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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지동원, 홍명보호 원톱으로 거듭날까?

 

9월 A매치 두 경기를 치르는 홍명보호의 고민은 득점력이다. 지난 7월 출항 이후 A매치 4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유일한 1골도 2선 미드필더(윤일록)의 득점이었다. 원톱이 제 구실을 못하면서 홍명보호는 지금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금까지 김동섭-서동현-김신욱-조동건이 홍명보호 원톱으로 중용되었고 일본전에서는 조영철이 제로톱으로 활용되었으나 어느 누구도 골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했다. 믿음직한 원톱이 있었다면 홍명보호의 득점력 문제는 쉽게 풀렸을 것이다. 이전 대표팀 체제였던 최강희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실, 한국 대표팀의 득점력 저하는 박주영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박주영은 AS모나코에 입단했던 2008년 하반기 무렵부터 아스널 이적 초기였던 2011년 하반기까지 한국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과거의 홍명보호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6경기에서 4골, 2012년 런던 올림픽 3~4위전 일본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홍명보호에 필요한 공격수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4강 UAE전 무득점, 런던 올림픽에서의 전체적인 경기 내용 부진이 옥의 티로 남았음에도 홍명보호 원톱으로서 어느 정도의 몫을 해냈다.

 

하지만 지금의 홍명보호는 박주영을 잊어야 한다. 박주영이 새로운 소속팀을 찾는데 실패하면서 홍명보호에 합류할 자격을 얻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과 기성용을 대표팀에 불러들이지 않은 것에 대하여 소속팀 출전 문제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이 내년 1월에 개장하는 만큼 적어도 올해까지는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국 또한 마찬가지다. 무릎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과거의 혹사 이력을 놓고 볼 때 앞으로 무리하게 대표팀에 발탁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동국과 함께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다.

 

 

[사진=지동원 (C)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bundesliga.de)]

 

홍명보호는 박주영-이동국 없이 내년 6월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박주영의 슬럼프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으며 이동국이 대표팀에 약한 징크스는 여전했다. 두 선수 모두 지금의 행보가 달라지지 않으면 브라질 월드컵 23인 엔트리 합류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홍명보호가 박주영-이동국을 대체할 새로운 공격수를 발굴해야 한다. 이것이 9월 A매치 두 경기의 중대 과제다.

 

9월 6일 아이티전과 10일 크로아티아전 중에 어느 경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동원이 홍명보호 원톱을 맡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덜랜드 복귀 이후 공격수로 전환하여 최전방에서 플레이하는 감각을 키우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우수한 경기력을 발휘한 것과 달리 선덜랜드에서는 공격수로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A매치 두 경기를 통해 킬러 본능을 되찾아야 한다. 어쩌면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이 공격수로서 맹활약 펼치는 자신감 획득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동원은 2011년 아시안컵에서 4골 넣으며 박주영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던 경험이 있다. 당시 박주영은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불참했다. 이 때도 한국 대표팀의 약점으로 원톱 문제가 거론되었으나 A매치 경험이 부족했던 지동원이 유병수-김신욱과의 주전 경쟁에서 이기고 4골이나 터뜨리며 박주영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금의 지동원은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박주영 없는 홍명보호의 공격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이번 A매치 2경기를 통해 골을 터뜨리면 홍명보호 입지가 튼튼해질 것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 활약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더 중요한 것은 홍명보호 공격수로서 앞으로 오랫동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럴려면 선덜랜드의 공격수로서 분발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지동원의 선덜랜드 입지는 튼튼하지 않다. 선덜랜드는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파비오 보리니를 임대했으며, 부상으로 신음했던 팀의 간판 공격수 스티븐 플래처가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3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1골 터뜨렸다. 플래처와 보리니가 선덜랜드의 투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며 지동원은 조지 알티도어, 코너 위컴과 함께 출전 시간을 다투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동원이 시즌 초반 폼이 저조했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9월 A매치 2경기를 통해 골 감각을 키워야 한다. 골을 넣어야 홍명보호 주전으로 떠오를  발판을 얻는 것과 동시에 선덜랜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번 A매치에서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다면, 손흥민의 원톱 기용을 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홍명보호 3기 명단에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포함됐다. 원톱보다는 왼쪽 윙어 출전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