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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호날두 결승골' 레알의 압도적인 승리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다크호스 갈라타사라이보다 한 수 앞선 기량을 과시했다. 한국 시간으로 4일 오전 3시 45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전반 9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전반 29분 카림 벤제마, 후반 28분 곤살로 이과인 득점으로 승리했다. 오는 10일 펼쳐질 2차전 원정에서 0-2 또는 1-3으로 패하여도 4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입장이 됐다.

챔피언스리그 득점 선두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날 경기는 호날두의 승리로 끝났다. 팀의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으며 챔피언스리그 득점 단독 선두(9골)로 뛰어 올랐다. 1차전 이전까지 호날두와 8골로 동률을 이루었던 부락 일마즈는 디디에 드록바와 함께 레알 수비에 봉쇄 당하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 33분에는 옐로우 카드를 받아 경고가 누적되었으며 2차전을 뛸 수 없게 됐다. 호날두의 득점왕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반전] 호날두, 벤제마 골...레알의 2-0 우세

레알의 경기 시작은 산뜻했다. 에이스 호날두의 전반 9분 선제골에 의해 1-0으로 앞섰다. 호날두는 박스 왼쪽 바깥에서 상대팀 수비수 두 명 사이를 파고들 때 외질의 대각선 패스를 받은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레알은 호날두 득점으로 여유로운 경기를 펼치게 됐다. 경기 초반 점유율에서 홈팀 답지 않게 48-52(%)의 열세를 나타냈으나 스코어에서 우세를 나타내면서 공격력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다만, 갈라타사라이 포어체킹에 의해 몇 차례 패스가 차단되거나 공격 템포가 느려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갈라타사라이는 레알과 함께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과 상대하는 원정팀 다수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지만 갈라타사라이는 본래의 축구 색깔을 고집했다. 전반 24분까지 점유율에서 59-41(%)로 앞섰으며 슈팅 횟수도 4-4(유효 슈팅 0-3, 개)로 동률을 이루었다. 좌우 윙어를 맡는 아난과 알틴톱의 위치를 올리면서 4-1-3-2 포메이션을 활용했으며 상대 진영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유효 슈팅이 없었다. 드록바-일마즈 투톱이 레알의 조직적인 방어에 꽁꽁 묶이면서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던 것. 스네이더르의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면서 맥이 빠진 슈팅을 남발했다.

전반 29분에는 벤제마가 레알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박스 왼쪽 안에서 에시엔의 크로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근처에서 호날두가 헤딩 슈팅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취하며 상대 수비수 시야를 자신쪽으로 유도했던 것이 벤제마가 쉽게 골을 터뜨렸던 계기가 됐다. 그 이후 갈라타사라이는 미드필더들의 무게 중심을 낮추면서 수비에 신경을 썼다. 더 이상 실점을 허용하면 1차전 대패가 유력했기 때문. 그럼에도 아난-멜루, 알틴톱-멜루 사이의 공간이 종종 벌어지는 단점이 노출됐다.

레알은 전반 막판 갈라타사라이의 공세를 극복하고 2-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호날두와 벤제마의 득점과 더불어, 알론소-케디라가 포백과의 폭을 좁히면서 드록바-일마즈-스네이더르를 강하게 압박한 것은 레알이 전반전을 압도했던 원동력이 됐다. 갈라타사라이의 공격 옵션 세 명은 팀 내 볼터치 횟수가 하위권이었다.(18~22회) 레알 수비에 막히면서 볼을 잡을 기회가 적었던 것. 특히 바란의 활약이 눈부셨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태클로 상대팀 공격을 끊으며 팀의 후방 안정에 기여했다. 레알은 생각보다 쉽게 경기를 펼쳤고 갈라타사라이는 실속이 없었다.

[후반전] 이과인 추가골, 레알의 압도적인 승리

갈라타사라이는 후반 시작과 함께 스네이더르를 교체하고 수비수 잔을 투입하면서 3-5-2로 전환했다.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면서 후반전에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난-알틴톱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드록바-일마즈의 고립을 풀어주는 역할을 맡았고 리에라-에부에 같은 윙백들은 종방향 움직임을 늘렸다. 갈라타사라이는 포메이션 전환 효과에 힘입어 후반 초반 경기 흐름을 장악했으나 레알 박스를 공략하는 패스의 창의성이 떨어졌다. 활기찬 움직임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17분 멜루의 중거리 슈팅은 힘이 없었다.

레알은 전반전보다 수비를 강화했다. 갈라타사라이의 후반전 반격을 예상했는지 상대팀 공격을 막아내는데 집중했다. 무난한 4강 진출을 위해 원정팀에게 단 1골도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 후방의 공격 지원 횟수가 떨어지면서 호날두를 비롯한 2선 미드필더들이 패스 활로를 개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2-0으로 앞선 레알은 후반 25분까지 활동량에서 84.58-81.39(km)로 앞서면서 상대팀보다 더 많이 뛰었다. 겉으로는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이 부지런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케디라는 후반 중반까지 약 9.6Km를 뛰었다.(팀 내 1위) 레알의 살림꾼으로서 궂은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 외질과 알론소의 움직임도 많았다. 중원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분주하게 활동하면서 레알이 갈라타사라이보다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벤제마 대신에 교체 투입된 이과인은 후반 28분에 골을 터뜨렸다. 문전에서 알론소 프리킥을 헤딩 슈팅으로 받아낸 것. 자신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호골이자 레알이 1차전 승리를 굳히는 장면이다. 3-0으로 앞선 뒤에는 외질과 디 마리아를 교체하며 주력 선수의 체력을 안배했고 이대로 1차전을 마쳤다.

-레알vs갈라타사라이, 출전 선수 명단-

레알(4-2-3-1) : 로페스/코엔트랑-바란-라모스-에시엔/알론소-케디라/호날두-외질(후반 35분 모드리치)-디 마리아(후반 40분 페페)/벤제마(후반 20분 이과인)
갈라타사라이(4-1-3-2) : 무슬레라/리에라(후반 38분 암라바트)-눈케우-카야-에부에/멜루/아난-스네이더르(후반 0분 잔)-알틴톱(후반 32분 불루트)/드록바-일마즈