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지난 26일 오전에는 많은 축구팬들의 눈길을 끄는 두 가지 이슈가 등장했다. 첫째는 바이에른 뮌헨이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라이벌 도르트문트를 물리치고 12시즌 만에 빅 이어를 들어 올렸다. 둘째는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이 확정된지 얼마 되지 않아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브라질 테크니션 네이마르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다음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시대'를 끝내겠다는 일종의 의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바르사의 2013/14시즌 목표는 챔피언스리그 명예회복이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 통합 스코어에서 0-7로 패했던 타격이 크다. 지금까지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군림했으나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을 넘어야 하는 도전자가 됐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은 다음 시즌부터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로 변신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09, 2010/11시즌 바르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명장으로서 바이에른 뮌헨 시대의 장기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는 바르사에게 좋은 현상이 아니다. 유럽 No.1 명성을 되찾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분위기는 네이마르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이적 소식이 26일 오전에 발표된 것은 바르사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다음 시즌 바르사에서 이름값에 걸맞는 경기력을 과시하면 문제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걱정스럽다. 지금까지는 남미 무대를 평정했으나 이제는 UEFA 리그 랭킹 1위를 기록중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데뷔 첫 시즌부터 두각을 떨쳐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어야하는 과제까지 짊어졌다.
과거의 지네딘 지단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적응하기까지 약 1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적응은 사람마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네이마르는 2013/14시즌이 자신의 유럽 무대 첫 시즌이며 올해 21세 영건이다. 어린 선수가 유럽 최고의 리그이자 자신에게 낯선 스페인 무대에서 그것도 첫 시즌부터 성공을 거두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가 단순한 브라질 영건이었다면 프리메라리가에서 좋은 활약 펼쳐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스페인 적응을 위해 차근차근 내공을 연마했을 것이다. 그러나 2~3년전부터 '제2의 펠레'로 주목을 끌었던 성장 배경이 훗날 딜레마로 작용할 수도 있다.
네이마르는 2011년 산투스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과 남미 U-20 챔피언십 우승을 통해 남미 무대 최고의 영건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성장세에 의해 브라질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브라질 대표팀 에이스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거품론을 키우고 말았다. 2011년 코파 아메리카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지 못한 것. 산투스의 일원으로 참가했던 2011년 FIFA 클럽 월드컵 결승 바르사전에서는 상대 팀 집중 견제에 시달린 끝에 준우승에 만족했다. 이 때문에 '네이마르가 과연 유럽에서 성공할까?'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하는 일부 여론의 반응이 있었다.
네이마르를 향한 또 하나의 우려는 '바르사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도우미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르사는 메시의 골 생산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바르사 내에서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 2~6위를 기록했던 선수들의 골 횟수를 합하면 39골이다. 반면 메시는 46골이다.(5월 26일 기준) 팀의 '메시 의존증' 속에서 스페인 최고의 골잡이였던 다비드 비야도 메시를 위해 희생해야만 했다. 바르사의 윙 포워드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네이마르도 메시의 득점력을 도와야 한다.
어떤 관점에서는 네이마르가 메시의 도우미로서 제격이다. 팀의 공격 전개를 도와주거나 결정적인 골 기회를 창출하는 플레이를 즐기는 인물로서 메시의 득점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메시 못지 않은 기교를 부릴 수 있는 만큼, 메시를 향한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자신쪽으로 유인하며 바르사의 득점을 유도하는 재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부 여론이 네이마르의 공격 포인트에 일희일비 할 수도 있다. 네이마르가 공격 성향의 윙어로 활동했기 때문인지 그를 골잡이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 그런 네이마르가 득점력 논란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거의 매 경기 기복없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프리메라리가는 결코 만만한 리그가 아니다.
사실, 네이마르는 바르사가 아닌 다른 클럽으로 이적했어도 '과연 유럽에서 성공할까?'라는 사람들의 의구심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을 것이다. 어느 유럽 리그로 진출하든 적응과 싸워야만 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자신과 관련된 수많은 이적설이 불거지면서 사람들이 '네이마르 이적설' 루머에 피로감을 느끼게 됐다. 네이마르가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우려를 잠재우려면 실력으로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다.
이 글에서 네이마르를 폄하하겠다는 의도는 결코 없지만 그의 바르사 이적이 자신의 축구 인생을 건 거대한 도전인 것은 분명하다. '신계'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바르사에서 거품론을 잠재워야 한다. 프로 선수는 경기력으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