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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헐시티 맨유, 명예회복이냐? 이변이냐?

 

영국에서 12월 26일은 박싱데이(Boxing Day)로 불린다. 이날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자 공휴일이며 각종 스포츠 경기와 축제가 활성화된다. 그 중에는 축구도 포함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속하는 팀들은 박싱데이를 전후로 여러 경기들이 편성되면서 내년 1월초까지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12월 26일에는 항상 축구 경기가 펼쳐졌으며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번 박싱데이에서 주목해야 할 경기 중에 하나가 헐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맞대결이다.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후 9시 45분 KC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며 영국 현지에서는 낮 경기에 편성됐다. 맨유는 헐시티 원정에서 프리미어리그 3연승에 도전하며 8위로 떨어졌던 순위를 6~7위로 회복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반면 헐시티는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 이변을 노린다.

 

 

[사진=맨유 공격수 대니 웰백.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했으며 헐시티전에서 맨유의 승리를 이끌지 주목된다.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맨유는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헐시티에게 패한적이 없다. 역대전적에서 10전 9승 1무를 기록했다. 헐시티가 근래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했던 2008/09, 2009/10시즌에는 맨유가 4경기를 모두 이겼다. 그 중에 2010년 1월 24일 헐시티전에서는 웨인 루니가 4골을 퍼부으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그 이후 헐시티는 2009/10시즌을 19위로 마치고 강등되었고 한동안 챔피언십에 머물렀더니 올 시즌에 승격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성적은 12위(5승 5무 7패, 승점 20)이며 승격팀치고는 지금까지 선전했다.

 

헐시티의 특징은 홈에 강하다. 홈에서 승점 15점(4승 3무 1패)를 얻었으며 원정에서 5점(1승 2무 6패)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홈에서 많은 골을 넣은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8번의 홈 경기에서 7골에 그쳤으나 단 3실점만 허용했다.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 최소 실점 1위 팀이다. 올 시즌 17경기를 통틀어 보면 17경기에서 14골 20실점을 기록했다. 다른 팀에 비해서 득점력이 부족하나 짠물 수비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번 맨유전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이변을 기대하기 쉽다.

 

특히 헐시티는 12월 1일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제이크 리버모어와 데이비드 메이러가 골을 넣었으며 마틴 스크르텔의 자책골까지 더해지면서 승점 선두를 따냈다. 리버풀이 시즌 내내 선두권에 머물렀음을 떠올려 봤을 때 헐시티가 홈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랬던 헐시티가 리버풀전 이후 프리미어리그 4경기에서 3무 1패를 기록했다. 4경기 4실점을 허용하며 여전히 수비가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나 2골에 그친 공격력이 문제였다. 헐시티는 팀에 많은 승점을 안겨줄 공격 자원이 마땅치 않다.

 

이러한 헐시티의 약점은 최근 2연승을 기록중인 맨유와 대조적이다. 맨유는 대니 웰백이 로빈 판 페르시의 부상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012/13시즌 판 페르시 등장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거나 2선 미드필더로 내려가면서 팀 내 입지가 약화되었으나 최근에 회복중이다. 판 페르시 부상이 오히려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 기세를 헐시티전에서 이어가야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3연승을 달성할 수 있으며 순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무릎 타박상을 입었으나 경기 출전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맨유의 현재 순위는 8위(8승 4무 5패, 승점 28)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6위 뉴캐슬과 7위 토트넘(이상 승점 30)을 제칠 가능성이 있다. 두 팀의 박싱데이 경기 결과에 따라 6위 또는 7위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8위에 머무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프리미어리그 최강자였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되도록이면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 헐시티가 홈에 강한 것이 원정팀 맨유에게 부담스럽겠지만 웰백을 비롯하여 톰 클레버리,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각성하면서 시즌 초반 부진을 만회하려는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마이클 캐릭이 부상에서 돌아올 수도 있다. 최근 팀 훈련에 합류하며 복귀를 앞두는 중이다. 몸의 회복 여부에 따라 헐시티전을 뛰지 않을수도 있으나 곧 실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부진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던 맨유가 헐시티를 상대로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아니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지 경기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