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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 정말 가능할까?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이 이번 대회 조별예선 일정을 모두 마쳤다. A조 3경기 전승을 거두면서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으며 앞으로 남은 4경기 연속 승전보를 전하면 금메달 획득하게 될 것이다.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A조 1차전 말레이시아전 3-0, 2차전 사우디 아라비아전 1-0, 라오스전 2-0 승리를 거두었다. 시원스러운 대량 득점 경기는 없었으나 예선에서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 의미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한국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느냐 여부다.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동안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으며 6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 조차 실패했다. 최근 대회였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사진=인천국제공항역에서 봤던 인천 아시안게임(=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마스코트 (C) 나이스블루]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종목에 참가중인 이광종호가 A조 예선 3경기에서는 모두 이겼으나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을 장담하는 사람은 아마도 적을 것임에 틀림 없다. 말레이시아, 사우디 아라비아, 라오스를 제압했음에도 경기 내용이 모두 안좋았다. 답답한 공격 전개와 부정확한 패스 미스 거듭, 공격 옵션들의 수비시 집중력 부족, 김신욱-윤일록 부상, 이용재 부진, 라오스전에서 드러난 주전과 백업 선수의 뚜렷한 기량 차이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약점들이 노출됐다.

 

그럼에도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두었던 것은 상대 팀 전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문제는 김승대 3경기 연속 골이 없었다면 3전 전승까지 불투명했을 것이다. 김승대 득점이 있었기에 말레이시아전과 라오스전에서 후반전이 한창일 때 그의 한 방에 의해 승부의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는 김승대 결승골 없었다면 한국이 비겼을지 모른다.

 

 

한국의 A조 예선 3경기를 놓고 보면 팀으로서 하나로 완성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A조 최약체로 꼽혔던 라오스에게 조차 공격시의 부분 전술 정확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상대 팀의 밀집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종호 선제골이 전반 막판에 터져서 다행이었으나 그 장면 마저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욱 씁쓸했던 경기가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김신욱 타박상과 윤일록 부상 이탈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치면서 개인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의 영향력이 토너먼트에서 반감될 수도 있다. 더욱 아쉬운 것은 김신욱 대체자 이용재의 사우디 아라비아전, 라오스전 부진이 찜찜하다.

 

그나마 김승대가 A조에서 잘했으나 토너먼트에서는 상대 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릴 위험이 따른다.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김승대 의존도를 줄이려면 그의 주변에 있는 동료 선수들이 상대 팀 선수들의 시선을 자신쪽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과감한 1대1 돌파와 주변 선수와의 원투 패스를 통한 예측 불가능한 공격력을 전개하며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김승대와 약속된 움직임에 의한 패스를 주고 받거나 또는 김승대가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마련할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력은 팀의 조직력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한국이 앞으로도 팀 공격의 짜임새가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면 토너먼트에서 고전할 것이다.

 

만약 레버쿠젠이 손흥민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차출 허락했다면 이광종호 경기력이 지금보다 더 좋아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손흥민은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에서 볼 수 없다. 그가 대표팀에 차출된다고 할지라도 동료 선수들이 손흥민과 톱니바퀴 같은 연계 플레이를 펼칠지 여부조차 의문이다. 한국은 선수들의 개인 능력 이전에 조직력 조차 완성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토너먼트 최대의 불안 요소는 체력이다. 아무리 한국이 16강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지라도 빠듯한 경기 일정에 따른 선수들의 피로도가 경기를 치를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라오스전에서는 일부 핵심 선수가 결장했거나 적은 출전 시간을 소화한 것이 다행이나 주전과 비주전의 경기력 편차를 줄이지 못했다. 이대로는 한국의 금메달 전망이 불투명하다. 경기력 개선을 위한 이광종 감독의 승부수가 더욱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다가왔다.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긍정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금메달 따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