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한국 축구 노답, 이대로는 월드컵 망신 당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력은 한마디로 노답 그 자체였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정답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8일 남은 브라질 월드컵 H조 1차전 러시아전에서 승전보를 전할 희망의 여지는 있으나 지난달 28일 튀니지전 0-1 패배, 이번 가나전 0-4 대패를 놓고 보면 그야말로 참담합니다. 이대로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망신 당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래야겠죠.

 

평가전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문제점은 평가전 내용 조차 2013년 하반기 홍명보호 출범 초기만도 못한 현실입니다. 이번 가나전을 놓고 보면 선수들의 활동량과 체력이 100%가 아닙니다. 8일 뒤 러시아전에서 최상의 몸 상태로 90분 동안 경기에 임할지 여부 조차 불투명합니다.

 

 

[사진=한국전 4-0 승리를 발표한 가나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ghanafa.org]

 

한국의 가나전 0-4 패배가 실망스러우면 이 글을 추천해주세요. 손가락 버튼 누르시면 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브라질 월드컵 여행을 갈까말까 고민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컵을 현장에서 못봤으니까요. 2002년 한일 월드컵때는 불행히도 고3이었으며 아직까지 해외 여행을 못가봤습니다. 그래서 브라질 월드컵이 생애 첫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한국 대표팀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 브라질 안가길 잘했습니다.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할지라도 저의 선택은 여전히 옳다고 생각할 겁니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은 유난히 정이 안갑니다.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지지 않아요.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브라질 월드컵에 임하는 한국 대표팀에 대한 여론의 불신이 점점 극에 달했으니까요. 그 이유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어서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지만(다만, 저의 생각이 여론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대표팀 경기력을 놓고 보면 재미도 없고, 투지도 없고,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고 상대 팀을 반드시 이기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분한 것은 한국이 가나전 0-4 패배는 국내 시간 기준으로 지난주 토요일 일본이 잠비아를 4-3으로 제압했을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똑같이 아프리카 팀과 평가전을 치렀던 공통점이 있었죠.(가나와 잠비아의 수준 차이는 논외) 일본은 전반 중반까지 0-2로 밀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스코어를 3-2로 뒤집었고, 후반 막판에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1분 뒤 오쿠보 요시토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4-3으로 이겼습니다. 2골 차이로 밀려도, 경기 종료를 앞두고 동점골 내줘도 반드시 경기를 이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일본은 한국처럼 A매치에서 실점이 잦으면서 수비 조직력이 불안한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과는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스코어 열세에 흔들리지 않고 반드시 골을 넣기 위해 짜임새 넘치는 공격 전개에 열을 올리는 선수들의 기술력과 집중력이 돋보이며, 혼다 케이스케와 카가와 신지 같은 개인 기량이 뛰어난 2선 미드필더들이 배치되었고, 엔도 야스히토와 오쿠보가 일본 전력의 구심점이 되면서 팀의 경험을 채웠습니다. 특히 오쿠보의 최종 엔트리 깜짝 발탁은 지금까지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신의 한 수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 달리 공격 전개 과정에서 좀처럼 패스를 내주고 받을 공간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상대 팀 문전에서 많은 골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약속된 패스 플레이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경기 내내 가나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할 수 밖에 없었죠.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 부진도 걱정스럽습니다. 지금 폼이라면 월드컵 본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교체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구자철이 한국 대표팀 주장이라 교체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아쉬운 문제는 경험 많으면서 개인 기량까지 뛰어난 한국인 선수가 없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박지성과 이영표가 든든하게 버텨주면서 후배 선수들이 따라올 수 있었으나 이번 대표팀에서는 그런 유형의 선수가 없습니다. 20대 후반이나 30대에 속하는 선수들도 있으나 이 선수들은 이번 평가전에서 부진했으며 붙박이 주전도 장담 못합니다. 스쿼드가 런던 올림픽 세대 위주라서 전체적으로 젊은 편에 속하는데 이런 팀은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기 쉬운 단점이 있습니다.

 

한국이 월드컵 돌풍을 위한 현실적 해답은 벼락치기가 될 것 같지만 제대로 통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벼락치기 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