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실드의 또 다른 화제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등번호 25번을 달고 후반 16분에 교체 투입한 것이다. 25번은 발렌시아가 2011/12시즌까지 달았던 등번호였다. 2012/13시즌 7번으로 변경됐으나 올 시즌에 다시 25번으로 돌아갔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발렌시아의 등번호는 25번으로 표기되었으며 7번은 공석이 됐다. 참고로 맨유의 등번호 7번이 팀에서 상징적인 것은 축구팬들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사진=맨유 홈페이지에 있는 선수들 프로필. 아직까지 등번호 7번은 없다. (C) manutd.com]
발렌시아가 25번으로 돌아간 것은 선수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발렌시아는 7번을 달았던 지난 시즌 공격력 저하에 시달렸다. 프리미어리그 30경기에서 1골 5도움에 그쳤다. 본래 많은 골을 넣는 선수는 아니었으나 예전에 비해 파괴력이 주춤하면서 1골에 만족했다. 맨유의 7번으로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데이비드 베컴(은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같은 오른쪽 윙어들에 비해 무게감이 부족했다. 베컴-호날두와의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도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아쉬움에 남았다.
기존 선수 중에서는 로빈 판 페르시와 웨인 루니를 거론할 수 있으나 두 선수는 기존의 번호(20번, 10번)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루니는 팀을 떠날 것이라는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던 2009년에도 10번을 고수했다.
그렇다면 7번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조만간 맨유와 계약할지 모를 이적생이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맨유 이적설로 주목을 끄는 선수는 마루앙 펠라이니(에버턴)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잭슨 마르티네스(FC 포르투)를 거론할 수 있다. 그러나 맨유의 빅 사이닝 성사가 지지부진하면서 과연 어떤 선수를 데려올지 알 수 없다. 얼마전에는 세스크 파브레가스(FC 바르셀로나) 영입이 실패로 끝났다.
또 하나의 추측을 제기하면, 7번 없이 올 시즌을 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맨유 7번'이라는 상징성을 충족시킬 적임자를 찾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7번을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보비 찰튼,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베컴과 호날두의 공통점은 맨유 전력을 좌우했던 핵심적인 존재였다.
반면 2009/10~2011/12시즌에 7번을 달았던 마이클 오언(은퇴)은 맨유가 슈퍼 서브를 보강하기 위해서 영입된 선수였으며 발렌시아는 철저한 팀 플레이어였다. 맨유가 7번의 가치를 높이려면 베컴-호날두 같은 팀의 새로운 중심이 될 만한 선수에게 주어져야 한다. 과연 맨유가 어느 시점에 누구에게 7번을 부여할지 앞으로의 이적시장 행보와 더불어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