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8일에 개봉했던 영화 변호인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1월 19일 새벽에 누적 관객수 1000만 명을 넘겼으며 개봉한지 33일 만에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국 영화로는 9번째로 1000만 관객을 넘어섰으며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까지 더하면서 10번째 천만 영화가 됐습니다. 개봉하자마자 질풍 같은 흥행 질주를 이어갔으며 역대 최다 관객 영화로 꼽히는 아바타(1362만 명)보다 6일 더 빨리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운집했다고 합니다.
주인공 송강호의 기록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6년 영화 <괴물>에 이어 8년 만에 1000만 관객을 운집시킨 배우가 됐습니다. 이번달 초에는 지금까지 출연했던 영화들의 총 관객이 8000만 명을 넘겼다고 합니다. 다수의 영화에서 주연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8000만 돌파가 의미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개봉했던 <설국열차><관상>에 이어 3개 작품 연속 9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기록했습니다.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흥행 배우가 됐습니다.
[사진=저의 변호인 관람 인증샷]
변호인 흥행 성공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였으니까요. 주연과 조연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의 연기력이 모두 좋았고 관객들의 기억에 남았을 인상 깊었던 장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캐릭터들의 개성도 뚜렷했고 1978년과 1981년 당시의 분위기가 영화에서 제대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스토리 구성이나 예측 불허의 장면들을 통해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 것도 좋았습니다.
이를 요약하면 콘텐츠의 힘이 막강했던 것이죠.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콘텐츠의 퀄리티가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이러한 경향이 뚜렷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문화 생활을 즐기고 싶은 욕구가 커졌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콘텐츠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죠. 그로인해 한국 영화의 퀄리티가 나날이 향상되었으며 좋은 작품들이 끊임없이 배출됐습니다. 변호인도 그 중에 하나가 되었는데 현재 1000만 관객을 운집했으며 이제는 역대 최고의 한국 영화 흥행작이 될지 앞으로의 관객 추이를 지켜보고 싶네요.
변호인은 개봉 초기에 입소문이 좋았습니다. 주로 '영화가 좋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고, 크리스마스와 연말 기간에 걸쳐 놀라운 관객 수를 나타내면서 끝없는 흥행 질주를 나타냈습니다. 변호인과 흥행 맞대결을 펼칠만한 영화가 <용의자> 이외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것도 1000만 돌파의 또 다른 원인 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변호인과 용의자는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었죠. 다른 화제로 전환하면 근래에는 쌍끌이 흥행 사례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심리를 읽을 수 있습니다.
만약 변호인이 올해 1월 중순이나 설날 연휴 이전에 개봉했다면 지금과 같은 흥행 기록을 나타냈을지 의문입니다. 관객들이 볼만한 영화들이 최근에 개봉했거나 곧 극장에서 상영 될 예정이죠. 전자는 <겨울왕국> 후자는 <피끓는 청춘><남자가 사랑할 때><수상한 그녀><조선미녀삼총사><폴리스 스토리 2014>가 있죠. 이 부분도 결과론적 관점이지만 변호인이 지난해 12월 18일에 개봉한 것은 흥행 성공에 있어서 타이밍이 좋았습니다.
이제는 변호인이 1000만 관객을 넘었기 때문에 '저 영화가 흥행 성공할까?'라는 의구심을 더 이상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봤던 영화인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극장에서 인상 깊게 봤던 영화 중에 변호인을 떠올리는 분들도 적지 않겠죠.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수없이 많은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예전 영화에 대한 존재감이 잘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스토리가 어땠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변호인은 한동안 저의 기억 속에 쉽게 잊혀지지 않을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