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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네이마르 프리킥 골, 축구 천재의 위엄

 

지난 10월 12일 A매치 한국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네이마르 다 실바(21, FC 바르셀로나)는 역시 '축구 천재' 였다. 전반 44분 프리킥 골을 넣기 이전까지 한국 선수들의 집요한 견제를 받으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는데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축구화가 벗겨지는가 하면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장면도 있었다. 경기 분위기가 과열될 때는 이청용과 신경전을 펼쳤다. 네이마르의 올해 나이가 21세임을 고려할 때 아직 어린 선수로서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며 평정심을 잃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전반 44분 프리킥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며 브라질의 첫 골이자 결승골을 안겨줬다. 브라질이 2-0으로 승리하는데 있어서 네이마르의 프리킥 골이 이날 승부의 쐐기를 박는 결정타가 됐다. 네이마르는 프리킥 골을 통해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는 기질을 보여줬다. 특히 전반 44분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간대다. 네이마르는 이를 극복하며 날카로운 프리킥 한 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사진=네이마르 (C) FC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cbarcelona.com)]

 

2013년의 네이마르는 이전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전까지의 네이마르는 자신이 축구 천재임을 증명해야 하는 대회에서 2%가 부족했다. 2011년 코파 아메리카 8강 탈락과 FIFA 클럽 월드컵 준우승, 2012년 런던 올림픽 은메달을 봐도 알 수 있었다. 2011년과 2012년 남미 올해의 선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개인 실력에서는 남미 톱클래스임을 과시했으나 대표팀의 남미 대항전과 세계 무대에서는 팀의 에이스로서 우승을 이끌지 못했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같은 세계 정상급 축구 선수 반열에 오르기에는 업적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난 여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대회 전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4골 2도움) 브라질의 우승을 주도했다.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는 3-0 완승을 공헌하며 자신의 기량이 세계 정상급임을 보여준 것과 동시에 거품론을 잠재웠다. 한국전을 포함한 최근 A매치 11경기에서는 7골 5도움 올렸으며 호주전, 포르투갈전에 이어 최근 3경기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브라질의 10번 선수 답게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며 팀의 화력을 끌어올렸다.

 

그동안 네이마르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일부 여론에서는 '과연 네이마르가 유럽에서 성공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네이마르는 FC 바르셀로나 이적 후 11경기에서 3골 6도움 기록했으며 최근 7경기 중에 6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이제는 선발 출전 빈도가 늘어나면서 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잡는 추세다. 소속팀에서는 대표팀과 달리 득점보다는 동료 선수의 공격력을 돕는 플레이에서 강점을 나타내며 측면 공격수 역할을 잘 소화했다. 자신보다 이적료가 훨씬 비싼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보다 올 시즌 초반 활약이 더 좋다.

 

네이마르는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을 통해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상대 팀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이 때문에 2011년과 2012년에는 자신의 영향력을 세계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나 2013년에는 달라졌다. 메시와 호날두처럼 지속적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클래스를 높였다. 이러한 면모를 한국전에서 프리킥 골을 통해 재현하며 브라질 최고의 축구 스타의 저력을 과시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네이마르 공격을 차단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1명으로는 네이마르를 막을 수 없었던 만큼 그의 근처에 있던 여러 선수들이 협력 수비를 펼치며 방어선을 구축하게 됐다. 네이마르를 향한 거친 플레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그를 막아야 했다. 태극 전사들의 끈질긴 압박은 좋았으나 경기의 흐름을 결정지었던 대표적 장면은 네이마르의 프리킥 골이었다. 역시 축구 천재는 달랐다. 경기를 봤던 많은 사람들은 네이마르가 대단한 선수임을 인지했을 것이다.

 

네이마르의 올해 나이는 21세다. 롱런을 거듭하면 앞으로 10년 넘게 유럽 축구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메시와 호날두처럼 FIFA 발롱도르(FIFA 올해의 선수상, 발롱도르가 분리되었던 시절까지 포함)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떠오를 기회가 많다. 한국전 활약을 놓고 볼 때 어쩌면 '네이마르의 시대'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 가능성은 알 수 없지만 그럴 능력이 있다는 것을 한국전에서 보여줬다. 네이마르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대단한 축구 선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