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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베일 2골 2도움, 먹튀 탈출 시작?

 

2013년 유럽 축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팀을 옮겼던 선수 중에서 최고 이적료(9100만 유로, 약 1323억 원)를 기록했던 가레스 베일의 진가가 드디어 빛을 발했다. 한국 시간으로 10월 31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1라운드 세비야전에서 2골 2도움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7-3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달성했으며 카림 벤제마는 2골 2도움 기록하며 팀에 대량 득점을 안겨줬다. 베일도 그 중에 한 명이었다.

 

베일의 2골 2도움이 눈에 띄는 이유는 지난 주말에 펼쳐졌던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전 부진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패배까지 겹치면서 베일을 먹튀로 꼽는 여론의 시선이 점점 설득력을 얻었다. 베일은 팀에 늦게 합류했던 여파 때문인지 호날두 만큼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으며 부상까지 시달렸다. 최근에는 만성적인 허리 부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런 상황에서 세비야전 2골 2도움을 통해 먹튀 논란을 조금이나마 잠재웠다.

 

 

[사진=가레스 베일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realmadrid.com)]

 

원론적 관점에서 베일을 먹튀로 꼽는 것은 적절치 않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공식 경기를 소화한지 50여일 정도 되었다. 교체 출전 횟수가 많은데다 세비야전 이전까지 단 한 번도 풀타임을 뛰지 못했으나 프리시즌에서 이적 논란에 의해 실전 감각을 쌓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상의 몸 상태를 나타낼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난 대중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이적료가 9100만 유로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책정되면서 베일이 호날두처럼 잘해야한다고 기대했다. 결국 FC 바르셀로나전 부진에 의해 먹튀로 굳어졌다.

 

하지만 베일의 세비야전 2골 2도움은 먹튀 탈출을 알리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하게 됐다. 전반 13분과 27분에 걸쳐 팀의 첫 번째와 두 번째 득점을 올리며 레알 마드리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번째 골 상황에서는 페널티 박스 중앙 바깥에서 안쪽으로 접근했을 때 노마크 상황이 되면서 벤제마 크로스를 받게 되었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골은 운이 좋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 프리킥을 올린 것이 상대 팀 선수의 머리를 맞추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그 이후에는 오른쪽 윙어 역할에 충실했다. 후반 7분과 15분에 걸쳐 오른쪽 공간에서 크로스를 띄운 볼이 각각 벤제마와 호날두로 골로 이어졌다. 이날 동료 선수들과 활발히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5백을 형성했던 세비야 수비진을 맹렬하게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FC 바르셀로나전 부진에 자극을 받으면서 비로서 세비야전을 통해 토트넘 시절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그렇다고 이번 경기 맹활약에 너무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9100만 유로라는 이적료 값을 충족시키려면 세비야전에서 발휘했던 경기력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먹튀에서 벗어날 자신감을 얻는다. 자신의 수석 코치 지네딘 지단이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 적응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음을 기억해야 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양극화 현상과 중위권 및 하위권 클럽들의 경쟁력 약화를 놓고 볼 때 베일의 공격 포인트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베일에게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첫 번째는 부상이다. 또 다시 부상으로 신음하면 자칫 심리적인 타격을 받을지 모를 일이다. 9100만 유로라는 기대치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서 부상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호날두와의 공존 여부다. 현실적으로 호날두보다 더 많은 골을 넣기에는 무리다. 레알 마드리드는 페예그리니 체제와 무리뉴 체제에 이어 지금의 안첼로티 체제에서도 호날두 득점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베일이 호날두 득점력을 능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번 세비야전 후반 15분 도움 장면처럼 호날두 조력자가 될 수도 있으나 이러한 콘셉트로는 먹튀 탈출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베일은 지속적인 경기 출전을 통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비록 골을 넣지 못할지라도 팀의 승리와 우승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끊임없이 좋은 모습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베일의 미래가 과연 호날두처럼 찬란할지 아니면 카카(AC밀란)처럼 먹튀 탈출에 실패하고 다른 팀으로 떠날지 이제는 그의 노력에 달렸다.

 

덧붙여서 올리는 글 : 베일의 당초 이적료는 1억 유로(약 1454억 원)로 알려졌다. 그러나 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 9100만 유로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은 여전히 호날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