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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 말리전 무조건 이겨야 하는 이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브라질전에 이어 또 다른 A매치를 치른다. 오는 15일 오후 8시 천안 종합 운동장에서 말리와 평가전을 치른다. 지금까지 말리와의 A매치가 없었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본선 A조 3차전에서는 말리와 3-3으로 비기면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말리는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 2라운드 H조에서 2위에 그치면서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38위를 기록하며 한국(58위)보다 20계단 더 높다. 최근 A매치 2연패에 빠진 한국에게 말리전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사진=한국의 말리전 키 플레이어를 꼽으라면 손흥민이다. (C) 나이스블루]

 

말리전, 은근히 중요한 까닭

 

말리전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이 지난달 아이티와 평가전을 치렀을 때(4-1 한국승) '약팀과 평가전을 치르는 것 아니냐'는 일부 여론의 반응이 있었다. 아이티가 한국보다 전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수의 남미와 유럽팀들은 브라질 월드컵 예선 일정을 소화했다.(지금도 마찬가지) 크로아티아의 경우 9월 두 번째 A매치가 월드컵 예선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국 원정에 임할 수 있었으며, 브라질은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한국을 비롯한 월드컵 예선 일정이 없는 팀들과 겨루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9월 첫 번째 A매치를 쉬는 것보다 경기를 치르는 것이 더 중요했다.

 

다만, 말리전은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아프리카 팀과 맞붙을 수도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토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나이지리아와 격돌했다. 만약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아프리카 팀과 같은 조에 포함되면 그 팀을 1승 제물로 삼아야 한다. 한국은 최근 아프리카 팀과의 A매치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했다. 그 이전 5경기에서 2승 3패에 그쳤음을 감안할 때 아프리카에 강한 면모를 길렀다. 말리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으나 아프리카 팀들의 전력 편차는 크지 않다. 말리는 201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약체가 아니다. FIFA 랭킹이 한국보다 높다는 것을 기억하자.

 

1승 3무 3패, 이제는 승리가 필요할 때

 

한국은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7경기에서 1승 3무 3패를 기록했다. 결과는 좋지 않으나 내용에서는 이전 대표팀보다 더 좋아졌다. 최근 2연패 속에서 크로아티아와 브라질 같은 강호들과 맞대결 펼치며 향후 강팀과의 경기에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렀다. 하지만 말리전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미 2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말리전마저 이기지 못하면 홍명보호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브라질전 종료 후 태권 축구 논란이 가열된 상황이라 대표팀 축구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논란을 말리전 승리를 통해 잠재울 필요가 있다.

 

현 대표팀의 문제점은 '승리 본능'이 약해졌다. 이전의 대표팀도 그렇고 지금의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공격력 약화가 두드러지면서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 허정무호와 조광래호 시절의 박주영 이후로 믿음직한 원톱이 등장하지 않았으며 현 시점에서 박주영과 이동국을 대체할만한 공격수가 없다. 올해 하반기에는 구자철이 소속팀과 대표팀에 걸쳐 수비형-공격형-측면 미드필더를 소화하느라 포지션 혼란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전 부진과 관련이 깊다.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박주영과 이동국이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두 선수가 브라질행 비행기에 탑승할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두 선수의 향후 활약에 달렸다.) 현 시점에서는 앞으로의 불안 요소를 이겨내기 위한 플랜B가 필요하다. 지금의 플랜B가 본선에서는 플랜A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말리전에서는 공격수 부재를 해소하는, 최근 A매치 7경기 6골로 침체에 빠진 득점력 강화를 해결하며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서 선전하려면 지금부터 이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한국vs말리, 키 플레이어는 누구?

 

한국에서는 손흥민을 꼽을 수 있다. 브라질전에서 후반 중반에 교체 투입되면서 말리전에서는 넉넉한 출전 시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프리카 팀들은 공격 본능에 치중한 나머지 수비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날카로운 침투와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손흥민이 말리의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며 결정적인 골 기회를 노려야 한다. 믿음직한 공격수가 없는 현 상황에서는 손흥민 같은 득점력이 뛰어난 미드필더의 맹활약이 필요하다. 경기 상황에 따라 손흥민이 공격수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말리에서는 FC 바르셀로나 출신의 미드필더 세이두 케이타를 꼽을 수 있다. 올해 33세의 노장으로서 10년 넘게 프랑스와 스페인 무대를 누빌 만큼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해 여름부터는 중국의 다롄 아얼빈에서 뛰고 있다.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다른 미드필더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으며 아프리카 선수 답게 활동량이 풍부하다. 화려한 기술보다는 팀을 위한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궂은 역할에 충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