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 영화계에서 최고의 해를 보낸 배우는 송강호가 아닐까 싶습니다. <설국열차><관상>에 이어 <변호인>이 흥행 성공을 앞두게 됐죠. 아직 영화가 개봉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에 관심을 나타냈고, 개봉한지 4일 만에 120만 명의 관객이 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송강호 연기력을 감탄하게 됐죠. 송강호가 세무 변호사 송우석 역할을 맡지 않았다면 영화가 좋은 반응을 얻었을지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변호인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가 높기 때문에 저도 포스팅을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당초 저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변호인 관람 소감을 띄웠는데 글의 양을 더 채워서 포스팅으로 발행하게 되었네요. 저의 소감은 이렇습니다. 스포일러가 약간 포함되었을지 모르겠는데 되도록이면 비중을 줄이려고 신경썼습니다.
[사진=저의 변호인 관람 인증샷. 개봉 첫 날이었던 12월 18일에 극장에서 봤습니다.]
변호인에 대한 작품성은 좋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 공개되었던 <26년><남영동 1985>보다 완성도가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해서 실망감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면서 기분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화가 끝나니까 마음이 무겁더군요. 변호인의 처음 부분이 재미있게 풀이되었기 때문에 웃기는 영화라고 인식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화가 흥미롭게 전개되면서 결말이 슬펐던 관상과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송강호는 설국열차-관상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흥행 성공 영화(아마도?)에 출연하게 되었네요. 변호인은 어느 정도 흥행 성공할 것 같습니다.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와 1월 1일 휴식일이 다가오는데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봉한지 4일 만에 120만 명 넘는 분들이 봤으니 '반드시 변호인을 보겠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천만 관객 돌파 여부는 앞으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무엇보다 송강호의 캐릭터 변화가 돋보였습니다. 설국열차에서는 2031년 빙하기를 배경으로 열차의 보안설계자 역할을 맡았고 관상에서는 조선 단종 시절의 천재 관상가로 나왔었죠. 변호인에서는 약 30여 년전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송우석을 맡았습니다. 한 해에 그것도 주연으로서 3개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히트하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송강호는 그게 가능했더군요. 3개 영화 모두 캐릭터와 말투 등이 달랐습니다. 이러한 카멜레온 연기력을 보며 역시 베테랑 연기자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변호인은 송강호의 관록이 묻어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변호인에서는 송강호의 음식 먹는 연기가 기억에 남더군요. 많은 분들은 송강호를 보며 돼지국밥을 떠올리겠지만 저는 오히려 박카스 먹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세무 변호사 캐릭터에 맞는 디테일이 잘 표현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딘가 방문하면서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으려면 선물 같은게 필요한데 제가 주로 박카스를 구입합니다. 치열한 일상 생활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박카스는 힘이 될 것 같은 존재감을 주고 있죠. 그런 것처럼 송강호도 박카스를 챙기면서 자신을 알리고 싶어했고(명함 돌리는 장면을 봐도) 그 과정에서 박카스를 한 병 먹게 되죠. 이곳 저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였으니 자신도 먹고 싶었을 겁니다. 캐릭터를 잘 소화한거죠.
이 영화의 최대 명장면은 송강호가 재판장에서 곽도원에게 헌법 제1조 2항을 읊었던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군가는 변호인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띄우는 영화로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헌법 제1조 2항이 변호인에서 강조하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부분을 송강호가 비장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감 넘치게 강조했던 것이죠. 아시다시피 송우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했던 캐릭터죠.
그리고 앞으로는 저의 블로그를 통해 또 다른 영화 후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스마트폰을 좋은 제품으로 바꾸면서 영화를 볼 기회가 많더군요. 저의 취미도 영화 감상으로 바뀐 것 같아요.(취미가 여러 개 있다는) 그동안 영화 포스팅은 잘 안했는데 새로운 취미가 생겨서 종종 올리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