의 기회다. 아무리 태국이 이번 대회에서 잘했으나 동남아시아 팀이 아시아 상위권에 속하는 한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한국의 경기 내용이 최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격 과정에서 답답한 모습이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잦은 패스 미스에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하여 경기를 어렵게 이기는 경향이 있다. 8강 일본전에서는 경기 막판 장현수 페널티킥 골에 의해 1-0으로 겨우 이겼다.
태국전에서는 아시안게임 4강 징크스가 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진행되는 만큼 개최국이자 아시아 축구 정상급 팀에 걸맞는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태국을 넘어 결승에 진출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