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깊은 부진에 빠졌던 페르난도 토레스가 2경기 연속 맹활약 펼쳤다. 지난 23일 UEFA 챔피언스리그 샬케04 원정에서 2골 넣으며 첼시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28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는 1골 1도움 얻어내며 첼시의 2-1 승리를 주도했다. 2경기 모두 첼시에게는 값진 승리였다. 샬케04 원정 승리로 챔피언스리그 E조 선두로 뛰어 올랐으며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는 프리미어리그 2위 진입이라는 소득을 얻게 됐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후반 45분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볼이 그라운드에 굴절되는 모습을 봤다. 그때 상대 팀 골키퍼 조 하트가 골대를 비우고 볼쪽으로 향했으나 수비수 마티야 나스타시치가 볼을 골대쪽으로 잘못 걷어내면서 토레스에게 슈팅 기회가 찾아왔다. 토레스는 빠른 가속력으로 공간을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첼시의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다.

 

 

[사진=페르난도 토레스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helseafc.com)]

 

토레스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경기만에 골맛을 봤다. 그 이전까지 6경기 동안 무득점에 그쳤으며 그 중에 2경기에만 선발 출전했다. 첼시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사뮈엘 에토를 자유 계약으로 영입하는 바람에 출전 시간이 줄었다. 당연한 현상이었다. 팀에서 2년 반 동안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5000만 파운드, 약 858억 원)의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1월에는 뎀바 바, 8월에는 에토였다. 하지만 두 선수도 지금까지 첼시에서 디디에 드록바(현 갈라타사라이)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토레스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 토레스가 최근 2경기에서 터뜨렸던 3골의 공통점은 상대 수비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자신의 앞쪽에 공간이 넓게 벌어지거나 노마크 상황에서 득점을 올렸다. 공간이 비었을 때 골잡이 면모를 발휘하는 특성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첼시 이적후 무뎌졌던 순발력도 이제는 자신감을 얻은 듯한 느낌이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전반 33분에 도움을 얻어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가엘 클리시를 앞에 두고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접근했을 때의 스피드가 빨랐다. 끝까지 볼을 지켜내면서 골대 중앙쪽으로 땅볼 크로스를 올려줬을 때 안드레 쉬를레가 골을 해결지었다.

 

사실, 토레스가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고 '부활', '슬럼프 탈출' 같은 수식어를 쓰면서 감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는 지금까지 첼시에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부활에 성공한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다시 무득점 부진에 빠졌다. 지난 시즌 하반기에는 유로파리그에서 선전했으나 프리미어리그에서 골 가뭄에 시달렸다. 최근 2경기 3골도 예전 득점 패턴과 유사하다. 다시 상대 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 그때는 달라진 면모를 보일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 시즌 초반에 비해 슈팅 횟수가 늘었다. 샬케04전에서는 4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5개를 날렸다. 그 이전까지 올 시즌 초반 0~2개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최근 2경기에서는 골 기회가 늘었다. 볼 터치와 패스 횟수가 딱히 많았던 것도 아니고 패스 미스도 꽤 있었으나 슈팅을 통해 반드시 골을 넣으려는 의욕이 좋아졌다. 샬케04전에서는 수비에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을 만큼 경기에 많이 몰입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때로는 2선이나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패스와 드리블을 시도하며 최전방에서 골 기회를 기다리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경기력은 지난 여름에 펼쳐졌던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 브라질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스페인은 브라질에게 0-3 완패를 당했으나 원톱을 맡았던 토레스의 폼은 나쁘지 않았다. 상대 팀 진영 이곳 저곳을 누비며 팀의 골 기회를 얻기 위해 나름 분주했다. 스페인이 브라질과의 허리 싸움에서 밀린 끝에 3골 허용하며 결과적으로 빛바랜 모습에 그쳤으나 최전방에서 일방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부진 탈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토레스가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지속적으로 골을 터뜨리며 첼시의 우승을 주도해야 한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첼시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혔던 원톱 문제가 과연 해결되었는지 여부는 앞으로의 토레스 활약에 달렸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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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틱톡 2013.10.28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반전 1:1 찬스 놓칠때 정말 안타까웠었는데
    폼은 좀 올라왔다 싶어서 지켜봤는데 골 넣어서 기쁘더군요 ㅎㅎ
    이제 블루님말씀처럼 꾸준함이 필요할때!

  2. 조세 페르난도 토레스 산즈 2013.10.30 14: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최전방 공격수라도 2선에서의 움직임이 활발하니까
    팀 전체의 공격흐름도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본인에게도 찬스가
    오는거 같습니다. 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