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손흥민 맨유 이적설, 단순 루머가 아니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전 소속팀 함부르크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영입 관심을 받은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손흥민 에이전트 티스 블리마이스터가 현지 시간으로 9일 독일 일간지 <빌트>를 통해 맨유가 손흥민을 원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맨유과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함부르크와 협상을 했던 것, 당시 맨유 사령탑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스카우터를 파견하여 손흥민 경기를 보도록 한 것, 맨유 이외에 맨체스터 시티-리버풀-토트넘-선덜랜드 같은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손흥민을 지켜보고 있었음을 언급했었다.

 

빌트의 신뢰도를 떠나서 손흥민 에이전트의 인터뷰가 현지 언론에 공개된 것은 맨유 이적설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손흥민 맨유 이적설은 지난 2월 16일 잉글랜드 주간지 <선데이 피플>에 의해 알려졌다. 며칠 뒤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몇몇 선수의 맨유 이적 루머를 다루는 글이 등장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손흥민이었다. 그것도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루머를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맨유가 실제로 영입하려는 선수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맨유가 손흥민에 관심을 나타냈던 것은 분명했다.

 

 

[사진=지난 6월 손흥민 레버쿠젠 이적을 발표했던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bundesliga.de]

 

결과적으로 손흥민이 맨유가 아닌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것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현재 레버쿠젠에서 클럽 레코드를 경신하며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중이지만, 맨유로 이적했다면 루이스 나니-애슐리 영-카가와 신지-대니 웰백(멀티 플레이어 포함)과  왼쪽 윙어를 놓고 출전 시간을 다투었거나 로빈 판 페르시-웨인 루니의 백업 멤버가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다시 말하면, 맨유에서 불규칙한 출전 시간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높다. 왼쪽 윙어의 경우 누구도 믿음직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으나 최근 나니가 구단과의 계약을 5년이나 연장했다. 맨유에는 왼쪽 측면에 투입 가능한 인원이 즐비하다.(그럼에도 맹활약 펼치는 선수가 없다.)

 

손흥민 맨유 이적 불발이 다행이었던 결정적 이유는 맨유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올 시즌부터 맨유 지휘봉을 잡게 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손흥민을 원했는지 알 수 없다. 특히 모예스 감독은 카가와를 백업 멤버로 분류했다. 얼마전 지역 라이벌 리버풀 원정에서 루니가 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카가와를 18인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모예스 감독의 전술 구상에서 카가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음을 뜻한다. 카가와와 손흥민의 경기 스타일이 서로 다름을 감안해도, 카가와에게 모예스 감독의 올드 트래포드 등장은 지금까지 정황상 반갑지 않은 일이었다.

 

맨유가 아닌 레버쿠전으로 이적했던 손흥민의 선택은 옳았다. 내년 6월에 펼쳐질 브라질 월드컵에서 맹활약 펼치려면 소속팀에서 끊임없이 실전 감각을 쌓아야 한다. 레버쿠젠이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것도 손흥민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이다. 일주일 뒤에 펼쳐질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A조에서는 맨유와 맞붙는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과 두 번이나 상대할 기회를 얻게 됐다.

 

손흥민을 향한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은 언젠가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 지금은 레버쿠젠으로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적설이 수면 아래로 내려 앉았지만,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물 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는 시점에서는 이적설이 제기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대어급 공격 옵션들의 이적이 잦았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유지 될 전망. 언젠가 손흥민 영입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거나 현지 언론을 통해 이적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맨유가 또 다시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드러낼지 앞으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