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명량 비판한 것이 어제 화제가 됐습니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진중권 명량 비판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죠. 제가 진중권 교수의 트위터 메시지에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제 오후부터는 개인적인 스케줄 때문에 포스팅 작성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후에 저의 생각을 적어놓게 되었네요. 그 메시지가 어떤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봤기 때문에 이 포스팅에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명량을 좋게 봤던 사람입니다. 이 영화가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할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말입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아무래도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 때문인 것 같아요. 이순신 장군에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진중권 교수 트위터 메시지에 살짝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게 되더군요.
[사진=저의 명량 관람 인증샷]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봤던 영화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무조건 좋은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군도가 대표적인 예였죠. 명량 개봉 이전까지 일주일 동안 약 310만 관객을 기록했으나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명량 돌풍과 맞물려서 관객이 점점 감소했죠. 그럼에도 개봉 이후 7일 동안 약 310만 관객을 나타낸 것은 개봉 시기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여름 휴가 및 방학 시즌을 맞이했던 것과 더불어서 날씨까지 더웠습니다. 사람들은 극장 같은 시원한 곳에 있고 싶어했죠. 군도가 명량-해적-해무보다 빨리 개봉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 초기에는 많은 관객을 기록하기 쉬웠습니다. 하정우-강동원 주연 영화라는 특징과 더불어서 말이죠.
명량은 군도에 비하면 좋은 평가가 많습니다. 개봉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여론에서 호평이 쏟아졌죠. 기록적인 흥행 행진을 이어가는 것도 입 소문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영화는 개봉 초기 입 소문이 얼마나 좋게 타느냐에 따라 흥행 여부가 좌우되는 것 같더군요.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명량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면서 극장에 가고 싶은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일각에서 스크린 독점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명량이 거듭 매진되는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진중권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명량을 혹평했습니다. 그 메시지를 통해 명량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비로소 균형이 맞아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까지는 명량 호평하는 흐름이 매우 두드러졌으나 그렇다고 혹평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혹평이 호평에 완전히 묻혔죠. 개인적으로는 명량을 좋은 영화라고 칭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최민식 연기력에 의존하는 영화의 흐름이 아쉽더군요. 최민식의 이순신 연기 및 명량해전이 너무 강조되면서 류승룡-진구-이정현 비중이 적었거나 캐릭터가 묻혔습니다.(그나마 이정현 연기력이 빛났던) 류승룡 비중이 컸다면 이 영화의 스토리가 더욱 흥미진진했을지 모릅니다.
명량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했던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한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했던 영화가 된다고 할지라도 작품의 단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명량을 좋게 봤던 저로서도 아쉬운 점을 느끼게 되니까요. 아무리 많은 관람객이 누적된 영화라고 할지라도 장점과 단점은 다 있습니다. 지난 1년 사이에 1000만 관객을 넘었던 변호인과 겨울왕국도 장단점이 서로 존재하면서 이 영화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었죠. 두 영화 못지않게 크게 히트했던 설국열차, 관상, 수상한 그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떤 영화든 항상 호평만 얻을 수는 없겠죠.
다만, 명량이 진중권 교수 메시지처럼 졸작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 같네요. 저는 명량을 졸작으로 판단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좋게 봤죠. 하지만 진중권 교수가 명량을 혹평했던 전체적인 분위기를 놓고 보면 공감됩니다. 명량이 크게 히트했다고 작품성까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렇게 진중권 교수 메시지에 대한 저의 시선은 두 가지로 갈립니다. 분명한 것은 명량을 극장에서 봤던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변함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