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조추첨 결과가 공개됐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자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던 바이에른 뮌헨이 D조에서 CSKA 모스크바, 맨체스터 시티, 빅토리아 플젠과 겨루게 됐다. 손흥민이 활약중인 레버쿠젠은 A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샤흐타르 도네츠크, 레알 소시에다드와 겨루게 됐다.
F조에서는 아스널-마르세유-도르트문트-나폴리가 '죽음의 조'를 형성하면서 치열한 16강 진출 다툼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펼쳐질 32강 조별리그에서 과연 어느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할지 주목된다. A조부터 H조까지의 전망을 살펴봤다.
[사진=손흥민이 활약중인 레버쿠젠이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일으킬 것인가? (C)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메인(bayer04.de)]
A조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레버쿠젠(독일)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특정 팀의 독주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차전부터 6차전까지 치열한 16강 진출 경쟁이 벌어질 전망. 팀의 네임벨류만 놓고 볼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세가 예상되나 지난 두 시즌 동안 32강 조별리그 탈락, 16강 탈락에 그쳤다. 신임 사령탑 모예스 감독의 챔피언스리그 경험 부족도 약점으로 꼽힌다. 샤흐타르 도네츠크는 지난 시즌 첼시를 꺾고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던 경험이 있으며 올 시즌에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 키슬링이 버티고 있으며 손흥민 활약상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것이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이야라멘디 이적 공백을 충분히 메우면 A조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B조 :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갈라타사라이(터키) FC 코펜하겐(덴마크)
2강 1중 1약 구도다.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는 최소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할 전력을 보유했으며 B조에서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야라멘디-이스코-카르바할 같은 스페인 영건 3인방과 계약했으며 베일 영입까지 앞두고 있다. 유벤투스는 테베스-요렌테 영입으로 팀의 약점이었던 최전방의 무게감을 키웠다. 그러나 갈라타사라이를 우습게 봐선 안된다. 지난 시즌 8강에 진출했으며 특히 8강 2차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를 3-2로 제압했던 경험이 있다.(그러나 통합 스코어 열세로 8강 탈락) 일마즈의 라치오 이적이 유력하나 드록바-스네이더르가 버티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는 방심을 경계해야 한다.
C조 : 벤피카(포르투갈)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안더레흐트(벨기에)
파리 생제르맹의 선전이 예상된다. 지난 시즌 8강 진출을 통해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했다면 올 시즌에는 이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야만 한다. 즐라탄과 카바니를 비롯한 축구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한 만큼 32강 조별리그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16강 진출의 남은 티켓 한 장은 벤피카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유럽 대항전을 경험했으며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에서는 준우승을 달성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코르테스를 비롯한 여러 명의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올림피아코스와 안더레흐트는 지난 몇 년 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바이에른 뮌헨은 1992년 챔피언스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2연패에 도전한다. (C) 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fcbayern.telekom.de)]
D조 : 바이에른 뮌헨(독일) CSKA 모스크바(러시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빅토리아 플젠(체코)
바이에른 뮌헨보다는 맨체스터 시티의 16강 진출 여부를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지난 5년 동안 이적시장 때마다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쏟은 끝에 프리미어리그의 빅 클럽으로 거듭났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011/12, 2012/13시즌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난 시즌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D조 꼴찌로 탈락했으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실패까지 맞물리며 만치니 전 감독이 경질됐다. 페예그리니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의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일으킬지, 과거에 프리메라리가에서 맞붙었던 경험이 있는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과의 지략 대결에서 이길지 주목된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8강(2009/10시즌) 16강(2011/12시즌) 진출을 달성했던 CSKA 모스크바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
E조 : 첼시(잉글랜드) 샬케04(독일) FC 바젤(스위스) 슈테아우아 부쿠레슈티(루마니아)
첼시의 활기찬 여름 이적시장 행보를 놓고 볼 때 E조 1위가 유력하다. E조에서 상대할 세 팀 모두 전력이 강한 편은 아니다. 샬케04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3경기에서 1무 2패에 그치면서 시즌 초반부터 성적 부진에 빠졌다. FC 바젤은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4강 첼시와의 두 경기 모두 패했으며 박주호가 마인츠로 떠난 공백을 메워야 한다. 슈테아우아 부쿠레슈티는 1992년 챔피언스리그 출범 이후 16강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조 2위는 샬케04와 FC 바젤의 접전으로 예상된다. 특히 샬케04는 수비 불안 해소를 위해 왼쪽 풀백 아오고를 함부르크에서 임대하면서 성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분데스리가의 빅4 클럽이라는 자존심을 과시해야 할 때다.
F조 : 아스널(잉글랜드) 마르세유(프랑스) 도르트문트(독일) 나폴리(이탈리아)
죽음의 조가 형성됐다. 토너먼트 단골 진출팀이었던 아스널, 지난 시즌 준우승을 달성했던 도르트문트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다. 네 팀 모두 16강 진출 경쟁력이 충분하다. 아스널은 벵거 감독이 올 시즌 종료 후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챔피언스리그에서 성과를 내야 하며, 마르세유는 지난 시즌 리게 앙 준우승팀으로서 2011/12시즌 8강 진출을 경험했다. 도르트문트는 괴체와 작별했음에도 음키타리안-오바메양-파파스타토풀로스 영입에 5000만 유로(약 734억 원)를 지출했으며, 나폴리는 베니테즈 감독 취임과 더불어 이과인-카예혼-메르텐스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많은 축구팬들의 눈길이 모아지는 F조다.
G조 : 포르투(포르투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제니트(러시아) 오스트리아 빈(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빈을 제외한 나머지 세 팀의 3파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세 팀 모두 G조의 확실한 강자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 포르투는 로드리게스와 무티뉴를 AS모나코에 내주면서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가벼워진 느낌이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AS모나코로 떠난 팔카오 공백을 비야 영입으로 해결했으나 부활에 성공할지 알 수 없다. 제니트는 헐크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지 못할 경우 공격력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이 제기된 헐크의 거취도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G조는 챔피언스리그 8개 조 중에서 가장 주목도가 떨어진다.
H조 : FC 바르셀로나(스페인) AC밀란(이탈리아) 아약스(네덜란드) 셀틱(스코틀랜드)
FC 바르셀로나가 살짝 고전할 수도 있다. 32강 조별리그 탈락을 예상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난 시즌 AC밀란 원정과 셀틱 원정에서 패했던 경험이 있다. 올 시즌에는 감독 교체를 통해 전방 압박이 강화되었지만 전술 특성상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한 단점이 있다. 메시-사비 같은 주력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충분한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AC밀란과 셀틱의 2위 다툼도 치열할 전망이다. 완야마가 사우스햄프턴으로 떠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셀틱보다는 '발로텔리+엘 샤라위 효과'를 노리는 AC밀란의 저력에 무게감이 실린다. 아약스는 에릭센을 다른 팀으로 떠나 보내면 경기력 약화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