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는 통계적 관점에서 한국인 선수의 금메달 달성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22년 동안 6번의 동계 올림픽 중에 5번이나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한국인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1992년과 1994년 김기훈, 1998년 김동성, 2006년 안현수(지금의 빅토르 안), 2010년 이정수가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쇼트트랙의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결정타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 1000m에서도 한국인 선수의 강세가 예상됩니다. 만약 한국인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면 그 선수의 국적이 한국인지 아니면 러시아인지 관심을 끕니다. 러시아에서는 안현수, 한국에서는 이한빈이 1000m 금메달 후보로 꼽힙니다. 안현수가 2006년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1000m 도전에 나선다면 이한빈은 김기훈-김동성-안현수-이정수에 이어 한국의 올림픽 1000m 영광을 이어갈 기대주로 꼽힙니다.
[사진=안현수 (C) 소치 올림픽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sochi2014.com)]
남자 1000m의 강력한 우승후보는 캐나다의 샤를 아믈랭입니다. 2013/14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000m 랭킹 1위를 기록중인 선수입니다. 랭킹 2위가 안현수이며 이한빈은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8위에 이름을 올렸죠. 아믈랭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 5000m 계주에서 캐나다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으며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는 2관왕(500m, 5000m 계주)에 올랐습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도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으며 이번 1000m에서는 2관왕을 꿈꾸고 있습니다.
안현수와 이한빈이 1000m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려면 기본적으로 아믈랭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단거리와 중장거리, 계주를 가리지 않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1500m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충분히 과시하며 정상에 올랐고요. 내공이 강한 선수지만 쇼트트랙 특성상 돌발 변수가 잦기 때문에 안현수와 이한빈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두 선수가 아믈랭을 제치고 금메달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물론 저만의 바람은 아니겠죠.
많은 사람들은 안현수의 1000m 금메달 획득을 기대할 것입니다. 실제로 올 시즌 월드컵 1000m 성적을 살펴보면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그는 2차 대회에서 1분 27초 683으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1위였던 우 다징(중국)과의 기록 차이가 0초 021에 불과했을 정도로 선전했죠. 3차 대회에서는 1분 23초 487로 2위에 올랐는데 1위 아믈랭과의 차이는 0초 041 뿐입니다. 이러한 기세라면 소치 올림픽 1000m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이한빈이 금메달 따내는 모습도 기대됩니다. 한국 선수단이 소치 올림픽 개막 이후 일주일 동안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에 그치면서 종합순위 15위에 머물렀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려면 금메달 따는 선수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래서 이한빈이 한국의 금메달 텃밭이었던 1000m에서 분발할 필요가 있죠. 올 시즌 월드컵 1000m 1차 대회에서 1분 25초 084로 3위를 차지한 것이 눈에 띱니다. 과연 소치 올림픽 1000m에서 어떤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