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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타짜2 후기, 재미 아닌 불편함 컸던 영화

추석 같은 명절에 즐기기 좋은 문화 콘텐츠는 영화입니다. TV에서는 추석특선영화를 보여주거나 극장에서는 새로 개봉한 영화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하죠. 추석 연휴 이전까지 일일 관객수 1위를 기록했던 영화는 타짜2(=타짜 신의 손)였습니다. 개봉 이전부터 최승현(=빅뱅 탑), 신세경 주연 영화라는 이유로 여론에서 말이 많았는데 저의 실제 관람 소감을 올려볼까 합니다. 저의 타짜2 후기 이렇습니다.

 

우선, 이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타짜2는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티켓 끊기 전까지는 잘 몰랐던 부분인데 막상 영화를 보니까 타짜2 청불 이유 잘 알게 되었더군요. 잔인한 장면들이 여럿 나오는 이유도 있으나 청소년들이 봐서는 안 될 장면들도 있습니다. 왜 청불인지 쉽게 짐작이 가더군요. 저의 타짜2 후기 올리겠습니다.

 

[사진=저의 타짜2 관람 인증샷]

 

저는 주연 배우가 영화의 흐름을 주도하지 못하는 작품은 좋게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 배우의 영화'라는 이미지가 안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주연 배우가 영화에서 많은 장면에 나타나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작품이 절정을 지나 결말로 접어들었을 때 영화의 흐름을 주도하지 못하는 무게감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 영화는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주인공의 연기력 부족이나 또는 감독의 연출력 부재 등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쉽죠. 이러한 부분 때문에 올해 개봉했던 찌라시와 군도는 개인적으로 좋은 영화라고 판단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론에서는 타짜2 개봉 이전부터 최승현, 신세경 주연 영화인 것을 불안 요소로 여겼습니다. 타짜1에서 타짜2로 넘어오면서 주연 배우가 조승우에서 최승현, 김혜수에서 신세경으로 바뀐 셈이나 다름 없습니다. 최승현과 신세경이 20대 연기자 중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나 연기파 배우 조승우와 김혜수 몫을 채워주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기력에서 최승현-신세경은 조승우-김혜수에 비하면 아쉬움이 나타났던 것이 분명하죠.

 

 

개봉 이후의 타짜2 입소문을 보면 '재미있다'는 여론의 평가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해적처럼 흥행 성공하는 것 아닐까?'라는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해적이 개봉 이전까지는 여름 개봉 영화 빅4 중에서 최약체로 꼽혔으나 지금은 관객수 700만 명 넘는 반전을 이루었죠. 해적 흥행의 일등 공신 유해진이 타짜2에 출연하면서 이 영화를 즐겁게 관람하는 기대감을 쉽게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너무 기대가 컸던가요? 타짜2 보면서 웃었던 것은 단 1번에 불과했습니다. 김윤석 멘트에서 잠깐 웃었을 뿐이에요. 영화가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한 설정이 여럿 있었음에도 저로서는 웃기지 않았습니다. 유해진이 영화 전반부에 집중적으로 나왔을때까지는 흥미진진했는데 유해진 파트와 김윤석 파트 사이의 영화 흐름이 밋밋했습니다. 어떤 장면이 나왔는지 기억에 나지 않을 정도에요. 김윤석 파트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막바지에서는 타짜2 전개가 뻔할 뻔이 되더군요. 제가 결말을 말해줄 수는 없지만 타짜1과 달리 뭔가 아쉽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고요.

 

타짜2는 거의 곽도원 영화나 다름 없었습니다. 곽도원이 영화의 흐름을 장악했더군요. 그가 출연했던 장면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 영화도 악역이라서(올해 초 개봉했던 남자가 사랑할 때는 곽도원 비중이 적어서 논외) 처음에는 관심 깊게 보지 않았어요. 이제는 대중들에게 악역 배우로 익숙해졌고 타짜2에서는 평범한 동네 아저씨 이미지로 나왔어요. 그런데 영화가 점점 갈수록 곽도원에게 무게감이 실립니다. 무시못할 존재로 나오게 되죠. 겉은 평범한데 속이 악랄했던 캐릭터였습니다. 그 역할을 정말 잘 표현하더군요. 김윤석과의 존재감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각종 영화에서 조연급으로 나오기에는 아까운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글이 전개될수록 최승현과 신세경 언급을 많이 안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타짜2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 더 빛났던 영화라서 저는 조연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최승현은 발성, 신세경은 표정 연기에서 아쉬웠어요. 곽도원-유해진-김윤석 같은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의 출연이 타짜2를 '볼만한 영화' 수준으로 높였으나 한편으로는 최승현과 신세경의 존재감이 이들에게 점점 묻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에 전체적으로 재미를 못느꼈고 오히려 불편했습니다. 관람석에서 웃는 분들이 많았음에도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