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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월드컵 조추첨, 한국의 16강 운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이 한국 시간으로 오는 7일 오전 1시 브라질 바이아주에 속한 코스타 두 사우이페에서 진행된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던 32개국은 조추첨을 통해 A조부터 H조까지 8개 조로 나뉘어 배치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노리는 한국에게 월드컵 조추첨은 중요하다. 조편성이 무난하면 16강 행을 기대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16강 진출 과정이 험난할 수도 있다. 물론 세계 축구팬들도 월드컵 조추첨을 주목하며 자신의 나라가 최상의 조에 편성되기를 바랄 것이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 자신의 조국이 죽음의 조에 포함되지 않기를 원할 것임에 틀림 없다.

 

 

[사진=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서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32개 국가를 볼 수 있다. (C) FIFA 홈페이지(fifa.com)]

 

한국, 아시아-북중미 팀과 같은 조에 포함되지 않는다

 

월드컵 조추첨은 포트가 1~4로 나뉘어지며 대륙에 따라 포트가 달라진다. 포트1에는 톱시드를 배정받은 8개 팀이 포함된다. 이미 톱시드는 결정됐다.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하여 지난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7개 팀이 자격을 얻었다. 1위 스페인을 시작으로 2위 독일, 3위 아르헨티나, 4위 콜롬비아, 5위 벨기에, 6위 우루과이, 7위 스위스가 포트1에 배정된다. 남미와 유럽 대륙이 서로 네 팀씩 포트1에 포함된 것.

 

포트2에는 아프리카 다섯 팀(코트디부아르, 가나, 알제리, 나이지리아, 카메룬)과 남미 두 팀(칠레, 에콰도르), 유럽 스페셜 포트 한 팀(미정)이 포함된다. 유럽 스페셜 포트는 당초 유럽 팀들 중에서 10월 FIFA 랭킹이 가장 낮았던 프랑스(21위)가 유력했으나 다른 유럽 팀이 배정 될 가능성도 있다. 그 팀과 같은 조에 포함되는 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가 아니라면 16강 진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포트4는 톱시드에서 제외된 포르투갈, 이탈리아, 네덜란드, 그리스,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러시아, 프랑스 같은 유럽 팀들이 편성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북중미 팀은 포트3에 배정됐다. 아시아의 한국-이란-일본-호주, 북중미의 미국-코스타리카-온두라스-멕시코가 포트3에 포함되는 것. 따라서 한국은 32강 조별리그에서 아시아 및 북중미 팀과 맞대결 펼치지 못한다. 유럽-남미-아프리카 팀들과 16강 진출을 다투게 되는 상황. 조편성 결과에 따라 유럽 두 팀과 맞붙을 수도 있다.

 

한국의 현실적 1승 상대는 포트2 국가, 하지만...

 

한국이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어느 포트에 속한 팀과 맞붙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 시점에서는 포트1-2-4 중에서 가장 경기력이 뒤처지는 포트2에 속하는 팀을 1승 상대로 주목해야 한다.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려면 조별리그 세 경기 중에 적어도 한 경기는 이겨야 승점 관리에 도움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프리카 팀과 같은 조에 편성되는 것이다. 한국은 최근 아프리카 팀과의 A매치에서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를 기록했다. 유일한 무승부였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나이지리아전에서는 2-2로 비기면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흥미롭게도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2000년대 이후 세 번의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팀을 한 팀씩 배출시켰다. 2002년 세네갈, 2006년 가나, 2010년 가나가 16강에 올랐던 것. 아프리카 팀들의 16강 진출 경쟁력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다만, 가나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3회 연속 16강을 목표로 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팀과 같은 조에 속하더라도 가나는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한국의 포트2 상대가 칠레, 에콰도르, 유럽 스페셜 포트 중에 하나라면 16강 진출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국은 지금까지 A매치에서 남미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남미 팀을 상대로 5전 1무 4패에 그쳤으며 2009년 8월 12일 파라과이전 승리 이전까지는 10년 동안 남미 팀과의 11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에는 국내에서 남미팀과 두 번 맞붙었으나 1무 1패를 기록했다. 이래서 칠레와 에콰도르를 무시하기 어렵다. 유럽 스페셜 포트는 유럽 9개 팀이 속한 포트4 중에서 어느 팀이 선택될지 알 수 없으나 대부분 전력이 강하다.

 

스위스-한국-아프리카(가나 제외)-그리스, '최상의 조' 가능할까?

 

한국에게 '최상의 조'는 포트1에서 스위스, 포트2에서 가나를 제외한 나머지 아프리카 팀, 포트4에서 그리스를 꼽을 수 있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스위스와 국내에서 치렀던 평가전에서 2-1로 이긴 경험이 있다. A팀 경기는 아니지만 지난해 런던 올림픽 조별리그에서도 스위스를 2-1로 제압했다. 당시 홍명보호는 멕시코와 가봉에게 비겼음에도 스위스를 이기면서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스위스 공략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스위스는 톱시드를 배정 받았던 팀들 중에서 가장 전력이 약하다.

 

포트2에서는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코트디부아르-알제리-나이지리아-카메룬이 가나-칠레-에콰도르-유럽 한 팀과 상대하는 것보다 더 수월하다. 포트4는 한국이 어느 유럽 팀과 맞대결 펼칠지 알 수 없다. 포르투갈-이탈리아-네덜란드-잉글랜드-크로아티아-러시아-프랑스 같은 우승 후보 또는 다크호스와 맞붙으면 한국의 16강 진출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 참고로 한국은 올해 크로아티아,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패했다.

 

반면 그리스는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그때의 경험이라면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을 통해 한국이 그리스와 같은 조에 편성되는 행운이 따를 필요가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에딘 제코와 베다드 이비세비치 같은 유럽 빅 리그에서 두각을 떨치는 선수들이 여럿 있으나 팀으로 똘똘 뭉치며 월드컵 본선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지 알 수 없다. 한국과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16강을 다툴 세 팀이 과연 어느 팀인지 조추첨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