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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키슬링 유령골, 역대급 엽기적인 오심

 

손흥민이 결장했던 레버쿠젠과 호펜하임의 독일 분데스리가 9라운드에서 이해할 수 없는 오심 판정이 나왔다. 후반 25분 스테판 키슬링이 곤살로 카스트로의 왼쪽 코너킥을 문전에서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볼이 골대 바깥에 있는 옆그물로 향했다. 그런데 볼이 옆그물의 구멍을 뚫고 골대 안으로 향하면서 득점으로 인정됐다. 이른바 '키슬링 유령골' 이었다.

 

이 골로 레버쿠젠은 1-0에서 2-0으로 달아나면서 승리를 굳혔다. 후반 43분 스벤 쉽록에게 만회골을 내줬으나 2-1 승리가 확정되면서 키슬링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홈팀 호펜하임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클 것이다. 경기 종료 후 호펜하임 팬들은 야유를 부렸고 마르쿠스 기스돌 호펜하임 감독은 재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재경기가 성사되면 UEFA 챔피언스리그와 DFB 포칼컵을 병행중인 레버쿠젠에게는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진다.

 

 

[사진=스테판 키슬링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키슬링 골은 오심이 맞다. 골대 바깥 옆그물로 향했던 공이 골망의 구멍을 뚫으면서 골로 인정된 것은 축구에서 매우 드문 장면이다. 역대급 엽기적인 오심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심판진의 책임이 크다. 경기 전에 골대 상태를 제대로 확인했어야 한다. 만약 골대 그물에 구멍이 뚫린 것을 확인했다면 반드시 보완하도록 조취를 취했을 것이다. 물론 골대 그물이 언제부터 이상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펠릭스 브리히 주심이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골로 판정하고 말았다. 키슬링 헤딩슛이 골대 바깥으로 향한 것을 봤다면 이렇게 판정하지 않았다.

 

호펜하임 선수들이 실점을 허용하자마자 브리히 주심에게 항의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키슬링 헤딩슛 이후 누구도 브리히 주심에게 다가가 오심이라는 지적을 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처음에는 키슬링 득점으로 받아들였다. 어느 시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골대 바깥에서 몸을 풀던 호펜하임 선수들 위주로 심판에게 골대 그물을 보여주면서 항의하는 장면이 TV 중계 리플레이를 통해 나왔다. 하지만 경기는 0-2 상황에서 킥오프 됐다.

 

키슬링 태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그는 헤딩 슈팅 이후 볼이 골대 바깥으로 향하자 두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었다. 골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스테판 라이나르츠가 자신쪽으로 다가가자 두 손을 번쩍들었다. 그 이후 키슬링 골(?)을 축하하기 위해 다가온 선수들도 있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 상황을 불편하게 바라봤는지 키슬링의 태도를 불편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키슬링이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선수가 크게 질타 받아야 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키슬링을 향한 일부 여론의 곱지않은 시선은 계속 될 것 같다. 이번 오심은 많은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쉽게 잊혀지지 않을 장면이다.

 

이제 독일 현지에서는 재경기 여부를 놓고 고민할 것이다. 1993/94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뉘른베르크의 경기에서 석연치 않은 골 장면이 나오면서 재경기를 치렀던 사례가 있다. 과연 재경기가 성사될지 알 수 없으나 키슬링 유령골 논란이 어떻게든 수습되어야 한다.

 

한편 손흥민은 호펜하임 원정에서 휴식을 취하며 한국 시간으로 오는 24일 새벽에 펼쳐질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A조 3차전 샤흐타르 도네츠크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A매치 2경기를 치르고 팀에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호펜하임전 선발 제외가 예상됐다. 샤흐타르 도네츠크전에서는 레버쿠젠의 16강 진출을 굳히기 위한 임펙트가 필요하다. 이번 경기가 레버쿠젠의 홈에서 펼쳐지는 만큼 손흥민이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