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펼쳐질 소치올림픽에서 기대되는 인물 중에 한 명이 러시아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29, 한국명 안현수, 이하 안현수로 표기)입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때는 3관왕을 달성하며 한국 쇼트트랙이 세계 최강임을 널리 알렸으나 8년 뒤 소치올림픽에서는 개최국 러시아 선수로 출전할 예정입니다. 그 이후 파벌 같은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2011년 12월 러시아에 귀화했는데 한국 여론의 옹호를 받았고 지금도 그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안현수가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 받기를 원하고 있죠.
안현수는 한국 시간으로 20일에 진행된 2014 유럽 쇼트트랙 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을 달성했습니다. 남자 500m, 1000m, 3000m에 이어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죠. 한국 대표팀 선수 시절을 화려하게 빛냈던 포스가 지금도 여전했습니다. 현재의 경기 감각이라면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사진=안현수 (C) 러시아 빙상연맹 공식 홈페이지(russkating.ru)]
현실적으로 안현수의 소치올림픽 금메달 전망은 밝습니다. 올림픽이 개최국 러시아에서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러시아 대표라서 일종의 홈 어드벤티지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불안 요소로 꼽혔던 나이도 경기력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29세의 나이가 쇼트트랙에서는 많은 편에 속한다고 합니다. 사실, 안현수의 한국식 나이는 30세죠. 그럼에도 실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을 보면 노련미가 발달된 것 같습니다. 또한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는 19일 기사를 통해 러시아의 올림픽 메달 희망 10명 중에 한 명으로 안현수를 꼽았습니다.
물론 안현수가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받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격렬한 기록 경쟁을 펼치면서 다른 선수와 몸을 부딪히기 쉬운 쇼트트랙 특성상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따를 수 있다고 봅니다. 안현수가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받거나 결선 진출에 만족해도 실전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의 박수 갈채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성적에 대해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통해 세계 No.1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럼에도 최근의 행보를 놓고 보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받을 것 같은 기대를 느낍니다. 2013/2014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500m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2차 대회에서는 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 1500m 동메달을 수상했으며 3차 대회에서는 500m와 1000m에 이어 5000m 계주에서 은메달만 3개를 따냈습니다. 4차 대회에서는 500m 금메달, 1500m와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냈는데 특히 이 대회는 러시아의 콜롬나에서 진행됐습니다. 소치올림픽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가질 수 있죠.
이번 유럽선수권 4관왕은 올림픽을 앞두고 유럽 최고의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 인정 받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올림픽 같은 세계 무대에서는 한국과 캐나다, 미국 같은 다른 대륙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겠으나 적어도 유럽에서는 No.1이 됐습니다. 그런 안현수는 2013/2014시즌 남자 500m 세계 랭킹 1위이며 1000m에서는 2위, 1500m에서는 3위에 속했습니다. 5000m 계주에서는 러시아가 3위에 있더군요. 이러한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면 소치올림픽에서 최소한 메달을 따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유럽선수권 4관왕이라는 성과가 더해지면서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안현수는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동기부여가 클 겁니다. 한국 대표팀 선수 시절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올림픽에서 보여주고 싶겠죠. 한편으로는 한국 쇼트트랙이 소치올림픽 남자 부문에서 과연 금메달을 받을지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어쨌든 쇼트트랙에 대하여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이야깃거리가 많을 것 같습니다. 소치올림픽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