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13년에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영화가 <용의자> 였습니다. 현재 극장에서 가장 흥행하는 영화가 <변호인>이지만 개봉 첫 날이었던 지난해 12월 18일에 봤습니다. 용의자는 변호인보다 약간 늦은 12월 24일에 개봉했었고 26일에 이 영화를 관람하게 됐습니다. 당초에는 변호인 이후에 다른 영화를 보려고 했다가 그 영화보다 용의자 반응이 더 좋은 것 같아서 선택을 바꿨습니다.
용의자는 현재까지 244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3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용의자 손익분기점이 약 350만 명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이상의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지금까지의 추세라면 흥행 성공을 굳힐 것으로 보입니다. 공유, 박희순, 조성하, 유다인 주연의 용의자가 어떤 영화인지 저의 후기를 올립니다. 혹시 이 영화를 변호인과 비교하는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저의 용의자 관람 인증샷]
용의자의 개봉일은 12월 24일 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2013년 연말, 2014년 1월 1일 연휴를 통해 많은 관람객의 주목을 끌겠다는 목표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봤고요. 이에 대하여 변호인과 쌍끌이 흥행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 저는 그게 맞다고 봅니다. 누군가는 용의자가 변호인보다 인기가 떨어지지 않았냐고 판단할지 모르겠는데 오히려 변호인 효과가 있었음에 용의자 관람객이 많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각에서는 변호인이 재미가 없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하여 공감하지 않습니다. 영화 전반부에 송강호가 충분한 재미를 줬다고 봅니다.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목적으로 제작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모든 사람들이 영화에 대하여 똑같이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죠. 아무래도 연말에는 사람들이 재미있는 영화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한 해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거나 충전 차원에서 자신에게 기쁨을 선사할 영화를 보고 싶을 겁니다. 다만, 2012년 연말과 2013년 연말은 다른 분위기였죠. 각각 레미제라블과 변호인에 대한 반응이 좋았으니까요.
용의자는 연말에 관람하기에 가장 적절한 영화였습니다. 개봉일이 적절했고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추격신 이었습니다. 지금까지 TV와 영화에서 봤던 추격신보다 디테일하면서 스릴이 넘칩니다. 제작진이 추격신에 많은 신경을 쏟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볼 수록 '한국 영화가 추격신을 저렇게 잘 만들어내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서 자동차를 이용해서 계단을 내려오는 추격신이 놀라웠습니다. 반전도 있어서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하더군요.
많은 분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공유를 주목할텐데 저는 최경희(유다인 분)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경희는 전직 기자였으나 무언가의 이유로 해고를 당하면서 프로덕션 PD로 나오게 됐습니다. '진실을 전하겠다'는 기자 정신이 투철하게 반영된 캐릭터로 나왔고 유다인이 다부지게 연기를 잘했습니다. 최경희가 영화 내내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동철(공유 분)이 외롭지 않았습니다. 영화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는 조대위(조재윤 분)가 아닐까 싶네요. 앞으로 다른 영화에서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얼마전에 종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김성균을 알게 되었던 분이라면 용의자에서 리광조 역할을 맡은 것을 보며 '김성균 악역 연기'를 낯설게 인식할지 모릅니다. 실제로 제가 영화를 봤을 때는 김성균이 화면에 등장하자 몇몇 관객들이 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성균은 지금까지 악역 전문 배우로 잘 알려졌고 이 영화에서도 리광조라는 악역을 맡으며 지동철과 대립했습니다. 하지만 리광조보다 더욱 심한 악역이 따로 있었습니다. 누군지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 다만, 용의자에서 김성균의 비중이 작은 것이 아쉽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김성균의 인기가 대중적으로 높아졌다는 뜻이죠.
따라서 저는 용의자가 변호인 효과의 여부를 떠나 충분히 흥행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2013년 연말을 지나 2014년을 맞이했는데 새해부터 박진감 넘치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용의자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