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가 2014시즌 미국 메이저리그를 평정할 기세입니다. 지난 15일 지역 라이벌 뉴욕 메츠 원정에서 완봉승을 달성하며 시즌 6승 및 무패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지난해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동하면서 28연승을 달성했는데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6연승을 이어가면서 현재까지 34연승을 질주중입니다. 그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패전 투수가 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흔치 않는 일입니다.
아무리 야구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도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어렵습니다. 메이저리그는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활동하는 곳이니까요. 다나카도 시즌 전까지는 '과연 미국에서 통할까?' 여부에 관심이 쏠렸죠. 그런데 이 선수가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그야말로 거침 없었습니다. 아시아 선수 최고 연봉을 받을만 합니다.
[사진=다나카 마사히로 (C) 뉴욕 양키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newyork.yankees.mlb.com)]
우리가 분명히 인정해야 할 것은 일본의 야구 실력이 한국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대표팀 전력은 비슷합니다. 한국이 일본을 이겼던 때가 있었고 그렇지 않았을 때도 있었죠. 하지만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은 일본에서 많이 배출되면서 인프라도 일본이 더 우세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두각을 떨쳤던 일본인 선수들도 지속적으로 등장했으며 이제는 다나카까지 그 대열에 가세했습니다. '아직 시즌 초반일 뿐'이라고 대수롭게 생각했던 사람이 없지 않았겠지만 뉴욕 메츠전 완봉승은 '이 선수가 얼마나 뛰어난 투수인가'라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다나카는 벌써부터 메이저리그의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중입니다. 현재까지 다승 공동 2위(6승) 탈삼진 공동 2위(66개) 평균 자책점 공동 4위(2.17) WHIP 1위(0.91, WHIP는 이닝 당 출루 허용률을 말함)로 승승장구 중이죠. 메이저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 특성상 신인왕 달성 여부를 장담할 수 없으나 지금까지의 기세라면 수상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2001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 선수(MVP)를 동시 달성했던 같은 팀 동료 스즈키 이치로(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의 전례라면 다나카도 올해 뭔가 수상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듭니다.
다나카의 지금까지 활약만을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활동중인 아시아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싶은 생각입니다. 지난 1월말 뉴욕 양키스와 7년 간 1억 5500만 달러(약 1590억 원)의 계약을 맺었는데 그 당시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거액 계약을 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신인이 엄청난 규모의 연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례적입니다. 2013년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28연승을 거두면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렸던 것, 우수한 투수를 영입하겠다는 뉴욕 양키스의 의지가 서로 맞물리며 초대형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특히 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부자 구단이자 많은 인기를 얻는 팀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특정 선수 영입에 거액을 지출하기로 잘 알려졌죠.
다나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추신수가 아시아 선수 최고 연봉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2월말 FA(자유계약) 조건에 의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면서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약 1333억 원)의 연봉을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최고 연봉이 1개월 지나서 다나카가 새롭게 경신했죠. 그때 국내 여론에서는 '다나카 연봉이 과연 적정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현상은 당연합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인물이 7년간 1억 5500만 달러의 연봉 계약을 맺은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심지어 다나카 연봉은 LA다저스 에이스 류현진 연봉 6년 총액 3600만 달러(약 370억 원)를 뛰어 넘습니다.
이제는 다나카 연봉이 추신수에 이어 류현진을 능가하는 이유를 실감했습니다. 아직 시즌 초반임을 감안해도 초대형 계약에 어울리는 활약상을 보여줬죠. 그 기세를 장기간 이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겠지만 지금까지의 활약만을 놓고 보면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자리를 계속 지킬 기세입니다. 그의 향후 할약상에 대하여 메이저리그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