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92만원으로 알려졌던 LG전자 최신형 스마트폰 G3 가격이 실제로는 그보다 더 적은 액수였습니다. 27일 오전 SK텔레콤 공식 휴대폰 쇼핑몰 티월드 다이렉트에서 제가 직접 G3 가격을 살펴봤더니 출고가에 89만 9800원으로 표기됐습니다. 90만원보다 200원 더 적은 금액에 판매되나 실질적으로는 90만원 스마트폰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해 같았으면 90만원 넘었을지 모릅니다.
G3 가격 89만 9800원은 지난해 출시되었던 G2의 95만 4800원보다 더 싸졌습니다. G3 스펙이 G2보다 더 좋음에도 가격을 5만 5000원이나 내린 것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가 있었죠.
[사진=티월드 다이렉트에서 G3 출고가에 89만 9800원으로 표기됐습니다. (C) 티월드 다이렉트 모바일 홈페이지 캡쳐(m.tworlddirect.com)]
G3 가격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90만원대로 알려졌습니다. 여론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5를 기점으로 주요 스마트폰 가격이 예전보다 낮춰진 최근의 추세에 많은 분들이 익숙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갤럭시S5는 86만 6800원에 출시되었으며 지난해 등장했던 갤럭시S4 89만 9800원보다 더 저렴했습니다. 그 이후에 공개된 팬택 베가 아이언2(78만 3200원) 소니 엑스페리아 Z2(79만 9000원)는 갤럭시S5보다 더 저렴하게 출시됐습니다.
베가 아이언2와 엑스페리아 Z2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갤럭시S5보다 가격을 더 낮게 잡았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 분들이 많았던 만큼 갤럭시S5와 경쟁하는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최신형 스마트폰 가격을 갤럭시S5보다 낮출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LG전자는 팬택, 소니와 달랐습니다. G3 가격이 갤럭시S5보다 3만 3000원 더 비쌉니다.
그 이유는 G3 '주요 스펙'이 갤럭시S5를 능가하면서 크기까지 넓기 때문입니다. G3는 5.5인치 쿼드HD(QHD, 2560 x 1440) 해상도가 지원되는 스마트폰입니다. 갤럭시S5의 5.1인치 풀HD(1920 x 1080)보다 동영상 화질이 더 좋으면서 크기가 더 넓습니다. 메모리에서도 G3가 3GB RAM이라면 갤럭시S5는 2GB RAM입니다. 배터리는 G3가 3000mAh이며 갤럭시S5는 2800mAh입니다. (참고로 이 글에 언급된 G3 스펙은 며칠 전 인터넷에서 나돌았던 유출 이미지를 참고했습니다. G3 사전 설명회에서 G3 스펙이 찍힌 이미지가 인터넷에 전파되었죠.)
그렇다고 G3 스펙이 갤럭시S5를 완전히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카메라 후면 화질에서는 G3가 1300만 화소이나 갤럭시S5는 1600만 화소입니다. 아울러 G3는 USB 2.0 지원이 아쉽습니다. G3가 갤럭시S5보다 더 좋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죠.
그럼에도 G3는 QHD가 지원되면서 500ppi(인치 당 화소 수)를 능가하는(538ppi) 제품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갤럭시S5를 비롯한 올해 봄에 출시된 스마트폰들에 비해서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G3 5.5인치 크기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의 5.7인치보다 약간 작습니다. 갤럭시노트3가 지난해 하반기 106만 7000원이라는 출고가에 나왔음을 떠올리면 G3 89만 9800원은 적정한 가격일 수도 있습니다. 89만 9800원이라는 가격만을 놓고 보면 비싸게 느껴지나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관건은 G3가 과연 한국에서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 여부입니다. 아무리 제품이 뛰어나도 많이 안팔리면 소용없죠. G3 판매량 향상을 위한 LG전자의 마케팅이 앞으로 중요해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