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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 6연승, 올 시즌 심상치 않다

 

2013/14시즌 초반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화제를 모았던 팀은 아스널과 리버풀이다. 리그 선두 도약을 경험하며 올 시즌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아스널이 1위, 리버풀이 3위를 달리며 4위권 바깥으로 밀렸던 지난해 이맘 때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이 화제를 모으게 됐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10월 6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그 중에 프리미어리그 3경기에서 승점 9점을 따내면서 리버풀을 제치고 2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달 30일에 펼쳐졌던 캐피털 원 컵 4라운드(16강) 아스널전에서는 2-0으로 승리했다. 컵대회 경기였음에도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물리쳤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첼시의 올 시즌이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사진=첼시 오름세의 일등 공신.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메인(chelseafc.com)]

 

첼시의 10월 6경기 전승은 시즌 초반의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극복했음을 의미한다. 아직 현 전력에서 단점이 남아있겠으나 결과적으로 많은 경기를 이기며 무리뉴 체제가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 10월 말에는 샬케04(원정)-맨체스터 시티(홈)-아스널(원정)전 같은 강팀 3연전에서 모두 이겼다. 그 중에 원정 2경기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2~3골 차이로 이겼다. 무리뉴 체제의 경기력이 시즌 초반보다 좋아졌음을 뜻한다.

 

무리뉴 감독은 팀의 수비력 향상에 일가견 있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FC 포르투, 첼시(2000년대 중반),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면서 수비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에는 이전 팀들과 달리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펼치며 팀의 연속성을 유지했으나 본래 수비 지향적인 지도자였다. 다시 첼시로 돌아왔을 때는 이전 감독들의 지도력에 의해 공격에 초점을 맞췄던 친정팀의 컬러를 실리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점유율보다는 선 수비-후 역습을 중시하는 모양새다.

 

최근 첼시의 골 장면을 살펴보면 역습 과정에 의한 득점이 빈번하다. 지난 시즌까지 아자르-오스카-마타 같은 테크니션들의 개인 기량에 비중을 두면서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면 올 시즌부터는 빠른 공격 전환에 의한 득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전형적인 역습 장면은 아니지만 상대 팀 진영에서 기습적인 슈팅을 날리며 골을 넣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 아스널전에서 두번 째 골을 터뜨렸던 후안 마타의 득점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그동안 골 부진에 시달렸던 페르난도 토레스가 스스로 골 기회를 창출하며 팀의 득점에 기여하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첼시의 득점 과정은 전체적인 흐름상 시간을 길게 소비하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인 특성이 팀을 얼마나 완성시켰는지 알 수 있다.

 

토레스는 최근 2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했다. 샬케04전에서 2골,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1골 1도움 얻으며 팀이 빅 매치에서 선전하는데 큰 힘을 불어 넣었다. 그동안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거듭했기 때문에 부활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겠으나 이전과 달리 순발력이 회복된 것이 눈에 띈다. 반드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무언가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중이다. 스페인 대표팀 입지 향상을 위해 소속팀 첼시에서 과거의 폼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가 끊임없이 잘해야 첼시가 앞으로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다. 사뮈엘 에토, 뎀바 바가 두각을 떨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토레스의 분전을 믿어봐야 한다.

 

무리뉴 감독의 실리적인 색깔은 앞으로 계속 유지 될 전망이다.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많은 공격 기회를 통해 득점을 노리겠으나 중요한 경기에서는 수비에 주안점을 두게 될 것이다. 최근 세 번의 빅 매치에서는 상대 팀과의 점유율에서 밀렸음에도 모두 이겼다. 이러한 성향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점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도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4개 대회를 병행하는 체력적 부담이 변수지만 다른 팀들에 비해 선수층이 두껍다. 첼시가 올 시즌 좋은 성과를 낼지 앞으로 계속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