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세계적인 권위가 높은 스포츠 단체입니다. 올림픽을 주최하기 때문이죠. 그곳 홈페이지에 있는 콘텐츠는 지구촌의 수많은 누리꾼들이 접속하며 세계 스포츠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특히 기사 만큼은 일반 언론에서 전하는 기사보다 신빙성이 높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저의 판단이었습니다. 언론에서는 단순 루머를 제기하거나 번역이 적절치 않은 외신을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런데 현지 시간으로 3월 6일 IOC 홈페이지에 납득하기 힘든 기사가 등장했습니다. "유스 올림픽 게임이 소치 올림픽 성공에 영감을 주었다(Youth Olympic Games inspire Sochi successes)"라는 기사의 소제목에 'Golden girl'이라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그 부분에서 말하는 골든걸이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이며 그 기사에 김연아가 소트니코바에 패배 인정했다는 부분이 언급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사진=김연아 (C) 소치 올림픽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sochi201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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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홈페이지 원문에서는 소트니코바가 자신의 금메달 소감을 인터뷰로 전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소트니코바는 "경기가 나의 조국에서 펼쳐졌고 나는 금메달을 따냈다. 나의 인생에서 기억될 매우 특별한 기분을 느낀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그 뒷 부분에 뜬금없이 김연아 인터뷰가 등장했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이러하며 현재 IOC 홈페이지 해당 기사에 없습니다.
Kim was magnanimous in defeat: “She put on a great show,” said the Korean of her young Russian rival.“She’s a highly technical skater and was very difficult to beat tonight. I saw her in Innsbruck as part of my role as Games ambassador. We both battled for gold tonight, but she managed to come out on top.
"김연아는 패배에도 관대했다. "그녀는 훌륭한 공연을 보여줬다"며 그 한국인은 젊은 러시아 라이벌에게 말했다. "그녀는 높은 기술력이 있는 스케이터이며 오늘 밤 그녀를 이기기 매우 어려웠다. 나는 유스 올림픽 대사로 참여했던 인스부르크에서 그녀를 봤다. 우리는 금메달을 위해 밤에 경쟁했으나 그녀가 정상에 올랐다"
이러한 부분이 IOC 홈페이지에 언급된 것은 다른 사람이 기사를 봤을 때 '김연아가 소트니코바에게 패배한 것을 인정했다'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당시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유심히 안봤던 사람이라면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보다 더 잘했구나'라는 것을 인지할지 모릅니다. 그것도 김연아 인터뷰가 IOC 홈페이지에 공개되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그대로 믿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IOC의 권위와 상징성을 떠올리면 충분히 그럴만 합니다. 또는 김연아가 심판의 편파 판정 논란을 뒤로하고 소트니코바 금메달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된 부분은 김연아측에서 오보라고 밝혔고 IOC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부분이 없어졌습니다. 결국 IOC 홈페이지의 김연아 인터뷰는 허위 글이었습니다. IOC는 홈페이지를 통해 소트니코바 금메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을지 모르겠는데 김연아 인터뷰를 사실과 다르게 꾸미면서 언급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참으로 IOC 답지 못한 태도입니다. 김연아와 관련된 왜곡 보도는 국내 여론 입장에서 어이없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소치 올림픽이 끝났음에도 김연아 금메달 되찾기와 관련된 이슈는 별 다른 진전이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서명운동이 활발했을뿐이죠. 국내 스포츠 단체들이 해당 경기 판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김연아가 금메달을 받아야한다고 나섰으면 좋겠는데 실제로 그렇게 대응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대응을했어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소식이 여론에서는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IOC 홈페이지 오보도 씁쓸하나 지금 분위기라면 김연아가 금메달을 되찾을지 의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