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DFL 슈퍼컵에서 우승했던 도르트문트가 카가와 신지(2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 복귀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카가와를 데려오려고 했으나 선수는 맨유 잔류를 원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카가와는 이번 시즌 맨유에서 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카가와 신지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메인(manutd.com)]

 

무엇보다 도르트문트가 카가와 신지 영입을 원했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르트문트는 얼마전 류승우에게 입단 제의를 했던 팀으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류승우가 거절했고 그와 포지션이 똑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영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카가와에 눈을 돌렸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도르트문트의 분데스리가 2연패 주역으로 이름을 떨쳤던 카가와를 데려오면 분데스리가 챔피언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을 것이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만족했다. 2000년대 중반과 후반의 침체기를 떠올려 볼 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은 대단한 성과였으나 라이벌 바이에른 뮌헨에게 우승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결승전에서는 스코어에서 1골 부족했을 뿐 경기 내용은 대등했다. 올 시즌에는 분데스리가를 다시 제패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할 것이며 이미 팀에서 성공했던 카가와를 원했을 것이다. 특히 카가와는 2011/12시즌 DFB 포칼컵 결승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1골 1도움 기록하며 팀의 5-2 승리와 우승을 공헌했고 그 활약이 맨유 이적의 결정타가 됐다.

 

클롭 감독은 카가와 활용법을 잘 알고 있다. 팀이 공격을 전개하는데 있어서 카가와의 문전 침투와 패싱력, 활동량, 득점력을 최대한 활용했다. 한마디로 선수 개인의 능력을 믿었고 카가와가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그러나 카가와는 맨유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몸싸움이 약한 단점을 비롯하여 로빈 판 페르시와의 공존 실패, 웨인 루니와의 부담스런 주전 경쟁, 부상에 이르기까지 이적료 1400만 파운드(약 237억 원)의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맨유는 카가와 공격력에 의지하는 팀이 아니었다.

 

최근 맨유가 티아고 알칸타라(당시 FC 바르셀로나, 현 바이에른 뮌헨) 세스크 파브레가스(FC 바르셀로나)와의 계약을 추진했던 것은 카가와를 로테이션 멤버로 인식했음을 뜻한다. 클롭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제자가 다른 빅 클럽에서 암담한 나날을 보내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 같다.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에서 부진했던 누리 사힌을 임대 형식으로 다시 데려왔던 전례를 되풀이하려 했던 것이다.(공교롭게도 클롭 체제에서 팀을 떠났던 사힌-카가와는 이적 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마리오 괴체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순탄한 나날을 보낼 것인가?)

 

카가와는 도르트문트의 고민 거리인 괴체 공백을 해결할 존재다. 도르트문트는 헨리크 음키타리안을 괴체 대체자로 낙점하며 계약했으나 한 명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을 것이다. DFL 슈퍼컵에서는 일카이 귄도간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하면서 수준급 패싱력으로 팀의 4-2 승리를 공헌했으나 수비형 미드필더 특성상 평소 많은 골을 터뜨렸던 타입이 아니다. 도르트문트는 음키타리안처럼 득점력이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를 원했을 것이며 그 적임자로 카가와를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카가와가 도르트문트에 돌아와도 예전처럼 붙박이 주전으로 뛴다는 보장은 없다. 도르트문트는 음키타리안을 데려오는데 이적료 2750만 유로(약 409억 원)의 거액을 쏟았다. 적어도 올 시즌은 음키타리안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음키타리안이 도르트문트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지 모를 만약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지동원(선덜랜드)이나 류승우(중앙대) 같은 한국인 공격형 미드필더 영입을 시도했거나 관심을 가졌지만 끝내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타겟을 카가와로 바꿨던 것이다.

 

어쩌면 도르트문트의 여름 이적시장 마지막 퍼즐은 카가와였는지 모른다. 음키타리안,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 영입에 5000만 유로(약 745억 원)를 투자한 상황에서 카가와를 데려오려고 했던 것이다. 만약 계약이 성사됐다면 수준급 2선 미드필더만 3명이나 보유하게 된다. 괴체-티아고 같은 2선 자원을 보강했던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맞불을 놓게 되는 것이다. 결국 카가와 복귀는 없는 일이 되었지만 앞으로 한 달 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누구를 데려올지 주목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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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To 2013.08.01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고 하는 건 모든 사람이나 단체의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결국 이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조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