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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김민지 열애, 대표팀 이슈가 묻혔다

 

어쩌면 박지성(퀸즈 파크 레인저스)은 한국 축구의 위기를 구했는지 모르겠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란에게 0-1로 패한 다음 날이었던 6월 19일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최강희호, 차기 대표팀 사령탑, 케이로스 주먹감자가 아닌 박지성-김민지(SBS 아나운서) 열애 소식이었다. <스포츠서울닷컴>이 박지성과 김민지가 한강시민공원에서 데이트하는 사진을 단독보도하면서 열애 사실이 밝혀졌다. 이날 저녁 김민지는 SBS <한밤의 TV 연예>를 통해 사실상 열애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박지성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열애설에 대한 입장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박지성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메인(premierleague.com)]

 

평소 같았으면 대표팀이 '충격패'를 당한 다음 날에는 대표팀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가 언론에서 비중 높게 보도되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도 대표팀과 한국 축구의 행보를 안타깝게 여기는 기사가 메인에 여러 개 배치되었을 것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6월 19일은 달랐다. 아침 일찍부터 홍명보 감독이 차기 대표팀 감독을 맡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끊이지 않았고 한 언론사에서는 확정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대로는 브라질에서 힘들 것 같다', '누구는 대표팀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홍명보 감독이라면 브라질 월드컵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그래도 외국인 감독이 좋아'라고 바뀌었을 것이다.

 

그런데 스포츠서울닷컴이 박지성-김민지 열애 장면을 사람들에게 공개하면서 대표팀과 관련된 이슈가 묻혔다. 지난 몇 년 동안 소문만 떠돌았던 박지성 열애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박지성의 그녀'는 김민지로 밝혀졌다. 두 사람이 함께 손을 잡으며 한강시민공원을 걷는 모습은 누가봐도 데이트 장면이 맞다. 특히 박지성은 한국의 일등 신랑감이었다.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상징성과 큰 액수의 연봉, 착하고 성실한 면모에 이르기까지 많은 여성의 호감을 얻었다. 지금까지 여러 명의 국내외 유명인과 열애설이 제기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사진=6월 19일 미디어 다음 스포츠 분야의 '많이 본 뉴스' 상위권에는 박지성-김민지 열애 소식이 올랐다. 대표팀 이슈는 10위권 안에 없었다.]

 

박지성-김민지 열애 소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박지성은 여전히 한국 축구 최고의 인기 스타였다. 소속팀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챔피언십 강등으로 2012/13시즌을 힘겹게 보냈음에도 그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과 성원은 예전과 변함 없었다. 2년 전 대표팀에서 은퇴했을 때는 그의 선택을 존중하는 축구팬이 많았으나 이제는 '박지성이 대표팀에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캡틴 박'이 떠난 이후 대표팀 리더십이 실종되면서 몇몇 A매치를 통해 아시아 강팀의 자존심이 단단히 구겨졌고,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막판 3연전에서 졸전을 펼치면서 사람들은 박지성이 대표팀에 복귀하기를 원하게 됐다. 그만큼 박지성의 영향력은 높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박지성이 '한국 축구 최고의 이슈 메이커'인 것은 한국의 언론 환경이 한 몫을 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언론사들이 있으며 특히 인터넷에 몰려있는 느낌이다. 인터넷 언론사가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거나 또는 포털에 비중있게 노출되려면 유명인과 관련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유리하다.(모든 언론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분위기다.) 사람들이 유명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 있음을 언론사도 잘 알고 있다.

 

특히 박지성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축구 선수다. 박지성과 관련된 여러 형태의 기사가 보도되었던 배경이다. 그 중에서 박지성-김민지 열애 소식은 지금까지의 박지성 열애설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전까지 단순한 루머였다면 이번에는 데이트 사진을 통해 알려졌다. 사람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선사했던 소식이다.

 

이제 국민들의 관심은 20일 박지성 기자회견이다. 그가 열애설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지, 과연 대표팀에 복귀할 것인지,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 잔류할지 아니면 새로운 팀으로 떠날지, 만약 팀을 옮기면 어느 팀에 입단할 것인지 여부가 궁금하다. 언론은 박지성의 입장을 주목할 것이며, 그의 말을 키보드로 두드리거나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우리들에게 알릴 것이다. 오늘도 대표팀보다는 박지성 이슈가 누리꾼들의 높은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박지성은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가?

 

[6월 20일 오전 10시 10분 수정]
다음은 박지성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1. 박지성이 기자회견에서 열애를 인정했습니다. 원래 기자회견에서 열애에 관한 언급을 하려고 했으나, 어제 언론에 보도되면서 기자회견에서는 열애 발표가 아닌 인정을 하게 되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즉, 박지성은 김민지와의 열애를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2. 박지성은 김민지와의 첫만남이 2011년 여름이었다고 합니다. 배성재 SBS 아나운서가 박지성 아버지를 통해 김민지를 소개했으며, 박지성과 김민지가 만남을 가지게 되었죠. 이번 휴가 때부터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는 언급도 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좋은 오빠 동생이었다네요.

 

3. 일각에서 제기된 박지성-김민지 7월 결혼설에 대해서는 박지성이 근거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혼에 대하여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없다고 발했습니다.

 

4. 대표팀 복귀에 대한 질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아직까지 대표팀에 복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라며 대표팀에 복귀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5. 소속팀 문제에 대해서는 "유럽에서 축구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유럽에서 시즌 보내기를 희망합니다"라며 2013/14시즌 유럽팀에서 뛰고 싶은 의사를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