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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무리뉴, 첼시에서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황상 '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첼시행이 점점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에서 무리뉴 감독이 첼시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 프랭크 램파드와 게리 케이힐, 페르난도 토레스 같은 첼시 선수들도 무리뉴 감독과 함께 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현지 첼시 팬들도 스페셜 원의 복귀를 바라고 있다. 최근에는 런던 어느 거리의 전광판에서 무리뉴 감독이 첼시 유니폼을 착용한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첼시의 차기 사령탑으로서 무리뉴 감독보다 더 나은 인물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서 두번째 성공을 이룰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블루스 지휘봉을 다시 잡아도 첼시 왕조가 건설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의 통산 10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3시즌 동안 단 한 번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2000년대 중반 첼시 사령탑 시절에는 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그때의 첼시는 프리미어리그의 신흥 명문으로 발돋움하는 시기였으나 지금의 첼시는 2시즌 연속 유럽 대항전을 휩쓸었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려면 반드시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리뉴 감독의 행보가 좋지 않다. 올 시즌 무관에 그치면서 구단과 상호 계약 해지를 하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 현지 여론의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떠나야 하는 상황. 일각에서는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하나 틀렸다. 불행히도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는 공격수 운이 따르지 못했다. 곤살로 이과인과 카림 벤제마의 폼이 좋지 않았다. 그 여파로 이과인은 현재 아스널과 유벤투스, 벤제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시달리는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 No.1에 등극하려면 공격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게 되면서 그 숙제를 해결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 무리뉴 감독이 성공하는데 있어서 공격수의 존재감은 막중했다. 본래 무리뉴 감독은 선 수비-후 역습을 즐기는 수비 성향의 지도자였다. 점유율보다는 압박을 강조하며 공격 전환시 빠른 템포를 앞세운 연계 플레이와 윙어들의 가속력을 앞세운다. 득점은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공격수가 책임지는 패턴이었다. 첼시에서는 디디에 드록바(현 갈라타사라이), 인터 밀란에서는 디에고 밀리토 같은 골잡이들의 득점력이 빛을 발했다. 반면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다수의 경기에서 공격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과인과 벤제마가 과거의 드록바와 밀리토 만큼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만약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 복귀하면 원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예전처럼 스리톱으로 전환할 수도 있지만) 첼시도 레알 마드리드와 더불어 원톱 때문에 힘들었다. 토레스와 뎀바 바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토레스는 첼시의 유로파리그 우승 일등공신 이었음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는 8골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23일 애스턴 빌라전부터 지난 19일 에버턴전까지 5개월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득점에 시달렸다. 뎀바 바는 첼시 이적 후 22경기에서 6골 1도움 기록했다. 뉴캐슬 시절에 비해 득점력이 부족하다. 첼시를 대표하는 공격수가 되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한편으로는 토레스와 뎀바 바가 전술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아자르-마타-오스카 같은 테크니션들을 2선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첼시 특성상 원톱이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2선 미드필더들이 단번에 골을 넣는 방식보다는 공격 장면을 만들어가는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원톱과 따로 떨어지게 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빅터 모제스라는 윙어가 해소할 것으로 보였으나 상대 팀의 집중적인 견제를 이겨내지 못했고 첼시는 아자르-마타-오스카 트리오에 의지하게 됐다. 참고로 마르코 마린이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한 것도 세 선수와 콘셉트가 겹친다. 이러한 원톱 고립 문제를 무리뉴 감독이 풀지 못하면 2000년대 중반의 영광을 재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단순히 피지컬과 몸싸움이 뛰어난 공격수를 믿기에는 곤란하다. 아무리 파워풀한 선수라도 상대 팀의 끈질긴 수비를 받으면 평소의 기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드록바가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인터 밀란전에서 루시우에게 봉쇄 당한 것이 첼시의 탈락 원인이었음을 떠올려야 한다. 뎀바 바도 드록바 못지 않은 파워와 몸싸움을 겸비했으나 첼시에서는 팀의 전술적인 문제를 해소하는데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골 결정력과 2선과의 연계 플레이, 위치선정, 집중력, 몸싸움이 골고루 뛰어나면서 완성도까지 높은 공격수가 첼시에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공격 자원은 한정적이며 특급 공격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현재 첼시 이적설로 눈길을 끄는 공격수는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리오 고메스(바이에른 뮌헨)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에디손 카바니(나폴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 안드레 쉬를레(레버쿠젠)다. 만만치 않은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다. 또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 퍼부었던 로멜루 루카쿠(웨스트 브로미치)가 임대 생활을 마치고 첼시로 복귀 할 수도 있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서 제2의 성공을 거두려면 팀에 많은 골을 보장할 골잡이를 보유하면서 원톱의 고립 문제까지 풀어야 한다.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