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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레알에 남겠다는 무리뉴, 맨유행 가능성은?

 

'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감독의 거취가 많은 축구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레알이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메라리가 우승에 실패하자 현지 팬들의 경질 압박을 받고 있다. 세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루었으나 통산 10번째 우승을 원했던 레알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케르 카시야스와의 불화설은 여전히 수습되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이사 용품을 구입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레알을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무리뉴, 레알에 남겠다고 선언...올 시즌까지?

 

이에 무리뉴 감독은 현지 시간으로 7일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를 통해 레알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기자로부터 경질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레알에서 일하는 동안에만 임금을 받을 것이다"라며 위약금을 받기 위해 경질을 유도하는 것이 아님을 밝혔다. 카시야스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디에고 로페스를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무리뉴 감독이 어느 시점까지 레알에 남을지 알 수 없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하지 않도록 잡음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의도가 강하다. 현재 프리메라리가 4경기가 남아있으며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4시 30분에는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맞붙는다. 팀이 무관에 그치지 않으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 무리뉴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16년까지이나 지금까지 여러 팀을 도맡으며 한 팀에서 4년 이상 지휘봉을 잡았던 경험이 없다.

 

현지 언론에서 제기되는 무리뉴 감독의 유력한 차기 행선지는 첼시였다. 첼시는 무리뉴 감독이 2000년대 중반에 몸담았던 클럽으로서 현지 축구팬들이 스페셜 원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 라파엘 베니테즈 임시 감독이 올 시즌 종료 후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구단에서 새로운 감독을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서 무리뉴 감독을 유력한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잉글랜드 대중지 <더 선>이 지난 3일 무리뉴 감독이 연봉 1,000만 파운드(약 169억 원) 계약을 맺으며 첼시에 복귀했다는 보도를 내보냈을 정도로 그의 런던 복귀는 기정 사실화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의 첼시 복귀는 현실적이지 않은 시각도 있다. 과거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의 갈등에 의해 팀을 떠났던 이력이 걸림돌이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감독을 잘 바꾸는 것은 유명하다. 지난 10년 동안 9명의 감독이 부임했을 정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무리뉴 감독의 복귀를 원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아직 무리뉴 감독은 레알과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첼시 구단으로부터 장기집권을 보장 받거나 또는 감독 권한이 최대한 확장되더라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함께할지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퍼거슨 감독의 후계자 No.1은 무리뉴 감독?

 

그런 가운데,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의 은퇴설이 제기됐다. 잉글랜드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현지 시간으로 7일 퍼거슨 감독이 이번 주말 스완지 시티전을 앞두고 은퇴를 발표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퍼거슨 감독의 은퇴설은 지난 몇년 동안 꾸준히 제기되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의심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의 현재 나이는 72세이며 올 시즌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20번째 우승을 이끄는 대업을 이루었다. 감독으로서 이룰 것을 모두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 놓는 것은 맨유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맨유가 1990년대와 2000년대, 지금의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했던 결정적 원동력은 퍼거슨 감독의 존재감이었다. 그는 26년 넘게 맨유 사령탐으로 몸담았으나 언젠가 팀을 떠날 것임에 분명하다. 맨유로서는 퍼거슨 감독의 확실한 후계자가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여러 명의 지도자들이 퍼거슨 감독의 후계자로 지목되었으나 그 중에 한 명이었던 무리뉴 감독이 최적격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맨유가 퍼거슨 감독 공백을 걱정하지 않으려면 그의 후계자가 거의 매 시즌마다 우승을 이끄는 기질을 발휘해야 한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를 그만두었던 2007/08시즌을 제외하고 FC 포르투 사령탑이었던 2002/0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매 시즌마다 소속팀에게 우승을 안겨줬다. 포르투갈-잉글랜드-이탈리아-스페인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으며 특히 FC 포르투와 인터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만약 맨유가 무리뉴 감독을 영입하면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두 시즌 동안 32강 조별리그 탈락, 16강 진출에 그쳐 유럽 무대에서 분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리뉴 감독에게 맨유행은 퍼거슨 감독처럼 장기집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맨유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루면 오랫동안 올드 트래포드에 잔류하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여러 팀을 오갔던 만큼 이제는 한 팀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또한 맨유의 감독으로서 최대한의 권한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처럼 구단주 영향력이 강한 팀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무리뉴 감독에게 맨유 입성은 부담이 될 듯 하다. 퍼거슨 감독 만큼의 업적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 맨유 구단과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보다는 퍼거슨 감독이 은퇴설을 부인하며 앞으로도 맨유 사령탑을 맡으면 무리뉴 감독의 올드 트래포드행은 지연되거나 또는 없을 것이다. 과연 무리뉴 감독의 거취는 어떤 결말을 맺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