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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시드니 샘, 손흥민 동료의 눈부신 맹활약

 

손흥민이 활약중인 레버쿠젠의 2013/14시즌 초반 행보가 좋다. 분데스리가 8라운드를 마친 현재 3위(6승 1무 1패)를 기록중이다. 리그 선두 바이에른 뮌헨(6승 2무, 승점 20)을 승점 1점 차이로 추격중이며 4위 묀헨글라드바흐(4승 1무 3패, 승점 13)와의 승점 차이를 6점으로 벌려 놓았다. 2위 도르트문트와 승점 19점 동률을 이루며(골득실에서 레버쿠젠이 4골 열세) 분데스리가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펼치게 됐다. 당초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우승 경쟁이 예상되었으나 레버쿠젠 오름세에 의해 '3강' 체제가 형성됐다.

 

레버쿠젠은 지난 주말 바이에른 뮌헨과의 홈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슈팅 27개를 내줬으나 1실점에 그칠 정도로 수비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상대 팀에 비해 적은 공격 기회 속에서 귀한 승점 1점을 따냈던 것은 전반 31분 시드니 샘 동점골 영향이 컸다. 페널티 박스 중앙 안쪽에서 상대 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펀칭했던 볼이 자신쪽으로 향하자 왼발로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올 시즌 분데스리가 6호골이자 시즌 9호골이었다.

 

 

[사진=시드니 샘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샘은 바이에른 뮌헨전 골은 3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분데스리가 득점 공동 선두로 떠올랐다. 니콜라이 뮬러(마인츠) 안소니 모데스테(호펜하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 베다드 이비세비치(슈투트가르트)와 함께 분데스리가 8경기에서 6골 기록했다. 앞으로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골을 넣으면 득점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명분을 얻게 된다.

 

둘째는 레버쿠젠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났다. 흔히 레버쿠젠의 에이스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선수가 스테판 키슬링이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달성하며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빅4 진입을 이끈 것. 그런데 올 시즌에는 샘이 키슬링보다 더 많은 골을 터뜨렸다. 샘과 키슬링은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컵에서 각각 6골과 3골, 5골과 2골 기록했다. 도움 횟수도 샘이 더 많다. 시즌 전체를 통틀면 샘이 6도움, 키슬링이 4도움 올렸다. 샘은 레버쿠젠의 키슬링 의존도를 줄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게 됐다.

 

셋째는 강팀 킬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진정한 슈퍼 골잡이로 진화하려면 빅 매치에서 지속적으로 득점을 올리는 면모를 발휘해야 한다. 샘은 키슬링과 더불어 아직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으나 바이에른 뮌헨전 동점골을 통해 빅 매치에서 통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 원정에서는 후반 42분에 결승골을 넣으며 레버쿠젠의 2-1 승리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앞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운이 따르면 독일과 유럽 축구계에서 자신의 가치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샘의 눈부신 맹활약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 지금까지 레버쿠젠의 로테이션 멤버로 기용되었으나 올 시즌에는 팀 공격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윙 포워드로서 동료 선수의 공격을 돕는데 그치지 않고 공격수로서 열심히 골을 넣으며 자기 몫을 충실히 해냈다. 지난 3일 챔피언스리그 32강 2차전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는 골이 없었으나 몇 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이타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결정적인 공격 기회가 찾아왔을 때 골을 노렸고 지금까지 성과가 좋았다.

 

앞으로는 지금의 활약이 반짝에 그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와 독일 대표팀 합류는 자신의 올 시즌 행보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으나 팀의 16강 토너먼트 및 다음 라운드 진출을 위해 분발할 것이며, 내년 6월에 펼쳐질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일원이 되려면 레버쿠젠에서 꾸준히 잘해야 한다. 독일 축구의 두꺼운 선수층을 놓고 볼 때 레버쿠젠에서 슬럼프에 빠지면 향후 대표팀 합류 및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 포함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올 시즌 내내 분발해야 한다.

 

레버쿠젠은 팀이 창단한지 100년 넘었음에도 아직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한 이력이 없다. 올 시즌 초반에 선전중이나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와의 우승 경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 키슬링과 올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샘이 팀의 공격을 빛내고 있다. 손흥민을 비롯해서 팀 득점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선수도 여럿 있다. 팀의 화력 만큼은 분데스리가 상위권에 어울린다. 특히 샘의 맹활약이 계속되면 레버쿠젠이 많은 승점을 얻는데 도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